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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룬아 Jan 26. 2016

[모어댄레스/Steekish]
우상규 X 김효빈

소울메이트

커플이 함께 운영하는 브랜드는 무수히 많다. 상품을 넘어서 편집샵이나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연인이 짝을 지어 동업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중 굳이 한 커플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은 꽤 괴로운 일이었다. 모두 각자의 고충과 사랑을 담고 있을 것이므로.

그러다 [큐앤드이반느]라는 블로그에 발이 걸렸다. '큐'라는 남자와 '이반느'라는 여자가 마치 [냉정과 열정 사이]의 시점처럼 각자 폴더를 나누어 운영하고 있었다. Work 폴더의 [모어댄레스]와 [Steekish]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니 호주, 아시아, 유럽, 중동 등의 세계여행 폴더와 마주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의 커플 사냥은 방황을 멈추었고, 시린 햇빛이 내리고 뽀얀 입김이 서리는 겨울날, 연남동의 문을 두드렸다.


우상규 (이하 큐)

김효빈 - 이반느 (이하 빈)

모어댄레스More than less라는 이름은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의 명언 "Less is more."에서 착안했겠죠? 매장이나 제품들을 보면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것 같은데, 모어댄레스라는 이름은 오히려 그 반대의 뜻이 아닌가요?


큐 - 모어댄레스는 '적은 것보다 더 적게'라는 뜻인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작명이죠. 하지만 저희는 그만큼 미니멀리즘을 지향하고 있어요. 전 건축을, 효빈은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둘 다 좋아하는 사조예요.


연남동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연남동이 이렇게 핫한 동네인 줄 몰랐어요. 홍대보다는 덜 아기자기한 느낌이고, 동진시장도 있고, 마침 저희가 찾는 공간이 적당한 가격으로 나와서 계약하게 됐죠.

Steekish라는 가죽 가방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편집숍에 입점했는데, 디자인이 워낙 미니멀하다 보니 제품이 설 자리가 없더라고요. 같은 고충을 겪고 있는 브랜드가 많을 것 같아서 직접 숍을 오픈하게 되었어요. 


여행 중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셨어요. 결국 왜 Steekish였나요?


빈 - 원래 가방을 하고 싶어서 산업디자인을 택했어요. 아무리 공부하고 여행하고 생각해봐도 가방이더라고요.


그런데 패션디자인이 아닌 산업디자인을?


빈 - 가방을 하고 싶었지만, 한 우물만 파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했어요. 잘못된 선택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고, 그러면 돌아올 길이 있어야 하거든요. 산디과에서 가방을 깊게 배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배우면서 기본기를 닦고 경험의 폭도 넓히고 싶었어요. 그렇게 해보니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건 가방이라는 걸 더 잘 알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Steekish의 디자인이 패션 측면에서의 가방보다는 제품의 인상을 풍기는 것 같아요.


특히 사각형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빈 - 학생 때부터 유기적인 스케치를 잘 못했어요. 박스는 참 잘 그렸는데. 그땐 제가 유연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Steekish


단순하고 중성적이어서, 언뜻 보면 누구나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은 패션과 감각에 민감한 사람들이 선호할 것 같아요. 막상 들면 보기보다 튈 것 같아요.


빈 - 첫 번째 라인을 다소 대중적으로 풀어서 두 번째 라인은 저희 취향을 고집했더니, 역시나 좀 어려워해요. 예상했던 반응이고요. 앞으로 저희 스타일과 대중성의 밸런스를 잘 맞춰가고 싶어요.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뭔가요?


빈 - 기능이에요. 물건을 담는 것이 모든 가방의 기능이지만, 그 부분을 어떻게 더 새롭고 다양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요. 스타일링만 하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매번 정말 어려워요.


겉보기에 단순할수록 더 많은 고민이 담겨 있죠. 어떤 사람들이 사용하길 바라는 건가요?


빈 - 저희가 고민한 부분을 이해하는 분들이요. 사실 가방은 예쁘기 때문에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예뻐서 샀더라도, 사용하면서 저희가 담은 기능의 매력을 느끼셨으면 해요.


상규님은 어떻게 함께 하게 되었나요?


큐 - 저희 둘 다 휴학 중 여행을 떠났는데, 여행 중 효빈이 한국에 가서 가방을 꼭 해야겠다고 하는 거예요. 전 자신이 없었어요.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찾지 못한 상태였거든요. 각자의 길을 갈까 의논을 해봤지만 결국 함께 오게 됐어요. 시작은 효빈이 혼자 했는데 옆에서 보니 너무 힘들어 보이는 거예요.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합류했는데, 푹 빠져버렸어요. 가방을 한다고 해서 가방만 잘 만드는 게 아니라 기획, 브랜딩, 마케팅까지 그동안 관심 있던 일들을 하게 돼서 너무 재미있어요.


