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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Feb 26. 2018

갤럭시 S9, 뭐가 달라졌을까?

안녕, 디에디트 독자 여러분. 바르셀로나에서 디에디트의 지령을 받고 삼성 언팩 취재를 마치고 온 특파원 Jay다. 스마트폰계의 거물, 갤럭시S 시리즈의 신제품이 공개됐다. 흥미로운 행사였다.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속속들이 살펴보면 많은 게 변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기존 음성에서 텍스트를 지나 비주얼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매일 100억개의 동영상이 전송되고 50억개의 이모지가 스마트폰을 통해 전송되는 세상이다. 물론 여전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사진이다. 이게 바로 삼성이 갤럭시S9의 카메라를 ‘재정의(The Camera. Reimagined.)’한 이유다.



이제 주인공이 등장할 차례다. 티저 영상에서 갤럭시S9의 카메라를 슬쩍 비추는 데 마치 DSLR 렌즈처럼 조리개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듀얼 조리개였다. S9의 카메라는 주변 환경에 따라 조리개를 F1.5에서 F2.4를 움직이며 사진을 찍는다. F1.5라니. 스마트폰에선 처음 보는 숫자다.



조리개가 갖는 의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저조도 상황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줄이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단 뜻이고, 다른 하나는 하드웨어를 통한 심도 조절을 제공해 불필요한 이미지 프로세싱을 줄이겠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렌더링을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리소스를 잡아먹지 않는다는 얘기다.



‘슈퍼-슬로우모션’은 초고속 이미지 프로세싱을 통해 초당 960프레임의 영상을 잡아낸다. 이건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영상으로 확인.



경쟁사와 다른점은 거꾸로 재생도 가능하고 슈퍼 슬로우모션으로 찍은 영상을 잠금화면으로 설정해 배경화면으로 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왼쪽부터 갤럭시S9 / 갤럭시S9+ / 아이폰X]

참고로 갤럭시S9의 화면은 5.8인치, 갤럭시S9+의 화면은 6.2인치다. 화면 크기 외에도 플러스 모델에만 2배 줌 카메라와 6GB RAM의 특혜(?)를 적용했다.



가장 궁금했던 건 역시 이름조차 몰랐던 ‘AR 이모지’다. 참고로 얼굴 인식을 위한 장치의 이름은 ‘아이리스 스캐너’다.



방법은 경쟁사 보다 조금 더 간단하다. 인식을 높이기 위해 안경을 벗고 얼굴을 잠시 비춘다. 5초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내 얼굴을 본뜬 3D 캐릭터가 나타난다. 경쟁사처럼 동물이나 형이상학적 캐릭터를 통해 나의 자존감을 떨어트릴 이유가 없다.



좀 더 효과적인 결과를 위해서였을까. 성별은 얼굴 설정을 할 때 미리 결정해야 한다. 이후 헤어스타일, 안경, 옷 등을 선택해 개인화 과정을 거치면 자동으로 나만의 이모티콘이 만들어진다. 이제 카톡 라이언이 부럽지 않다. 또한 디즈니와 계약해 미키마우스 캐릭터로 변신도 가능하다.



지연 시간은 거의 느끼기 힘들 정도로 짧다. 처음 캐릭터를 생성할 때 시간이 걸릴 뿐 그 이후엔 기본 골격에 매핑을 하는 과정만을 거치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동작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나만의 AR 이모지를 이용한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페이스북에 가상의 VR 캐릭터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열어 놓은 것. 삼성은 이번 갤럭시S9을 통해 VR로 가는 길까지 미리 열어놨다.



그 다음은 삼성의 인공지능, 빅스비다. 구글 워드렌즈 기능을 지원한다. 아직까지 지원하는 언어가 많지는 않지만 이건 절대적으로 구글의 의지(?)에 달려있는 문제다.



아직까지 먼 세상 이야기 같은 인공지능 기능보다 한결 쉽고 현실적인 지점에 집중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사진을 찍으면 음식명과 칼로리가 뜨는 ‘푸드 기능’을 카메라에 이식했다. 수십만 장의 음식 사진을 머신러닝해 음식을 인식하도록 한 것. 쇼핑과의 연동도 있다.


삼성페이는 그들의 생태계 확장을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찍은 민낯 셀카가 있다면, 립스틱부터 아이섀도까지 화장에 필요한 모든 경우의 수를 AR을 통해 합성해 제안한다. 물론 그런 꽃단장을 위해 필요한 관련 뷰티 아이템 쇼핑까지 가능하다. 필요하면 곧장 삼성페이로 결제해 주문하면 된다.


인공지능이 쇼핑을 쉽게 만들어 준다니. ‘사는 재미가 없으면 사는 재미라도’가 모토인 디에디트에 최적화된 기술 아닌가. 물론 모든 갤럭시 기기가 이런 수혜를 받지는 못한다. AR코어는 갤럭시S7부터 지원하니까.



그 다음은 사운드다. 삼성전자가 9조원을 들여 인수한 하만의 사운드 브랜드, AKG가 이번 갤럭시 S9의 소리를 도맡았다.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는 모바일 환경에서도 시네마틱 사운드를 재현하기 위해 최적화된 기술이다. 그동안 모노 스피커를 고수해 아쉬웠던 요소가 드디어 개선된 셈이다. 게다가 돌비 애트머스까지 지원한다. 최신 극장에서나 구현되는 사운드 기술이다. 갤럭시S 시리즈의 이전 사용자들이 크게 환영할 만한 요소다. 사운드 경험을 완전히 바꿔버릴 테니까.



몇 년 전만 해도 스펙 자랑이 장황하게 이어지던 삼성의 언팩의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이미 스마트’폰’이라는 기준이 모호해졌다는 뜻이다. 더 이상 어떤 칩이 들어갔고, 얼마나 빠른지는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 이제 스마트폰의 역할이 커뮤니케이션에서 커넥트로 바뀌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과거 스마트폰이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써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장치였다면, 이제는 사람과 기기 나아가서는 삶까지 연결하는 장치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너무 거창하다고? 동시에 플래그십 모델로서의 상징성도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뜻이니 ‘기기 자체’ 보다는 ‘의도’를 읽어야 할 타이밍이란 얘기다.


마지막으로 아이폰X과 비교해봤을 때 디자인은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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