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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직타이거 Mar 20. 2018

꽃 과 뱀

깜짝 놀란 일상 이야기

꽃 과 뱀


명절 때마다 가족들을 만나잖아요.

저도 명절때마다 가족들을 만나고 와요 :)
이번엔 굉장히 재밌었고 힘들기도 했지요.

(끊임없이 부쳐지는 전과, 끊임없이 리필되는 음식)


설에는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이 오갑니다.


때문에 서로 관여 아닌 관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도 이제 3대 금기 중 하나인,


입시/취업/결혼 등의 얘기들이 슬슬 시작되었습니다.

낌새를 눈치챈 당사자들은 은근슬쩍 자리를 피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가장 안 쪽에 앉아있었던 저는 도망갈 타이밍을 못잡았습니다.

덕분에 가족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로의 사생활이니까 들으면 안돼! 라고 생각은 했지만,

주제가 너무 충격적이서 귀기울여 듣게되더라구요...


뭐니뭐니 해도 이번 년도 제일 큰 충격은

큰아버지의 아들이 이번 년도에 결혼을 못할 것 같다는 소식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신부 될 사람을 소개시켜줬던 상황이어서 조금 놀랐었어요.

예비신부와 사진촬영, 식 예약, 청첩장까지 완료한 상태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가족식사 중 예비신부의 대학 때 일화가 나왔고,
아무렇지도 않게 예비신부는 대학 때 일화를 풀어놓았더랬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동문이 있었던 거죠. 시간을 거슬러서 아무리 기억을 해내려고 해도,
예비신부가 언급한 일화는 기억나지 않았던 거에요.
이를 수상히 여기고, 뒤를 조사해보니...


예비신부의, 학교, 직업, 가족 등등이 모두 거짓이었던 거에요.

하나도 맞는 게 없었고, 심지어 나중에는 이름까지도 진짜 이름인지 의심될 지경까지 이르렀었다는 겁니다.

충격적인 ... 상황...


꽤 예뻤던 예비신부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던 저는...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내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충격적이었구요.


아름다웠지만 치명적인 그녀를 기억하며...

(그 분이 브런치를 하진 않으시겠죠...? 무서워...)

도도한 얼굴을 가진,
그리고 치명적인 매력을 상징해줄 꽃과 뱀을 스케치했습니다.
(이 빈약한 상상력)

이번 그림은 좀 다른 식으로 스케치 해보았어요.
뱀이라는 소재가 재밌어서, 그 부분만 빨간색으로 스케치 해보았습니다.

나중에는 이런 식으로 한 톤 더 진하게 해줍니다.
(최대한 동양적인 느낌이지만, 양감은 살아있게...)

얼굴은 최대한 잔터치 없이 스케치를 해주고, 화장하듯이 포인트만 줘봅니다.

꽃은 윤곽선 위주로 스케치를 하고, 수채화 느낌으로 채색을 해줍니다.
저런 식으로 가벼운 느낌이 좋더라구요.

그렇게 되면...

짠!

묘한 매력을 뿜뿜 풍기는... 무서운 그녀가... 완성.

(큰아버지 아드님께선 이미 다른 분과 연애중 +_+... 그게 더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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