빈 - 분야와 상관없이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Steekish도 가방보다는 브랜드를 키우는 것에 열심이었는데, 모어댄레스를 열고 나니 그것도 마찬가지예요.


제품 판매 외에 전시도 하시던데.


두 달 주기로 한 명의 작가, 또는 하나의 브랜드와 전시를 해요. 질 좋고 뛰어난 디자인을 하고 있음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가 많을 것 같아서 기획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요. 전시했던 브랜드의 매출도 많이 오르고요. 이미 있던 제품들을 소개하는  것뿐인데 말이에요. 홍보 채널을 제공하고, 전시효과를 보고 나면 뿌듯하죠.

지금 하고 있는 게 네 번째 전시예요. 그레이트마이너와 [From the form]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하고 있어요. 형태 자체가 가진 기능을 찾아서 반구로 디퓨저, 문진, 거울 등의 제품을 만든 거예요.

전시를 기획하는 기준은 미니멀리즘인가요? 전시하는 브랜드와 제품들이 미니멀리즘과 어떻게 연결되죠?


미니멀리즘이라는 큰 주제 아래 다양한 방향으로 기획해요. 문승지 디자이너의 전시는 [Less waste, more simple]라는 제목 하에 진행됐어요. 합판 한 장에서 자투리 없이 네 개의 의자가 나오도록 디자인된 제품을 소개했어요. 에떼 스튜디오의 전시는 [Rawness, it's function]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날 것'이었어요. 화학 처리되지 않은 구리로 화분을 만드는데, 이 덕분에 세균 증식이 억제되고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거라고 해요. 그리고 그레이코드의 전시 제목은 [Everything starts with a dot]이었어요. 가장 미니멀한 소리를 최소한으로 사용해서 음악을 만드시거든요. 점이라는 요소를 이용해 콜라보한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도 하고 있어요.


이 곳에서 사람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게 있다면?


영감. 저희의 확고한 메시지를 전시와 제품들을 통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분들은 이 작은 곳에서 몇 바퀴를 돌며 한참 머물다 가시는 반면에, 쓱 둘러보고 금방 나가는 분들이 있어요. 저희의 세계관과 잘 맞는 고객층이 더 두텁게 생겨서, 일부러 찾아오고 싶어 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만큼 콘셉트가 강한 곳이라는 뜻이겠죠. 모어댄레스에 가면 찾을 수 있는 것이 확실하게 떠오르잖아요.

블로그를 보니 감성은 비슷한데 성향이 다른 것 같아요. 상규님이 섬세하신 것 같고, 효빈님이 대담하신 편인 것 같고.


큐 - 효빈이 더 남성적이에요. 전 예민해서 고민도 많고, 언제나 생각을 정리하고 있어요.


빈 - 전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아요. 하고 싶은 건 바로 해야 하고, 하기 싫은 건 온 세월을 다 써도 함흥차사죠. 본능에 충실한 것 같아요.


큐 - 전 하기 싫은 일도 많이 하고 살아서, 화초가 아니라 잡초가 돼야 한다고 잔소리해요.


각자의 성향을 가지기까지는 성장과정에서 겪은 일들이 있을 것 같은데.


큐 - 20대가 되기까지 서울 땅도 못 밟아본 촌놈인데, 갑자기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건축을 하려면 경험이 풍부하고 시야가 넓어야 한다고 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려보니 재미있는 게 정말 많은 거예요. 그때부터 주말마다 국내여행을 다녔어요. 자전거, 도보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돈 모아 처음 간 유럽여행에서 효빈을 만난 거죠.


자신도 모르던 욕구가 분출되는 시점이었나 봐요. 억눌려 있던 자유로움이. 이유식만 먹던 아이가 처음 초콜릿을 먹어본 것과 같은 경험이랄까.


큐 - 그 전에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모르는  것뿐이니 제가 뭘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빈 - 전 워낙 좋아하는 것만 했어요. 사회과목은 전교 1등인데 수학은 11점을 맞았어요. 문제는 이게 생활에서도 드러나서 선생님들과 트러블이 많았죠. 두발규제를 하는데 왜 머리를 잘라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다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가게 됐는데, 정말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고 고등학교를 아예 미국으로 갔어요. 수업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었는데 수학은 정말 최소한으로 듣고 미술과목만 잔뜩 들었죠.

