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은 당신의 사랑보다도 믿음직하고 깊다

[과꽃] 인터뷰

by 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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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Aster / 과꽃]

꽃말 : 나의 사랑은 당신의 사랑보다도 믿음직하고 깊다


_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게 뭐예요?


_ 밸런스, 혹은 궁합이라고도 할 수 있죠. 만나면 만날수록 더 어려워지는 부분인 것 같아요. 각자가 워낙 개별적인 존재라서, 100명의 사람들에겐 100개의 성격과 100개의 취향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인연은 따로 있다고 하나 봐요.


_ 그런 인연이 있나요?


_ 있죠. 많진 않아요. 많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다행인 세상 아닌가요? 영원할 줄 알았는데 없어지고, 그러다 새로 만나기도 하고 그래요.


_ 언제 가장 행복한가요? 사람과 사랑에 있어서.


_ 서로 동등하게 사랑한다고 느낄 때. 내가 굳이 뭘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굳이 뭘 하지 않아도, 그냥 사랑이 일상인 관계가 있어요.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보고 싶다고 아무리 말해도 서로 부담스럽지 않고,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_ 사랑을 요구한 적은 없나요?


_ 전 눈치가 빠른 편이에요. 그 때문인지 필요 이상으로 상대방의 분위기를 살핀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전 그게 배려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을 얻기 위한 치졸한 작전이었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사랑을 요구하면서 관계의 균형이 깨지는 거예요. 관계 때문에 맞춤형 인간으로 살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써 사람을 대하는 게 가장 좋아요. 그게 싫다면 궁합이 안 맞는 거고.


_ 궁합이 안 맞았던 일 하나만 얘기해주세요.


_ 음... 생각보다 사소한 일들이에요. 예를 들자면, 주변에 가게를 오픈하거나 작업물을 만들어서 유통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새로운 소식이 들릴 때마다 다 챙겨주고 싶고 얼굴이라도 한 번 보면서 응원해주고 싶죠. 제가 표현을 잘 하는 편이라, '너네 숍 한 번 가봐야 하는데', '나도 그거 사고 싶다' 등의 말을 줄곧 했어요. 진심이었지만, 저에겐 제한된 시간과 돈이 있기에 모두 하는 건 불가능하죠. 그런 저를 이해하거나, 애초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말만 한다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사실 전 빈말이라도 좋아하는 편이라, 제 기준으로만 생각했던 거죠. 그걸 알고 난 뒤엔 입을 조금 닫게 되었지만,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소통 코드가 다른 것뿐이고, 그것에 대해 불편해하지 않기로 했어요.


_ 듣다 보니 사랑이 많은 분 같아요.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많은?


_ 꼭 그래서라기보다, 제 사랑은 페이스가 좀 빠른 것 같아요. 어른이 되면서는 마음을 주는 것도 조금 천천히 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하지만 저에겐 빨리 다가와도 괜찮아요. 전 그런 거 좋아하니까.


_ 그런 본인의 마음이 좀 버거울 때가 있을 것 같아요.


_ 맞아요. 아직 그렇게 성숙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어떨 땐 다소 조건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사람이라면 다 그렇지 않을까요?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용돈 주실 때 조금 더 사랑하잖아요. 이런 마음을 스스로에게 들킬 때마다 창피하긴 해요.


_ 어떤 사람들을 볼 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나요?


_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줄 모르는 사람. 제가 봤을 땐 가시가 많은데 스스로 솜털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개선이 어려워요. 하여간 겸손해야 해요, 모든 방면에서.


_ 본인은 겸손한가요?


_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때로는 괜찮다 싶다가 문득 반성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자책하지 않도록 조심하기도 하고요. 있는 그대로 사람들을 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서는 저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돼야겠죠.


내 마음이 너의 마음보다 낫지,라는 믿음만큼 위험한 생각이 또 있을까. 마음은 비교하면서부터 균형이 깨지기 시작한다. 그 무게를 맞추려 애쓰는 사람의 동공이 불안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숱하게 보아왔다. 무엇이든 받기보다 주는 것이 우선이지만, 결국 받을 줄 아는 사람이 줄 줄도 안다. 그리고 그 마음은 겸손함으로써 비로소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사랑에 대해 오만하지 않을 때 말이다.


과꽃은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입니다. 하양, 빨강, 파랑, 분홍 등 화려한 색상이 많습니다. 독일의 사랑점이 유명한데, 사랑한다, 안 한다,를 번갈아가며 마지막 꽃잎까지 떼어내는 방식이지요.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마가렛이라는 소녀가 이 점술을 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합니다. 과꽃으로 만든 연고를 바르면 광견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도 있습니다.


Flower arrangement – 오션송

Text & image – 더콤마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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