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아 첼로
내가 다니는 학원에는
첼로가 구비되어 있어서,
따로 개인 첼로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나는 전공자도 아니고,
그저 첼로가 좋아서 하는 취미생일뿐이니 더욱 필요가 없었다.
그러다 첼로를 배우고 한 달쯤 지나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들어가는 것이
버킷리스트이므로 나만의 첼로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선생님께 바로 여쭤 봤다.
“연습용 첼로를 구매하려고 하는데,
어디서 사는 것이 좋을까요?”
선생님께서는 너무 저렴한 것은 제외하고,
천 단위가 아닌 이상 소리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하셨고,
학원에서 쓰는 것과 동일한 첼로를
구매하라고 조언해 주셨다.
또한, 첼로 앙상블에 들어가려면
개인 악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셔서
첼로 쇼핑에 대한 정당성을 전문가의 입을 통해
다시 한번 부여받았다.
나름 큰돈 쓸 때는 신중하게 고민하는 편인데,
첼로를 살 때는 생각의 여과 없이
바로 설렘의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남편의 배달을 거쳐
내 품 안에 들어온 첼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현을 긋는데 소리가 안 난다.
남편 말로는 판매자 분이 소리도 들려줬다고 했는데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알고 보니, 활에 송진을 안 발랐던 것.
아마추어 취미생의 향기가 풀풀 난다.
그렇게 만난 첼로를 품에 안고 조금씩 연습을 했다.
그리고 바빠서 며칠 동안 연습을 못했는데,
오랜만에 꺼낸 첼로의 소리가
생경하게 달라져 있었다.
그래도 나름 듣는 귀가 발달하여
음감은 훌륭한 편인데, 현을 그어보니
원래의 음은 도망가고, 새로운 음이 안착해 있었다.
‘뭐지? 망가진 건가?’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이 ‘첼로’라는 생명체는 온도와 습도에
굉장히 예민한 아이라고 하셨다.
신생아 다루듯 ,
꾸준히 관리해줘야 한다는 것을
소리가 망가진 후에야 알게 되었다.
건조한 겨울에는
더욱더 습도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데,
좋아하는 마음만이 앞선
관리에 소홀한 주인을 만나
감기에 걸린 듯 소리가 달라져 있던 것이다.
선생님께서 스스로 현을 조율하다가
끊어질 수 있다고 하셔서
학원에 첼로를 가지고 오라고 하셨다.
선생님이 음을 다시 조율한 후
현을 쓰윽 그으셨는데,
내가 알던 그 아이가 맞나 싶었다.
“같은 악기 맞죠?”
소리의 울림이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짐을 느꼈다.
내 품에 온 이 아이를 잘 아끼고 보살펴
아름다운 울림을 낼 수 있는
어른으로 키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