제 성격이 이런 데는 부모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외계인인가 싶을 정도로 개방적이고,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어요. 가끔은 서운하기까지 해요. 너무 걱정을 안 하시니까.


두 분이 만난 유럽여행도 부모님이 보내셨다고요.


빈 - 네. 부모님이 파리로 오라고 하셔서 같이 여행하고는, 리옹 역에서 유레일패스 한 장 쥐어주시더니 한국으로 돌아가셨어요.


큐 - 인터라켄 게스트하우스에서 알프스를 같이 오를 동행인을 찾다가, 효빈이 혼자 서있길래 말을 걸었어요. 그땐 다섯 명이서 같이 올라갔지만.

첫 눈에 반한 건가요!?


빈 - 하하. 유럽에서는 아니고, 한국에 돌아와서 그랬어요. 제가 대구에 내려가고 큐가 서울로 올라오는 날이었는데, 고속터미널에서 딱 한 시간 볼 수 있겠더라고요. 아침이나 먹을 겸 만나서 얘기하는데 대화가 잘 통했어요. 사실 유럽에서는 조금 날 티나게 봤거든요. 그런데 아프리카 봉사나 교육에 관심이 많길래 다시 봤죠.


큐 - 개도국에 학교를 세우는 게 꿈이에요. 전 은사님이 없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도 학교에서 맞기만 했고. 그게 당연한 것처럼 크다가 성인이 되어 셀프 교육을 하고 뒤돌아보니 제 청소년기가 너무 불쌍한 거예요. 그렇게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인도나 멕시코 같은 나라를 여행하며 교육을 못 받는 아이들을 보며 의지가 더 강해졌어요. 사실 건축을  계속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혼란이 온 것에 대한 계기이기도 해요.


직접 보고 경험해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죠. 여행하면서 느낀 점이 많을 것 같아요. 세계여행도 같이 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큐 - 효빈이 미국에 있으면서 4개월 정도 롱디를 했어요. 떨어져 있기 싫어서 여행을 가자고 했죠. 그리고 돈을 모으기 위해 호주로 워홀을 떠났어요. 영어를 전혀 못해서 걱정이었는데, 한국인이 일 잘 한다는 소문을 들었는지 3일 만에 일자리를 구했어요. 그것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 알케미Coffee Alchemy라는 곳에서. 결국 영어 때문에 힘든 일들이 많았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유명한 바리스타들 사이에서 커핑도 하고, 매일 좋은 커피를 배울 수 있었거든요.


빈 - 전 작은 간판회사에서 일했어요. 경력도 쌓을 겸 디자인으로 돈을 버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거든요. 그런데 디자인은 안중에도 없는 곳이라 결국 나와서 샌드위치 집에 취직했는데 커피를 몰라서 일주일 만에 쫓겨났어요. 호주에서 커피는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리고는 간간이 영어 과외를 했죠.


큐 - 전화도 안 터지는 시골 농장에서 숙식하며 일을 돕기도 했고요. 여행은 아시아부터 했어요. 태국, 라오스, 인도를 돌다가 터키, 이란, 이스라엘까지 갔죠. 그리고 이집트로 넘어가야 했는데 효빈이 한국에 가고 싶어 했어요. 계획했던 여행의 반 밖에 하지 못했고, 아프리카에 대한 꿈이 있어서 혼자 돌아가라고도 했었는데, 쉽게 되지가 않더라고요. 언젠가 꼭 다시 돌아오자는 약속을 받아내고 함께 귀국했죠.


가장 인상 깊었던 지역이나 사건이 있나요?


빈 - 이란이요.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어요. 말로만 듣던 이란은 전쟁이 언제라도 날 것 같은, 무서운 곳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란 사람들이 한국인을 엄청 좋아해요. 드라마랑 K-pop 때문에 한국말도 곧잘 하고요. 길에서 한국인이냐 물어보고, 먹고 있는 밥을 계산해주고, 집에도 초대해요. 외국인도 히잡을 쓰고 긴 옷을 입어야 해서 불편했는데, 집에 들어서니 남자가 있던 말던 다 벗어던지더라고요. 여러모로 새로웠어요.


무섭다면서도 굳이 여행을 강행한 이유는 뭔가요? 다른 나라를 가도 됐을 텐데.


큐 - 제 고집이었어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었거든요. 카우치서핑, 히치하이킹은 당연하고 길거리에서 장사도 해봤어요. 한인 여행사에 리뷰 써주고 투어도 받아봤고요. 돈을 아끼면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려고 했어요.


