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과 노후를 동시에 챙기는 법
자녀 사교육비 지출 부담이 크다.
연금 외에 노후 자금 준비를 못하고 있다.
사교육에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나름 열심히 공부하는 자녀의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자녀의 성공에 목매기보다 가족 모두의 행복한 삶을 원한다.
혹시 이 중에 공감하는 항목이 있으신가요?
노후 빈곤을 다루는 프로그램에는 자녀 양육에 모든 돈을 쓰고 남은 것 없이 힘겹게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의 인터뷰가 나오곤 합니다. 안타깝게도 사랑해서 모든 걸 지원해준 자녀들은 커서 부모를 모른 체하는 불효를 저지릅니다.
소득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온 가족의 삶이 휘둘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기준 없는 지출은 한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 명의 성공을 위해 다른 가족이 희생하는 삶보다 가족 모두가 행복한 삶에 초점을 맞춰 삶을 설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행복한 노후 준비에 필수인 자녀의 교육 독립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저는 아이에게 자립심을 키워주는 방법으로 자녀 교육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신 노후 대비를 든든하게 하고 싶습니다. 나이 들어서 하나뿐인 아이에게 부모 양육의 부담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명문대에 진학시키고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주기 위해 돈을 끌어 쓰다 노후자금 마련을 못해 늙어서 아이가 주는 용돈에 기대야 하는 일이 생길까 봐 두렵습니다.
그보다는 꼭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쓰고 충분히 모아두었다가 아이가 결혼하거나 사회에서 큰돈이 필요할 때 척하고 내놓는 든든한 부모가 되길 원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너와 네 가족 잘 사는 것만 신경 쓰면 된다. 우리 걱정은 하지 마라.'라고 이야기할 만큼 경제력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런 삶을 살려면 얼마나 노후를 준비하고 얼마큼 자녀에 대한 투자를 제한해야 할까요?
2019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1만 원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큰 금액이 아니지만 이건 그야말로 평균일 뿐입니다. 서울 평균은 45.1만 원이라고 하니 학군에 따른 차이는 더 클 것 같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한 아이의 사교육비만 월 100만 원이란 말도 쉽게 들립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32만 원이 아이의 12년 교육기간 동안 매달 투입된다면 총 4,608만 원이 됩니다. 월 100만 원이라면 1억 4,4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 나옵니다.
여기서 끝이면 좋겠지만 대학 학자금도 따로 준비해야 하고 결혼자금도 준비해 주고 싶습니다.
아이가 사회생활을 빚으로 시작하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 우리 노후도 걱정이 됩니다. 요즘 평균 기대 수명이 부쩍 높아졌다는 말을 자주 듣거든요.
2019년 남자의 평균 기대수명은 80.3년, 여자는 86.3년이라고 합니다.
기대수명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를 보니 부부가 퇴직하고 2,30년은 거뜬하게 더 살 것 같습니다.
대략 얼마나 노후 자금이 필요할까요?
2019년 국민연금공단의 <국민 노후보장 패널조사>에 따르면 부부 기준 최소 및 적정 노후생활비(월평균)는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50세부터의 평균 생활비 조사 결과입니다.
최소 노후생활비 : 194.7만 원
적정 노후생활비 : 267.8만 원
50세부터 약 35년 간 최소 노후생활비로 생활한다면 8억 1,774만 원이 필요합니다. 아마 최소 노후생활비는 끼니 챙기고 병원에 다니며 돈 안 드는 문화생활을 즐기는 수준일 겁니다. 약 35년을 적정 노후생활비로 계산하면 11억 2,476만 원이 됩니다.
저는 나이 들어서 밥 직접 챙겨 먹고 무료 지하철만 타고 다니기보다 병원 갈 때 택시도 타고 친구를 만나면 맛있는 음식을 사 먹으며 카페에 앉아 차를 즐기고 싶습니다. 남편과 적당히 국내외 여행도 다닐 수 있길 바랍니다. 젊을 땐 시간이 없어서 미루던 여행을 시간은 넘쳐 나는데 돈이 없어서 못 가는 건 너무 슬플 것 같습니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어마어마한 노후 자금에 비하면 아이 사교육비는 미미해 보입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은 점점 자라나는 습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공부와 본인의 삶에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하면 모든 걸 떠먹여 줘야 합니다.
작은 사교육비로 시작한 돈이 유학비나 취업 준비 비용, 취미 생활비 등으로 아이와 함께 커집니다. 만약 취업에 실패하기라도 하면 성인이 된 아이의 생활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하라는 대로 따라 자란 아이는 일이 안 풀릴 경우 부모 말대로 따랐으니 그 결과도 책임지라고 평생 의존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당장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지출하는 것부터 경계하려고 합니다.
지금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아이는 아직 사교육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교과 관련 사교육에 한 해서는 아이가 특별히 필요하다고 원하지 않는 이상 도움 없이 혼자 공부하게 하고 싶습니다.
제가 10년 간 중학교 현장에서 만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춘 학생들에게는 사교육이 필수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공부하는 방법을 알고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지금부터 습관을 들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커서 혹시라도 사교육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는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투자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아이가 공부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 사회생활과 자기 관리까지 삶 전반에 걸쳐 독립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가는 글을 연재하려 합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거나 이미 경험하신 고민을 함께 나눠주실 분들께 계속 귀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투자 관점에서 보는 사교육비 지출에 대한 글로 만나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