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결정해 줄 겁니다”
AI 서비스 기획 강의 현장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이 부분은 AI가 알아서 결정해 줄 것 같아요.”
이 말은 기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획 관점에서는 가장 위험한 말에 가깝습니다.
이 문장에는 기획자가 책임져야 할 영역을 무의식적으로 넘겨버리는 태도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판단하지도 않습니다.
AI가 하는 일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데이터를 분류하고
패턴을 만들고
가장 그럴듯한 경로를 제안합니다.
AI가 제안하는 것은 ‘결정’이 아니라 지름길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이 지름길을 누가 선택했는가에 대한 질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AI 서비스 기획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 분류 → 패턴 → 예측 / 생성 → 사용자 행동
이 흐름에서 중요한 사실 하나는,
끝은 항상 사용자 행동이라는 점입니다.
클릭했는가
선택했는가
다음 화면으로 이동했는가
아니면 멈췄는가
AI는 이 행동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AI는 그저 사용자가 멈출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줄일 뿐입니다.
사용자 여정을 감정의 흐름으로 설명하는 방식은
AI가 개입되는 순간 한계를 드러냅니다.
AI는 감정을 해석하지 않습니다.
AI가 다루는 것은 행동 데이터입니다.
그래서 사용자 여정은 다음과 같이 다시 정의됩니다.
사용자 여정은 감정이 아니라 행동의 연속이다.
어떤 선택지를 눌렀는지
어느 지점에서 이탈했는지
어떤 조건에서 다음 행동으로 이어졌는지
AI는 이 중에서 가장 멈추지 않는 경로를 계산합니다.
하지만 그 경로를 선택해도 괜찮은 구조로 만드는 일은 여전히 기획자의 역할입니다.
AI 서비스에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예측형 AI]
추천
전환
다음 행동 제안
[생성형 AI]
콘텐츠 생성
결과물 출력
설명 제공
생성형 AI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사람을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은 예측 구조에서 나옵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한 채
“AI가 다 해준다”는 접근을 선택하는 순간,
서비스는 복잡해지고 사용자는 오히려 멈춥니다.
AI 시대에 기획자의 역할은 ‘AI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기획자의 역할은 문제를 구조로 번역하는 것입니다.
감각적인 아이디어를
논리적인 흐름으로 바꾸고
행동 단위로 쪼개고
AI가 개입할 지점을 명확히 구분하는 일
그래서 AI 서비스 기획의 핵심 문장은 다음으로 정리됩니다.
“AI가 결정한다”가 아니라 “AI가 제안한 지름길을 사용자가 선택하게 만드는 구조로 설계한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AI를 도입해도 서비스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 강의가 특정 모델이나 툴을 중심으로 설명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AI는 계속 바뀝니다.
모델도, 기술도, 트렌드도 빠르게 변합니다.
하지만 사고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AI에게 무엇을 맡길 것인가보다 무엇을 절대 맡기지 말아야 하는가를 정리하지 못하면
어떤 기술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AI는 앞으로 더 많은 추천을 할 것입니다.
더 빠르게 답을 제시할 것입니다.
더 정교한 지름길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럴수록 더 중요해지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선택은 누가 책임질 수 있는가
AI는 방향을 좁힙니다.
하지만 기준을 만드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그래서 AI 서비스 기획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와 책임의 문제입니다.
The creamunion corp.
CX Strategy Director 정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