몸 따로 마음 따로, Allegretto

마음을 담아 첼로

by 메이옌

세상의 모든 배움이 그러하듯

첼로를 알면 알수록

새롭게 익혀야 하는 신기술이 있다.


그 작은 차이의 디테일들이 모여

생동감 있는 음악을 만들어 낸다.


활을 안쪽으로 긋는 ‘업’과

바깥으로 긋는 ‘다운’으로

소리의 기품을 차별화하고

짧고 또렷하게 튀어나오는

‘스타카토’는 곡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


또 동떨어진 두음을 이어

부드러운 음색을 만들기도 한다.


스즈키 1권의 앞쪽 기술들은

어느 정도 쉽게 수행하며,

큰 위기 없이 첼로와의 우정을

단단하고 아름답게 쌓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초반 적응기를 제외하고,

나름 물 흐르듯 순탄했던

취미 첼로 인생의 첫 번째 난관에 봉착했다.


스즈키 1권 11번 Allegretto.


‘조금 빠르게’라는 의미처럼,

마음을 조급하게 만드는 연습곡이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는 것은

이 곡을 두고 하는 말이리라.


왔다 갔다 움직여야 하는 음표가 많은데,

뒷 음에 대한 배려로

활도 짧게 써야 하고,

그어야 하는 줄도 계속 교차되어

어려움이 쓰리 콤보로 찾아왔다.


‘너 그동안 나를 우습게 봤지?’라고 말하듯

초보 첼로 연습생에게는 없던 ‘고뇌’를

기꺼이 선물해 주었다.


하나의 기술도 아직 익숙지 않은데,

새로운 기술을 연속적으로

덧입혀야 하니 그야말로 과부하였다.


머리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동작이 생각한 대로 구현되지 않는

불일치의 상태가 계속되었다.


불현듯 튀어나온 마음의 소리.


“쉽지 않네. “


그렇지만 내가 첼로에 진심이라고 느낀 건

포기하겠다는 마음보다

극복하겠다는 마음이 더 컸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내가 이 구역의 첼리스트인 양

맹연습하겠다는 의지를 활활 불태웠다.


그날의 확고한 다짐처럼

이 곡을 집에서도 틈날 때마다 연습했다.


활과 현의 느슨한 밀착력 때문에

쇳소리가 많이 났고,

몸과 마음은 여전히 대치 상태였다.


‘1차 난관’이라는 자존심을 내세우듯,

이 곡은 좀처럼 합격증을 주지 않았다.

나는 몇 주간 이 곡과 더 친해져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의 달콤한 한마디.


“좋아요. 다음 곡으로 넘어갈게요.”


드디어 1차 관문 통과이다.

첼로 연습곡 하나로

‘고진감래’의 진리를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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