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 사고하는 두 개의 시간

생각은 언제 시작되고, 언제 멈추는가

by 더크림유니언


이 글은 AI 활용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고와 결정 사이에 어떤 경계를 둘 것인가에 대한 기록입니다.

AI를 사용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판단을 생각보다 빠르게 하게 됩니다.

속도는 빨라집니다. 그러나 판단의 밀도는 얇아집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하나의 흐름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시간을 기준으로 사고의 규칙을 나누었습니다.






시간을 나누는 이유


낮에는 일이 있습니다.
정리해야 하고, 선택해야 하며, 실행해야 합니다.

이 시간의 AI는 명확해야 합니다.
빠르고, 효율적이며, 결과를 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이 하루 전체를 지배하기 시작하면 사고는 멈추지 못합니다.
계속 다음 판단으로 밀려갑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결정의 영역과 사고의 영역으로 분리했고,
그 분리를 ‘시간’에 맡겼습니다.


이 구분이 데이모드(Decision Mode)와 나이트모드(Reflection Mode)입니다.



메타룰 명령어 입력에 따라 전환되는 ChatGPT 사고 모드 화면





데이모드: 결정을 위한 사고


데이모드는 결정을 전제로 한 사고의 시간입니다.

이 시간의 AI에는 명확한 규칙을 적용합니다.


질문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결과는 하나로 수렴되어야 합니다

실행 가능성이 없는 아이디어는 제외됩니다


데이모드에서 AI는 사고를 확장하지 않습니다.
정리하고, 축약하고, 선택을 돕습니다.

이 모드에서의 목표는 ‘좋은 생각’이 아니라 지금 내려야 할 판단입니다.






나이트모드: 결정을 유예하는 사고


나이트모드는 결정을 유예하기로 합의한 시간입니다.

이 모드에서는 아예 다른 메타룰을 적용합니다.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실행 계획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요”라는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질문의 방향만 남깁니다.


이 판단은 왜 불편한가

이 구조는 무엇을 전제로 하고 있는가

지금 당연하게 여긴 기준은 언제 만들어졌는가


나이트모드에서 AI는 답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오히려 사고를 흔들어야 합니다.

이 시간의 목적은 결정이 아니라 사고의 재정렬입니다.






메타룰로서의 분리


중요한 점은 이 구분이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방식을 ‘습관’이 아니라 메타룰로 설정했습니다.


데이모드에서는 결정이 허용됩니다

나이트모드에서는 결정이 금지됩니다


이 규칙이 있기 때문에 AI는 언제 사고를 좁혀야 하고,

언제 사고를 열어두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경계 덕분에 사고와 결정은 서로를 침범하지 않습니다.






이 방식이 만든 변화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아이디어의 양이 아닙니다.

아이디어가 남는 방식입니다.

낮에 떠오른 생각은 밤을 통과합니다.

밤을 통과하지 못한 아이디어는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것만 다시 낮으로 돌아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저는 더 늦게 결정하게 되었고, 더 적게 말하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더 정확해졌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방식이 결정을 가장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도구 사용법이 아닙니다


이 글을 읽고 라이트모드와 다크모드를 흉내 내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AI에게 언제 사고를 맡기고, 언제 결정을 맡기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기준입니다.

그 기준이 없는 AI 사용은 효율적이지만 위험합니다.


저는 그 기준을 ‘시간’으로 나누었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AI는 계속 똑똑해질 것입니다.
그만큼 인간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사고까지 자동화되는 순간, 우리는 빠르지만 얕아집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낮에는 AI를 사용하고, 밤에는 AI와 대화합니다.



그 두 개의 시간이 제 사고를 지켜줍니다.













The creamunion corp.

Creative Director 정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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