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브랜드 SNS 콘텐츠가 놓치고 있는 것, 더콘텐츠연구소 EP.01
안녕하세요, 더콘텐츠연구소 박혜진입니다.
EP.0에서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콘텐츠는 이렇게 많은데, 왜 기억나는 브랜드는 없는가. 이번 글에서는 그 질문에 한 발 더 다가가 보려 합니다.
콘텐츠는 실패하지 않았다
단지 ‘브랜드’가 빠져 있었을 뿐이다
많은 브랜드 담당자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콘텐츠 반응은 나쁘지 않아요.”, “조회수도 나오고, 좋아요도 예전보다 늘었어요.”, "타깃 고객들에게 반응을 얻었어요" 하지만 후속 지표를 보면, 이 콘텐츠는 ‘타깃 관심사를 잘 알고 있다’로 끝났을 뿐, “이 콘텐츠는 00 브랜드이니까 와닿는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브랜드 콘텐츠는 ‘콘텐츠로서’는 성공했지만, ‘브랜드 자산’으로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패의 핵심은 ‘형식 중심 사고’입니다. 요즘 브랜드 콘텐츠 기획 과정을 살펴보면, 대개 이런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요즘 잘 되는 포맷이 뭘까?
릴스로 할까, 쇼츠로 할까?
밈을 쓰는 게 좋을까, 챌린지를 할까?
이 질문 자체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이 질문이 전체 콘텐츠 기획과 제작 과정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 때입니다. 그 결과, 콘텐츠는 잘 만들어졌지만 그 안에 브랜드는 흐릿하게 녹아 있거나, 아예 보이지 않게 됩니다.
제품은 기억나지만,
브랜드는 기억 안나는 구조
매일경제를 열심히 챙겨보는 저는… 최근 K-뷰티 관련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화장품을 사기 위해 올리브영을 찾지만, 정작 브랜드 이름은 잘 모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K-뷰티는 유명한데, 브랜드는 잘 모르겠다.” 이 문장은 단순한 인터뷰 답변이 아니라, 지금 K-뷰티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한계를 정확히 보여줍니다.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고, 매출 1000억 원을 넘는 뷰티 기업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분명 ‘대박’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문제는 이것입니다. K는 남았지만, 브랜드는 남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비슷한 상황에 있는 브랜드 콘텐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일까요?
그래서 다시 전문성입니다.
(또는 브랜드 스토리)
이 지점에서 다시 전문성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모든 업종이 전문성을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브랜드 스토리와 일관된 브랜드의 관점, 시선을 녹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AI의 등장으로 콘텐츠는 더 많아질 것입니다. 콘텐츠는 더 빨리 복제되고, 유행의 속도는 더 짧아질 것입니다. 이 환경에서 브랜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분명합니다. AI 시대일수록 브랜드 콘텐츠의 경쟁력은 형식이 아니라 ‘해석 능력’에서 갈립니다.
사례 1. 현대자동차 : 덕후가 공유하고, 언론이 가져가는 ‘시각 자료’ 콘텐츠의 힘
자동차 업계는 숫자와 스펙이 많습니다. 이때 브랜드가 인포그래픽(한 장 요약 이미지)을 정교하게 만들어 배포하면, 팬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기 쉽고 언론에서도 ‘자료’로 쓰기 좋습니다. 실제로 현대차 관련 기사에서 ‘인포그래픽/자료 =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형태로 시각 자료가 인용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디자인적으로 “잘 만든 이미지”가 아니라 ‘인용하기 쉬운 구조’(핵심 수치, 비교 축, 출처 표기, 한 장 완결)를 설계해야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광고비 없이도 업계 대화 속에 ‘브랜드 이름’을 남깁니다.
사례 2. 신한카드 : 차덕후가 공유하고, 언론이 가져가는 ‘시각 자료’ 콘텐츠의 힘
신한카드는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렌드를 구조화해 ‘매거진/리포트’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콘텐츠를 사람들은 “홍보”가 아니라 “업계 자료”로 소비합니다.
실제로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분석은 소비 트렌드 기사에서 근거로 인용되며(예: 소비 키워드/언급 증가율 등) ‘신뢰 가능한 출처’로 기능합니다. 데이터는 “많이 말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남들이 가져다 쓰는 콘텐츠”가 됩니다. 제품을 앞세우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해석의 프레임(무엇이 늘었고, 왜 늘었는지)이 브랜드의 전문성을 대신 증명합니다.
이처럼 이들은 유행을 좇기보다, 브랜드가 신뢰받을 수 있는 영역을 차분히 쌓고 있습니다. 이 콘텐츠들은 당장 가장 많이 웃음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이야기는 그 브랜드가 가장 잘한다”는 인식을 남깁니다. 특히, AI 시대 더 많이 인용되겠죠?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더콘텐츠연구소는 브랜드 콘텐츠를 다르게 설계합니다. 저희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보다, 어떤 관점과 질문을 반복해서 쌓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합니다. 트렌드를 쓰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트렌드 위에 브랜드의 전문성, 해석, 시선이 올라가지 않으면 그 콘텐츠는 결국 또 하나의 휘발성 결과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음 편 예고: EP.2 브랜드 콘텐츠가 눈길을 끌지 못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