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워야할 것

인간관계론

by Da Hee

화(火)를 용신으로 쓰는 나에게 내년 병오년은 자기 계발에 좋은 시기라고들 말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11월이 가까워질수록 나는 자꾸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안정됐다고 믿었던 삶은 다시 버거워졌고, 일주일이 멀다 하고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쓸데없이 감정적으로 대하던 김치를 대주는 사장님
완벽주의 탓에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비웃음을 던지던 필라테스 강사님
네일 예약을 잡으려는 메시지에 달랑 변경된 가격표만 보내온 무례한 네일숍 사장님
나에게는 베프라고 하면서 정작 바쁜 척만 하고 다른 친구와는 만나려고 애쓰다 들킨 약아빠진 친구


1년간 그럭저럭 이어져 오던 관계들이 한 달 사이에 모두 무너져버린 기분이었다. 더는 참고 싶지 않았다. 나름대로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여러 번 생각해 본 끝에 그들과 거리를 두는 건 옳은 선택이라고 결론 내렸다.

올해 나는 <내 사람들과만, 나답게 살겠다>라고 다짐하며 관계를 선별해 왔다. 그래서 하반기에 몇몇 관계에서 실망스러운 일이 있었을 때도 그저 조용히 끊어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의 첫 장을 읽다가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연말에 일어난 일들은 내년을 준비하라는 신호였고, 내가 앞으로 배워야 할 과제는 인간관계에서의 자기계발이었다. 내가 그동안 살면서 간과했던 부분은 관계가 옳지 않다고 판단된 그 순간에 내가 <비난>을 도구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옳음>에 집착해서 평소의 자상함과 너그러움은 사라지고 날카로운 말로 상대를 질책하고 밀어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이 상대에게는 반발심과 분노를 일으킨 것이다.


나는 원래 명확함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확실히 말하며 개선을 원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나처럼 명확한 것은 아니고 나조차도 나보다 더 심한 이런 성향의 사람을 만나면 반발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나는 오히려 마음이 밝아졌다.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보이니 희망이 생겼다. 새해가 오기 전에 이런 깨달음을 얻게 해 준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인간관계에서 더 현명하고 세련되게 대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