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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Nov 23. 2016

쇼핑하기 좋은 날, 블랙프라이데이 직구 체험기

직구는 나의 힘!

연말 is coming


연말이 왔다. 아주 가까이. 돈 쓰기 좋은 날이다. 밖이 많이 추우니 우리 안의 지름의 횃불을 높이 치켜들자. 내 비록 통장 잔고는 부족하나, 은혜로운 신카님이 날 보살펴주실거야.


사건의 발단은 이러하다. 연말을 맞아 에디터H에게 블프(블랙프라이데이)기사를 쓰겠다고 허세를 떨었다. 어떤 물건이든 가장 비싸고, 비합리적으로 사는 내가 말이다. 블프에는 다들 뭐든 싸게 산다던데, 이참에 나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하게 물건을 사봐야겠어. 아마 모든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할 거야.




1. 블프가 뭐라고?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시작되는 미국의 연중 최대 세일 행사를 말한다. 그런데 왜 블랙프라이데이냐, 일년 내내 적자였던 기업이 이때를 기점으로 적자(붉은잉크)가 아닌 흑자(검은 잉크)로 장부를 기입하는 데서 시작되었다는 게 정설이다.


미국은 아주 큰 나라다. 재고는 다 돈이다. 한 해 동안 팔고 남은 물건을 비싼 운송비와 인건비를 들여 쌓아두기보다는  ‘사장님이 미쳤어요.’ ‘눈물의 파격 세일’같은 대대적인 할인행사로 물건을 팔아치우는게 훨씬 큰 이득이다. 게다가 재고관리를 유통업체가 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제조업체가 직접 재고관리를 하기 때문에 아주 파격적인 할인까지 가능하다는 특수성도 있다. 이유가 어찌됐든 싸게 판다는데 우리야 개이득.


2016년 블랙프라이데이는 한국 시간으로 11월 25일(금) 오후 2시부터 11월 26일(토) 오후 5시까지다. 이번 주 금요일은 모니터 앞에서 대기 하는 걸로.




2. 블프를 놓쳤다고 슬퍼하지 말라,
우리에겐 사이버 먼데이가 있으니


만약 블프를 놓쳤다고 해도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블프 할인이 끝나면, 유통업체들이 온라인을 통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인다. 이것이 바로 ‘사이버 먼데이’다.


사실 블프의 파격할인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직구를 해야 하는 우리에겐 오히려 사이버 먼데이를 노려봄직하다.



3. 그래서 난 무엇을?



방금 난 무슨 일을 저지른거지…


그래, 난 결국 엉뚱한 것을 사고 말았다. 블프 맞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산 후기를 기대하고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는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 사실 블프기사를 쓰겠다고 호언장담한 순간부터 미국 아마존을 매일매일 들락거렸다. 베스트바이도가고, 심지어 폴로, 갭까지 갔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사고 싶은 게 없다.


몇 달을 가난뱅이로 살았더니 내 쇼핑 세포가 다 죽어버렸나 보다. 정말 열심히 찾았는데 이렇게 되어 아쉽다. 하지만, 사람이 신카를 뽑아 들었으면 뭐라도 사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이제 곧 지키지 못할 결심을 할 새해가 다가오고 하니, 가볍게 금연 결심이나 해볼까? 완벽한 금연은 안그래도 힘든 내 삶에 너무 잔인한 결심이고, 세미 금연 정도 되는 전자담배가 좋겠다!


결국 나의 선택은 미국 내 전자담배 판매 순위 2위에 빛나는 그린 스모크다.


[Green Smoke Pro Kit, 59.90달러]


내가 그린스모크를 선택한 이유


-더 이상 나에게 담뱃값은 사치다. 2017년엔 금연을 하자.
-무리한 금연은 몸이 놀랄 수 있으니 전자담배로 세미(semi)금연을 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고 골목에서 피리 부는 소녀가 되고 싶진 않다. 담배와 비슷하게 생긴걸 내놔.
-빨면 바로 반응한다. 온/오프 스위치 없는 간단함.
-세척하고, 리필하는 액상은 귀찮아. 걍 교체해서 쓸래.




