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속 모래알에 묻은 꿈의 냄새
또 한동안을 살아가게 할 시간
최근 들어 가장 행복했던, 꿈결 같은 이틀을 보내고 본격적으로 정리하기에 앞서 꿈의 냄새를 남기기 위해 적는다.
날이 흐려 해가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사실 해는 변함없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일출의 순간.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고 해가 뜨지 않는 것은 아니니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해가 떠올랐음을 믿고 밝음을 그리며 발걸음을 옮겨도 되는 것이라는 오히려 든든한 위안. 작년 경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자동차가 펑크 났을 때 다행스러운 점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 순간을 함께 안도하고 즐겼던 이들과 오늘의 교훈을 이야기하며 이 순간을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고, 이 순간 또한 특별하게 담으며 다음 기회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행복.
일출을 보러 갔는데 일몰을 보게 되고, 떠오르는 것을 보지 못한 해가 어느새 우리의 여행을 쨍하게 비추고 있다는 그런 계획하지 못한 일들까지도 완벽했던.
모든 것이 완벽했던 이틀에서 가장 벅찼던 것은 함께한 이들이었다. 잠깐 나는 그들의 선생이었지만, 사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더 오랜 시간을 감탄하고, 감동하고, 함께 성장하고 또 의지하며 존경하는 친구가 되어가는 마음이 귀하다. 나는 그 나이에 그렇게 야무지고 훌륭하지 못했는데, 무려 지금도 현재의 나보다 더 멋진 이들이 나와 또 시린 겨울을 함께 걸어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가는 우리의 시간과 서로가 살아온 시간들을 새벽 늦도록 이야기하고도 서로를 의지해 춥고 어두운 새벽을 함께 눈 비비며 걸을 수 있고, 예상을 빗나가는 일들 또한 함께라서 즐거웠다는 기억으로, 또 새로운 계기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이들이 시간을 뛰어넘어 나와 함께해주고 있음에 감사하며.
현실로 복귀해 신발을 벗을 때에야 짜그라이 느껴지는 신발 속 모래알이 아련해서 털지 못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