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아 첼로
악기는 시간을 비워두면 금세 낯설어진다.
2주 만에 첼로를 잡으니, 활과 현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잡은 활과 현은
화장이 겉돌듯 그 밀착력이 현저히 떨어져,
활 끝에서 거친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 이게 아닌데? ‘
오랜만에 학원에 온 걸
첼로도 아는 건지 합이 잘 안 맞는다.
그렇지만, 약간의 적응 시간을 거치니
꽤 매끄러운 소리가 난다.
오늘도 헨델의 ‘개선의 합창’을 연습했다.
지난번에 잘 안되던 부분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손가락과 줄 사이에 틈이 있는지,
소리가 깔끔하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그 지지부진한 소리를 듣고는 말씀하셨다.
“마음의 문제가 첼로의 소리로
다 드러나요.”
잘 안 되는 부분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신경을 쓰니,
더 안 되는 것이라고 하셨다.
제대로 뼈를 맞은 느낌이었다.
그러고는 선생님이 오른손으로 활로 현을 긋고
나는 왼쪽 손가락으로 현을 눌렀는데,
정답처럼 아주 명쾌한 소리가 났다.
“왼손은 잘못이 없어요.”
그렇다.
첼로의 신기술 앞에서 스스로 움츠러들어
오른손의 활긋기가 정확히 안되었던 것이다.
삶에서 이런 순간은 생각보다 많다.
시험 볼 때 아는 문제를 틀린다던가,
다수의 청중 앞에서 발표를 할 때
머릿속이 하얗게 된다던가 하는,
긴장이 나를 지배하는 순간 말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틀리면 어때요? 자신감 있게 하세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말은 평소 내가 학생들에게 하는 말과 비슷했다.
“틀려도 괜찮아. 못하는 게 당연해.”
역시나 입 밖으로 내보내는 말은 쉽고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선생님의 말에 심기일전하여
마음을 다시 세팅한 후 연습을 시작했다.
어려운 과제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첼로 음색이
더 또렷하고 명쾌하게 울리는 듯했다.
마음가짐에 따라 첼로의 소리가 달라짐을
스스로 느끼며, 오늘도 첼로를 통해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인생의 귀중한 진리를 다시금 깨닫는다.
틀리면 뭐 어떤가.
나만의 속도로 조금씩 성장해 나가면 된다.
인생의 많은 일들도 그렇다.
시작은 늘 어렵고, 과정에는 많은 실수가 동반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틀려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금씩 목표를 향해 가다 보면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