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하는 마음
요즘 나는 점점 게을러지고, 편안함에 안주하려는 마음이 커졌다.
일주일에 한 번 하던 청소도 거르게 되었고, 요리는 물론 장을 보는 일조차 귀찮아졌다.
그 결과, 바쁜 일상 속에서 힘들어하는 남편에게 이것저것 부탁하며 사 오게 했다.
남편은 말없이 내 부탁을 들어줬지만, 나는 그런 남편에게조차 잔소리를 쏟아냈다.
모든 게 괜히 밉고, 사소한 일에도 이유 없이 화가 났다.
최근에는 몇 안 되던 강의조차 아프다는 이유로 여러 번 취소했다.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성실했다고도 할 수는 없다.
남는 시간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들락거리며, 알뜰 쇼핑이라는 핑계로 쓸데없는 고민에 반나절씩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렇게 나는, 애써 “나는 잘살고 있다”며 나 자신을 속이려 했지만,
이미 내 생활은 무너져 있었고, 나는 점점 무기력하고 초라한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자신에게 실망할수록 쇼핑은 더 잦아졌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만 커져갔다.
그러다 오늘,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또 중심을 잃었구나.
자만심이 또 올라왔구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구나.
이 깨달음이 찾아오자, 분노와 자만으로 가득했던 마음은 부끄러움과 감사함으로 채워졌다.
나는 안다. 내가 진짜 극복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자만심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늘 겸손하고 친절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태도 속에서 나는 조금씩 내 본성을 치유해간다.
진정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는다면, 자만하지 않는다.
오히려 겸손해지고, 남들과 같아지려 하고, 더 나아가 타인을 돕고 싶어질 것이다.
자만심이 올라오는 순간은 언제나 내가 틀렸다는 신호다.
선함은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타인에게도 그 편안함이 전해진다.
이제 나는 당분간 고요한 수련자의 자세로, 부풀어진 나를 비우고 다시 중심을 세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