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아 첼로
첼로를 배운 지 6개월이 지났다.
신생아가 6개월 동안 배밀이, 앉기, 잡고 서기 등
스스로 걷기 위한 하나하나의 단계를 겪어내듯이,
나 역시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초보 취미생으로서 여러 가지 스킬을 습득하며
어려움과 즐거움을 함께 쌓아 왔다.
‘오늘은 새로운 곡을 배울 수 있을까?
저번주보다 나은 연주를 할 수 있을까?’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배움의 자유시간.
첼로 학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늘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순수한 기쁨이 담겨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 일대일 레슨을 받을 수 있는
행운의 우연을 선물 받았다.
필라테스는 일대일로 하면 쉴 수가 없어서 부담스럽던데, 첼로는 오히려 좋았다.
작은 공간에 내가 연주하는 소리만 들려서
연습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선생님의 지도를 더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잊을 수 없었던
예상치 못한 감동의 순간은
선생님과의 첫 합주였다.
나는 그동안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친구 같은 첼로를 품에 안고,
비슷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과 연주를 하며
함께함의 묘미와 즐거움을 향유하는 것이
삶에 아름다움과 평온함을 선사해 줄 것 같아서였다.
선생님과의 합주는 이러한 나의 로망에
확신을 준 계기가 되었다.
스즈키 첼로 1권에서 익숙해진 여러 곡들을
선생님과 함께 연주하는데,
혼자 연주할 때는 느끼기 어려웠던
마음속에 강한 울림이 있었다.
잔잔히 숨어 있던 여러 감각들이
좋은 소리에 놀라서 꾸물꾸물 살아나는 느낌.
여러 개의 악기도 아니고,
단 하나의 첼로 선율이 더 해졌을 뿐인데
작은 공간을 채우는 소리는 훨씬 아름답게 풍성해졌다.
물론 그 좋은 소리의 8할은 첼리스트의 첼로에서 흘러나왔다.
그렇지만 전문가의 묵직하고 깊은 소리에 숟가락을 살짝 얹고, 함께 묻어가며 스스로 잘한다는 착각이 들어서
그 순간에는 자신감도 조금 생겼다.
또한 함께 만들어가는 선율에 묘한 성취감과 뿌듯함이 차오르며 ‘첼로 자존감’이 올라갔다.
음악은 늘 삶과 닮아 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삶이 모여 삐그덕 거리지만,
더 나은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애써 노력하듯,
목소리가 다른 두 대의 첼로가 어우러져 하나의 곡을
더욱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든다.
오선지에 분산된 각자의 음표를
하나하나 충실히 연주하지만,
흐름의 박자를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고, 그 역할을 다 하지만,
전체의 목표와 방향성을 놓쳐서는 안 됨을,
함께 맞춰가며 노력해야 함을
첼로가 감미롭게 속삭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