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

취미는 취미로 남겨두기

by 룬아

난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해야 한다. 이건 우리 엄마도, 아빠도, 남편도 두손 두발 다 든 내 활력과 스트레스의 원천이다. 문제는, 그냥 하면 되는 게 아니라 그게 내 직업이 되고 전문가가 되고 짱 먹어야 속이 풀린다. (항상 문드러진다는 말씀)

좋아하는 걸 잘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인지 샘솟는 아이디어로 뒤척이던 밤은 떠오르지 않는 아이디어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불면증의 시간으로 변하기 일쑤다.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디자이너가 되었다가,

이야기하는 게 좋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썰을 푸는 건 좋은데, 글만 쓰다 보니 눈에 보이는 게 없어 답답하다. 예쁜 게 보고 싶다는 얘기다. 그림을 그리자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연스레 묵혀두었던 카메라를 다시 집어 들었다.

사진을 찍는 건 재미있다. 종종 잘 찍는다는 소리도 듣는다. 그럼 그렇지, 스멀스멀 욕심이 난다. 사진도 한 번 제대로 찍어볼까. 본업도 아직 제대로 없으면서, 사이드 잡으로 포토그래퍼도 멋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보니 난 허세가 조금 있는 것 같다. 겁도 없이 친구의 웨딩 스냅을 자처해서 찍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이 무거워진다. 잘 찍어야 돼, 남들과 다르게 찍어야 돼, 내 스타일을 찾아야 돼. 재미가 없다.

사진만큼은 그냥 재미로 하는 일 정도로 남겨두는 게 좋겠다. 그게 현명할 것 같다. 모든 취미를 일로 만들려 하다가는 정말 재미없는 인간이 돼버릴 것 같다.

ⓒ 2015 THE,A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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