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에디트 Oct 27. 2016

아무래도 우리한테 꼭 필요한 PC가 나온 것 같아

마이크로 소프트 서피스스튜디오 

Dear. Editor M


안녕. M. 나야. 못 만난 지 이틀이 되었구나. 잘 지내고 있니? 넌 요즘 좀 변했어. 정확히 말하면 네가 돈 관리를 시작한 시점부터 무서워졌지. ‘회사 카드’를 손에 쥐더니 나한테 권위적으로 굴더라? 카메라 렌즈 사달라고 했더니 그게 왜 필요하냐고 날 흘겨봤지. 우린 지금 35mm 렌즈 하나로 사진을 찍어.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너는 모르겠지. 타이트하게 찍어달라, 뒤를 날려달라. 요구하는 것도 많으면서. 그래, 뭐 그건 괜찮아.


난 지금 판교에서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어. 디에디트를 부양하기 위해서지. 그런데 말야, 잠이 너무 모자라. 그저께 밤에 영상 편집하느라 밤을 샜거든. 내 12인치 맥북의 작은 화면에 2개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을 얹어놓고 초 단위로 쪼개서 작업하다 보면 목이 굽을 것 같아. 헤헤. 특히 자막을 올릴 땐 파이널컷에 이런 메세지가 떠 “힘들다, 난 이제 꺼질꺼야” 그리고 프로그램이 종료되지. 그럼 파이널컷을 다시 열고, 다시 열고 또 다시 열어. 그러다보면 아침 해가 뜬단다? 이럴 때마다 넌 말하지. 나중에 아이맥 사줄테니 조금만 참으라고. 그건 마치 나중에 에르메스백 사줄테니 에코백 매고 다니라는 말처럼 얄궂게 들려.


내가 이렇게 길게 말하는 이유는 어젯밤에 들려온 흥미로운 소식 때문이야. 마이크로소프트가 뉴욕에서 이벤트를 열었어. 마이크로소프트라고 하면 너는 창문밖에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이 요즘 하드웨어 만들기에 푹 빠져있거든. 거기서 내가 좋은 걸 봤어. 눈이 반짝. 사진 보여줄까?


이거야. 이름은 서피스 스튜디오. 모니터 아니고 올인원 PC야. 네가 맨날 공수표 날리는 아이맥처럼. 그러니까 이거 하나만 사면 된다는 뜻이지. 예쁘지 않니? 두께가 12.5mm래. 숫자로 들으면 감이 안 오지? 아이맥보다 얇고, 세상에서 제일 얇은 올인원 PC래. 요즘은 너랑 나 빼곤 다 얇아지는 것 같아.


나 지금 너무 피곤해서 눕고 싶은데, 얘가 나 대신 발라당 누워버리네. 제로 그래비티 힌지를 이용하면 늠름하게 서 있던 PC를 바닥에 눕힐 수 있어. 마치 태블릿 거치 모드처럼 20도 각도로 고정되는데, 그림 그리기 딱 좋은 각도 아냐? 서피스 펜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 나한테 딱인 것 같아.


6세대 인텔 코어 i5/i7 프로세서를 지원하는데, 잘 모를 테니까 생략할게. 좋은 PC야. 제일 재밌는 건 따로 있어. 서피스 다이얼이라는 액세서리야. 이거 너무 멋져. 화면 위에 올려두면, 바로 인식돼. 그리고 이 다이얼을 한 손에 잡고 돌려주면 돼. 그럼 화면 속에서도 놀라운 일이 생긴다? 포토샵 창에서 사용하면 이미지를 회전 시키거나, 컬러 팔레트를 열어서 색상을 바꿀 수 있어. 선 굵기 조절 등 단계별 적용이 필요한 기능에 유용하겠다. 그치? 영상 편집할 때도 프레임 편집을 이걸로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한 입력 장치라 새로워. 아, 화면 스크롤링도 된다더라. 근데 그건 마우스 휠로 하는 게 더 편하겠지?


가격? 가격은 있잖아. 사양에 따라 조금 달라지지만 일단 2,999달러 부터래. 그리고 서피스 다이얼은 100달러. 이건 서피스 프로 시리즈나 서비스 북에서도 사용할 수 있대. M. 내 얘기 듣고 있니? 우리 둘 다 맥북만 쓰니까 윈도우 PC 하나 장만하자고 했었잖아. 왜 대답을 안하니…


기사 제보 및 제휴 문의 / hello@the-edit.co.kr


작가의 이전글 우리집에서 TV 보고 갈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