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아닌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그동안 마음 고생, 몸 고생을 많이 했다.
남편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오늘 병원에 다녀왔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온갖 검사를 받느라 하루를 통째로 날렸다.
예상대로 돈도, 시간도, 에너지도 날리고 남편에게 “그러게, 내가 한국에서 한다고 했잖아”라며 한마디 일침을 놓았다.
그런데 남편은 예전의 내 아버지가 그랬듯, 돈 신경쓰지 말라고, 할 건 해야 한다고 했다.
무뚝뚝하지만 자기식으로 나를 아껴주는 모습이 꼭 아빠 같다.
병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동안의 몸과 마음의 고생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세상은 내가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진실을 굳이 파헤칠 필요도,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도 없다.
나는 깨어 있으되,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흐린 눈으로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지혜다.
어쩌면, 신이 내게 다음으로 주실 선물은
‘둥굴게 둥굴게’ 그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피해자 입장에서 갑자기 신의 선택을 받은 '주인공인 내'가 되니 또다시 살아갈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