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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Mar 02. 2018

아이폰만으로 찍다

ShotoniPhone

안녕, 자칭 ‘아이포노그래퍼’ 에디터H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찍다(Shot on iPhone)’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로, 언젠가 내 사진도 애플의 광고 전광판에 실리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있다. 부지런히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ShotoniPhone을 추가하고 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왤까?


오늘은 아이폰의 새로운 캠페인을 보고 영감을 얻어, 아이폰X으로 셀카(selfie) 잘 찍는 법에 대한 팁을 정리해볼까 한다.


[Raiza Lopez / 미국 LA]

그나저나, 새로운 캠페인이 대체 뭐냐고? 3월 1일에 공개된 새로운 광고 사진들을 살펴보니 전-부 셀카다. 아이폰X의 전면 카메라가 주제인 모양이다.

[Nod Tatong / Bangkok]
[Nyamuoch Girwath / 미국 New York]
[Quincy Todd & Sandra McDaniels / 미국 LA]


전세계 다양한 사람들의 사진이 공개됐는데 정말 멋지다. 인물 사진 조명 기능을 이용해 배경을 어둡게 처리했다. 진짜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처럼 드라마틱한 무대 조명 효과가 인상적이다. 내가 찍으면 이렇게 안나와! 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텐데 그 이유는 잠시 후에 설명해드리겠다.


[Violette Alshin / 미국 LA]


새까맣게 아웃포커싱된 배경 덕분에 각 인물의 표정에 더 눈길이 간다. 전세계 다른 지역에서 촬영된 사진인데도 같은 스튜디오에 모여서 찍은 것처럼 보이는 것도 기묘한 경험이다.


[JungA Sunwoo / 대한민국 서울]


대부분이 미국 사용자들의 셀카였는데, 그중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띈다. 국내 아티스트인 선우정아의 셀카가 이번 캠페인 중 한 컷을 차지했다. 선우정아 특유의 독특한 메이크업과 몽환적인 매력이 잘 표현됐다. 이렇게 마주 보고 있으니 안녕이라고 인사라도 건네고 싶은 사진이다. TMI 하나 보태자면, 나는 그녀와 초등학교 동문이다. 오래전부터 아티스트로서의 멋진 행보를 응원해왔다. 이렇게 내 리뷰에 애정을 표할 날이 있어 반갑게 생각한다.


[Chevelle Shields / 미국 LA]


자, 남의 셀카를 잔뜩 구경했으니 이제 어떻게 찍는지 정리해보자. 준비물은 아이폰X과 나의 얼굴(혹은 함께 찍고 싶은 사람의 얼굴도) 뿐이다.


[Finlay Alshin & Violet Alshin / 미국 LA]


아이폰X은 전면 카메라에서 인물 사진 모드를 지원하는 유일한 아이폰이다. 인물 사진 모드는 인물 외의 요소는 흐릿한 배경처럼 아웃포커싱 해주는 사진을 말한다. 피사계 심도 효과라고 말하는데, 그냥 내 얼굴 빼고 전부다 흐릿하게 처리해서 나만 보게 만드는 촬영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배경이 너무 가까워서 심도 효과가 잘 표현되지 않은 예]


팁은 아주 간단하다. 화면에 표시되는 가이드를 잘 따르면 된다. 좀 더 뒤로 이동하라고 하면 팔을 쭉 뻗어보자. ‘자연 조명’이라는 표시에 노란불이 들어오고, 인물 주변부가 뿌옇게 처리되었다면 촬영 준비는 끝났다. 인물과 배경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DSLR처럼 드라마틱한 흐림 효과를 만들 수 있다. 벽에 딱 기대서 찍으면 그 효과를 만끽할 수 없단 얘기다.


또, 심도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흰색 벽이나 단색 벽보다는 컬러풀 하거나 복잡한 배경에서 촬영하는 게 좋다. 이건 전면 카메라의 인물 사진 모드는 물론이고, 후면 카메라로 촬영할 때도 적용되는 팁이다.


[오른쪽이 윤곽 조명 모드]


촬영 후에 사진이 조금 밋밋하다면, 인물 사진 조명 효과를 먹여보자. 배경이나 원본의 조명 상태에 따라 제대로 적용이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멋진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튜디오 조명 모드를 선택하면 실제로 그 앞에 조명을 친 것처럼 더 환해진다. 윤곽 조명 모드는 어두움과 밝음의 대립을 강조하는 기능이다. 잘 사용하면 컨투어링 메이크업을 한 것처럼 옆 턱을 깎아준다. 진짜다. 이걸 보시라. 안그래도 갸름한 에디터 기은의 얼굴이 윤곽 조명 모드로 더 갸름해진 게 보이시는지. 미묘하지만 비교해보면 느껴진다.


[Hayley Fredenburgh / 미국 LA]


그다음은 이번 캠페인에 사용된 무대 조명 모드인데 난이도가 좀 있다. 가장 멋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대신 승률이 떨어진달까? 원본 상에서 배경과 인물의 분리가 정확히 되어 있지 않으면, 무대 조명 효과가 이상하게 적용되기도 한다. 그럴 땐 대신 무대 조명 모노 모드를 써보자. 흑백 모드에선 약간의 허점은 가릴 수 있다.


[술 사진을 주로 찍는 나의 인물 사진 모드]


사실 나도 아이폰X 후면 카메라의 인물 사진 모드(라고 쓰고 음식 사진 모드라고 읽음)는 엄청나게 활용하고 있지만, 전면 카메라의 인물 사진 모드와는 섭섭한 관계였다. 왜냐면, 요즘 셀카를 잘 안 찍거든요. 게다가 아이폰X은 전면 카메라가 에누리 없이 사람을 찍어버려서 화면 속의 생생한 내 모습을 마주하기 힘들기도 하고.



근데 여기까지 쓰고 나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눈 밑의 주름과 화장기 없는 입술과 적나라한 표정이 노출되는 걸 두려워할까. 왜 민낯으로 카메라를 보고 활짝 웃지 못할까? 이 사진 속 사람들의 얼굴은 이렇게 자연스럽고 아름다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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