긴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뭐예요?


큐 -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것. 고민할 수 있어서 좋았고, 둘이라서 좋았어요. 혼자였다면 자문자답했을 텐데 효빈의 생각도 듣고, 서로에 대해 많이 알아갔던 시간이에요. 몇십 년 된 부부도 서로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빈 - 책이 있어도 순식간에 읽어버리고, 인터넷도 너무 느리니까 멍 때리는 것 밖에 할 게 없었어요. 방에 나란히 누워서 계속 수다 떨고 그랬죠. 그런데 뭘 보거나 하는 것보다 둘이 이야기하는 시간이 제일 좋더라고요.


서울에 와서는 그럴 시간이 별로 없겠어요.


큐 -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인디언들은 열심히 말을 타고 가다가도 어느 정도 달리면 뒤를 돌아본대요. 영혼이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요즘 피부로 느끼는 말이에요. 너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전  온데간데없고 일하는 사람만 남아요.


빈 - 지금은 열심히 일하더라도 영혼을 주으러 가는 시간을 따로 갖고 싶어요.

동거하고 계시죠.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 같아요.


결혼은 언제 하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희는 이 모든 게 너무 자연스러울 뿐이에요. 같이 일을 하고 같이 있고 싶은데 결혼 준비는 안 되었고. 또 저희가 워낙 자연스럽게 하니까 딱히 새삼스러워하는 분들도 없어요.


24시간을 붙어있겠네요.


빈 - 출퇴근마저 같다 보니 그야말로 24/7이죠. 각자의 리듬이 있는데 맞춰야 한다는 점이 좀 힘들기도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괜찮아요. 떠오르는 생각이나 하고 싶은 얘기를 바로바로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큐 - 외롭지 않은 것도 좋죠. 혼자이기에 얻어지는 자유로움은 잠깐인 것 같아요. 혼자 밥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잖아요. 물론 자신만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개선해야 할 부분이죠. 그래서 가끔 의도적으로 따로 전시를 보러 간다던지 해요.


블로그에서 보던 케미가 과장이 아니었네요. 서로를 찍어준 사진이나 따로 쓴 글을 보면서 마치 세상에 둘만 존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도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 있을 것 같아요.


큐 - 효빈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어요. 전 한국에서 평범하게 살아왔는데, 그동안 봐왔던 또래 여자애들과는 다른, 처음 보는 유형의 사람이었어요.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가치관들이 깨지더라고요.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주체성이 강한 사람이에요. 제가 어떤 얘기를 해도 긍정적으로 봐주었고요. 그런 모습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나 철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빈 - 전 일하면서도 쉬는 시간이나 먹을 거, 볼 거 다 챙겨가면서 하는데, 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 일하다 밥 먹으면 체하곤 해요. 너무 앞만 보지 말고 지금의 행복도 생각하면서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이해는 해요.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고, 결혼 생각도 하다 보니 그렇겠죠.


교육이 그래서 무섭죠. 차곡차곡 자리 잡은 가치관은 쉽게 바뀌지 않거든요. 그래도 누구를 만나서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가 새로운 교육을 받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른이 되어 만나는 소울메이트가 중요하고요. 큐와 이반느는 서로에게 어떻게 소울메이트가 되어주고 있나요?


빈 - 추구하는 방향이나 감성은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같고, 서로 다른 부분들로 인해 밸런스가 맞아가고 있어요. 제가 디자인에 심취해서 샛길로 빠져있으면 제자리로 데려다 주는 게 큐거든요.


큐 - 진짜 힘들 때는 친구도, 부모님도 불편하잖아요. 빈은 저의 모든 걸 아는 유일한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주고 있어요.

모어댄레스와 Steekish, 그리고 그들의 여행과 사랑에 대한 인터뷰를 따로 해야 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그 뒤에 아직 나누지 못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어떤 대화도 소울메이트라는 주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상규에게 어떤 질문을 해도 김효빈으로, 김효빈에게 어떤 질문을 해도 우상규로 귀결되기 일쑤였으니.

모어댄레스와 Steekish는 단순하고 확실한 이유로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미니멀한 가방에 최적인 미니멀한 매장, 네모난 공간에 최적인 네모난 가방으로 엮여있다. 마치 큐와 이반느처럼. 하나보단 둘, 둘보다는 셋이라고 했던가. 둘은 합쳐서 하나가 되고, 둘은 모여서 셋 같은 시너지를 내고 있었다.


www.morethanless-seoul.com

www.steekish.com

blog.naver.com/weth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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