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가 드러내는 역할 변화와 전략의 방향
최근 업계에서 자주 보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에이전시와 테크 기업이 함께 이름을 올린 협약 소식입니다.
겉으로 보면 낯설지 않습니다.
기술 협력, 공동 연구, 솔루션 고도화.
이런 표현들은 이전에도 반복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MOU는 조금 다른 맥락을 담고 있는 듯합니다.
과거의 협업이 필요한 기술을 가져오거나,
특정 과제를 함께 해결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면,
최근의 협약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이 변화는 에이전시 쪽에서 특히 분명합니다.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다만 기술이 빠르게 보편화되면서,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조직의 역할을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이 늘고 있습니다.
기술은 쉬워졌고, 도구는 강력해졌습니다.
그만큼 결과물의 차이는 줄어들었고,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에이전시는 기술을 활용하는 조직에서,
기술이 어디에, 어떤 구조로 놓여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조직으로 조금씩 역할을 옮기고 있습니다.
테크 기업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완성도는 높아졌지만, 그 기술이 실제 산업과 현장에서
어떤 장면으로 작동해야 하는지는 혼자서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에이전시와 테크 기업의 MOU는 단순한 협력 관계라기보다,
각자의 역할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처럼 보입니다.
최근 크림이 진행한 협약 역시 이 흐름 위에 있습니다.
특정 기술이나 결과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해당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문제와 맥락 안에서 작동해야 하는지를 함께 정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누가 더 잘 만들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이 기술을 어떤 구조와 판단 안에 둘 수 있는가에 대한 합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요즘의 MOU는 구체적인 성과를 약속하기보다,
방향과 역할을 먼저 맞추는 문서에 가까워 보입니다.
무엇을 만들겠다는 선언보다, 어디까지를 함께 고민하겠다는 약속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에이전시와 테크 기업의 협업은 더 많아질 것입니다.
다만 모든 협업이 같은 방향을 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떤 협업은 속도를 택할 것이고,
어떤 협업은 맥락을 택할 것입니다.
아직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이런 협약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업이 이미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하나의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The creamunion corp.
CX Strategy Director 정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