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담긴 우육면 한 그릇

우육면에 담긴 소울

by 메이옌

타이베이에 도착한 첫째 날 저녁, 먹은 음식은 바로 홍샤오 니우러우몐(우육면)이었다.


우육면은 진하게 농축된 국물에 부드러운 소고기가 들어간 특유의 향이 있는 면요리로 대만인들의 소울 푸드이다.

역시나 현지에서 먹는 우육면의 맛은 향이 진하고 풍미가 있었다. 약 2주 동안 다섯 그릇의 우육면을 먹었는데 각 음식점마다 개성이 다 달라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한약 맛이 깊게 나는 우육면, 소고기 뭇국같이 맑은 우육면, 콩나물이 들어간 우육면 등 다채로운 우육면의 세계를 맛보았다.



우육면을 몇 번 먹다 보니 더욱 궁금해졌다.

대만은 채식하는 사람이 많아서 채식 전문 식당이 즐비 하고, 심지어 동네 마트에도 채식주의자를 위한 전용 코너가 커다랗게 마련되어 있을 만큼 배려가 곳곳에 스며 있다.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소는 친구 같은 존재였고, 그렇게 삶을 함께해 온 소를 먹지 않기 위해, 혹은 종교적인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우육면이 대만인들의 소울 푸드라니? 이 모순적인 공존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마트의 채식 전용 코너

우육면에는 확실히 대만 사람들의 ‘소울‘이 서려 있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개석이 이끄는 국민당은 군인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대만으로 넘어왔다. 군인과 그 가족들을 위해 조성된 임시 거주지를 권촌(眷村)이라고 하는데, 대만의 우육면은 이 권촌에서 시작되었다는 확산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삶의 뿌리였던 터전을 떠나, 낯선 땅으로 넘어온 사람들은 고향이, 그리고 고향의 맛이 그리웠다. 그래서 대륙의 우육면을 대만식으로 만들게 된 것이다.

즉, 대만의 우육면에는 타지에서 생활하며 느꼈을 필연적 향수가 담겨 있다. 내가 중국에서 생활했을 때 먹고 싶었던 김치에 대한 그것과 비슷했을까?


우육면의 사연을 듣고, 한 그릇 또 한 그릇 먹다 보면

한 광고 카피 문구가 생각이 난다.


‘고향의 맛, 우육면.’


나는 그들이 아니기에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에는 깊게 공감할 수 없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대만에서 먹었던 우육면이 조금씩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대만의 맛, 우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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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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