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도끼로 맞은 것 같은 인생의 교훈 여덟 가지!!
인생 책이라 부르는 책들이 있다. 내 기준으로는 평생 읽었던 책들 중에서 인생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책들이 아닐까 싶다. 대략 최고의 책으로 꼽을 수 있는 4~5 권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중 한 권으로 꼽는 책이 박웅현 작가님의 <책은 도끼다>라는 책이다. 책은 우리 마음 안에 꽁꽁 얼어붙은 얼음을 깨뜨리는 도끼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변신>의 작가 카프카의 표현을 인용한 것인데 책 전체가 한 장 한 장 너무 맘에 드는 책이었다. <책은 도끼다>에서 소개한 책들은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거나 이미 읽었던 책들도 다시 찾아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이 책 <여덟 단어>는 바로 그 박웅현 작가가 젊음들 혹은 인생들에 보내는 여덟 가지 핵심 키워드다.
이 책 <여덟 단어>의 저자인 박웅현 작가는 제일기획에서 광고 일을 하던 카피라이터였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광고인 중 한 명이 아닐까 싶은데, 그가 남긴 광고 카피들은 지금도 회자되는 것이 꽤 있을 정도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잘 자 내 꿈 꿔",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생활의 중심", "사람을 향합니다", "생각이 에너지다", " 진심이 짓는다", "혁신을 혁신하다" 와 같은 광고가 그의 작품인데 아마 들어본 듯한 카피가 꽤나 있을 것 같다.
그 이후 여러 권의 책을 쓰고 인문학 강연을 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 <여덟 단어>는 박용현 작가가 20여 명의 2~30대들과 진행한 8번의 강연을 묶어 책으로 펴낸 것인데,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인생의 자세에 관한 이야기다. 책 내용 중에 자신의 딸에게 했던 이야기를 인용한 부분이 꽤 있는데, 책 전체가 마치 자신의 딸에게 하는 이야기 같아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기억하는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었죠? 같은 걸 보고 127번째 셀에 집어넣는 사람이 있고 흘려보내는 사람이 있을 때, 본 것을 127번째 셀에 집어넣는 사람이 두 가지 측면에서 좋아요. 첫째, 더 창의적이고, 둘째, 더 행복하죠.
견(見)의 중요성을 딸에게 자주 이야기했었는데 딸아이는 지겹다고 했어요. 'Be Yourself'도 들을 만큼 들었다고 했죠. 딸아이에게는 새로운 게 없어서 그렇습니다.
<여덟 단어> 중에서
박웅현 작가가 이야기하는 인생을 살아갈 때 새겨 두어야 할 여덟 단어는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의 8 가지인데, 이 책 전체가 8장으로 하나하나 풀어주고 있다. 각각의 단어들의 가지는 의미도 좋지만 이 여덟 단어가 결구 한 방향으로 움직여 우리 삶을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느낌이 아주 좋다. 각각의 강연이 하나로 뭉쳐져 우리 삶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물론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인생이라는 게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인생은 몇 번의 강의, 몇 권의 책으로 변하지 않으니까요."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히려 강의 몇 번으로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 주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에게 와닿는 부분을 참조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강 ─자존(自尊) 당신 안의 별을 찾아서
2강 ─본질(本質)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3강 ─고전(古典) Classic, 그 견고한 영혼의 성(城)
4강 ─견(見) 이 단어의 대단함에 관하여
5강 ─현재(現在) 개처럼 살자
6강 ─권위(權威) 동의 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7강 ─소통(疏通)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
8강 ─인생(人生) 바람에 실려 가다 닿은 곳에 싹 틔우는 민들레 씨앗처럼
<여덟 단어> 중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인생을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젊은이들에게 종종 '꿈꾸지 마라'라고 이야기할 정도라고 한다. 인생을 기필코 무엇을 이뤄내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흘러가 보기도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충 살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꽉꽉 채우면 그날들이 모이고 쌓여 인생은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큰 꿈을 세워놓고 아등바등 그 목표만을 보며 하루하루를 지나치지 말고 그날 그날 성실하고 행복한 삶으로 채워나가면 자연스럽게 멋진 인생이 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영화 평론가 이동진 님이 자신의 책 <밤은 책이다>에서 쓴 표현을 인용하고 있는데, 꽤나 공감 가는 이야기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살고 싶다."라는 표현이다.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내 뜻대로 흘러간 인생이 꼭 제대로 산 삶은 아니다. 답은 모든 방향에 있으니, 순간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는 자신의 책 <밤은 책이다>에서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살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건 말 그대로 지혜입니다. 맞습니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인생은 되는대로 살아야 합니다. 성실하게 산 하루하루의 결과가 인생이 되는 겁니다.
<여덟 단어> 중에서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을 많이 하며 산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인생에 대한 깨달음이 담긴 책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기는 이야기 같은 느낌이라 와닿는 부분이 많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내 머리와 가슴속에 꽉 막혔던 부분이 도끼로 내려친 것처럼 쩍 갈라지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 모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