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piphany

#24. 인간관계

by Da Hee

가끔 나는 어떤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전혀 모르는 것 같은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지곤 한다. 그럴 때면, 나는 스스로를 위한 '타임아웃'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불안한 감정에 휩싸여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기대려다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경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때로는 아프고 느리더라도, 혼자 견뎌내는 쪽을 선택한다.
가끔은 괴로워하는 내 자신이 싫어서 ‘그냥 아무래도 좋아’ 하는 마음으로 덮어버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가볍게 행동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의 문제는, 감정을 회피한 채 문제를 외면하다 보면 결국 더 깊어지고 복잡해진다는 데 있다.



요즘 나는 인간관계에 대해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있는 것 같다.
그 내용은 복잡하고 심도 있으며, 적지 않은 나이에 속성으로 익히려 하다 보니 벅찰 때도 있다.
그래도 배움이 있고, 그 배움 덕에 점점 나아지는 자신을 보며, 건강하고 강인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날이 기대된다.





한 달 전, 나는 파티에서 신뢰할 수 없는 인간관계와 내 내면의 나약함으로 인해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상처가 아물어갈 무렵인 일주일 전, 또 다른 파티에서 나는 전혀 다른 경험을 했다.
그 자리에서는 사람들로부터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감,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늘 나였고, 타인은 새로운 인연과 과거의 인연이 뒤섞인 존재였다.
그 차이를 만든 것은 단 하나, ‘존중’이었다.



상대가 나를 잘 알든 모르든, 내가 완전하든 불완전하든, 필요하든 불필요하든

내가 ‘나’로서 존중받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그 관계는 희망이 있는 관계다.
설령 더 이상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음에 틀림없다.


반면, 내가 나로서 존중받지 못한다면, 어떤 노력을 들이더라도 그 관계는 결국 시간낭비일 뿐이다.

사람의 태도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그런 변화를 통해 드러난 그들의 진짜 모습은 내가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나는 종종 인간이라는 존재에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결국 인간 때문에 감동하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을 때도 있고,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상처받기도 한다.


한때는 소중함을 몰랐던 인연이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났을 때, 서로에 대한 감사와 믿음을 확인하게 되기도 하고,
평생 함께할 사람이라 믿었던 인연이 사실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관계였음을 깨닫는 순간도 있다.


겉으로 선해 보이던 사람이 실상은 교묘한 사람이기도 하고,
겉으로 악해 보이던 사람이 사실은 정직한 사람인 경우도 있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복잡하며, 때로는 유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간 때문에 행복을 느낀다.
누군가가 나에게 잘해줬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사람은 아니고,
누군가가 나에게 잘못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사람도 아니다.



앞으로 나는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만, 내 진짜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려 한다.
나는 내 기준에서 좋은 사람이고 싶지만, 굳이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는 걸 이제는 안다.


내게 기쁨을 주는 것,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
나를 미소 짓게 하는 것.


사람도, 환경도

이제는 내 기준에 따라 선별하고,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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