4. 까짓것 해보자, 직구


그린스모크를 사기로 마음을 먹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문을 한다. 난 흡연 전문가니까 PRO KIT로 선택. 회원 가입을 하니 3달러 할인 쿠폰도 받았다.


[미국 내에서는 배송료도 없더라…]

배송 주소를 입력하려고 보니, 미국 내에서만 배송이 가능하단다. 과거에는 바로 보내주기도 한 모양인데 2015년 12월부터 정책이 바뀌었단다. 이런 fxxx! 이렇게 해외 배송이 안되는 경우엔 당황하지 말고(난 사실 짜증을 아주아주 많이 냈지만) 배송대행을 찾아야 한다.




5.여기서 잠깐
직구에는 세 종류가 있다. 직배, 배대, 구대



직배:


직접배송. 해외쇼핑몰이 바로 내 집까지 배송을 해주는 경우. 빠르고 쉽다. 당연히 우리집 주소는 영어로 작성해야 하는데 초록창에 ‘영문주소’를 치면 친절한 네이버가 우리 집 주소를 영어로 바꿔주니 참고하자.


배대:

해외 배송이 안되는 경우 배송대행을 해야 한다. 결제를 할 때, 내 주소를 배송대행업체 주소지(줄여서 배대지)로 입력한다. 그러면 배대지로 물건을 받아 그곳에서 나에게 다시 배송을 해주는 방식이다.


구대:


결제부터 배송까지 모두 대행해주는 시스템. 제일 간단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해외 사이트에서 영어를 읽어가며 스트레스받을 일은 없지만, 가격이 비싸다. 이럴 거면 굳이 왜…




6. 읏차! 배송대행을 해보자


그린스모크에서는 애석하게도 직배를 하지 않으니 배대를 해야 한다. 수많은 배대지 사이트가 있는데, 나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몰테일을 이용했다.



대부분의 배대지 사이트는 미국 내에서만 4군데 정도의 배대지 주소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우리는 또 하나의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아, 사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이다.


배대지를 선택할 때도 몇 가지 팁이 존재한다. 미국은 크다. 일단 1차적으로 물건이 배대지까지 도착해야 하니 구매한 물건이 출발할 물류창고에서 가장 가까운 배대지를 선택하는 것이 배송 기간을 줄이는 첫 번째 팁.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각 배대지별 특징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배대지 이렇게 고르자]


캘리포니아(CA):

캘리포니아는 부피에 따라 세금이 붙지 않는 곳이다. 따라서 TV, 소파, 캐리어처럼 부피나 큰 제품을 살 때 이용하는 것이 좋다.


뉴저지(NJ):

뉴저지는 신발과 의류에 텍스가 붙지 않는다. 같은 물건도 캘리포니아로 받아 공연히 돈을 더 내는 경우가 있으니 몸에 걸치는 것은 뉴저지로 받자.


델라웨어(DE):

델라웨어는 세일즈 텍스가 붙지 않는 면세 지역이다. 하지만 한국으로 오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직구할 때, 배송은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마음 편하다. 불안한 물건은 델라웨어로 보내자. 나도 그랬다.


오레곤(OR):

오레곤도 델라웨어처럼 세일즈 텍스가 붙지 않는다. 하지만 배대지가 그렇게 많지 않아, 가끔 배송비가 많이 붙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주의하자. 자, 배대지를 결정했으면 쇼핑몰의 배송 주소란에 선택한 배대지의 주소를 복사해서 붙여 넣으면 된다. 대부분의 배대지 사이트에서 미국식 주소 작성 방식에 맞춰 칸을 나눠놓았으니 컨트롤 C와 V만 잘하면 된다.



내가 물건을 산 사이트에 들어가서 주문번호와 상품명, 단가 그리고 검수를 위해 제품의 이미지까지 필요한 정보를 적어야 비로소 끝. 조금 귀찮지만 일단 한글로 설명이 되어 있으니까 성질은 덜 버릴 수 있다. 자,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배송을 기다리면 된다.


오늘은 여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내 손에 들어오면 치열한 리뷰로 다시 돌아오겠다. 그럼 여러분 모두 지르는 연말 되시길!


[배대지가 영어인줄 알았다는 우리 귀여운 H, 그리고 오늘도 멍청한 소비를 한 M 우리는 SPA 쇼핑이나 하는 H&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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