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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Mar 27. 2018

내 낡은 서랍 속의 웹툰

정주행하기 좋은 오래된 웹툰 5가지

디에디트엔 웹툰을 사랑하는 두 여자가 있다. 에디터H와 막내인 나. 나도 만만찮은 덕후라 에디터 H가 본 웹툰도 보고 또 에디터 H가 보지 않는 웹툰도 본다. 로맨스부터 병맛, 스릴러, SF까지 안 보는 웹툰이 없다. 그리고 자신있게 말하자면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은 정주행이다. (덴마는 너무 긴 나머지 세 번밖에 못했다. 아쉽) 모든 게 무료해질 때면 봤던 웹툰을 다시 보며 익숙한 즐거움을 찾는다. 이를 위해 좋아하는 웹툰의 단행본을 사모으고 즐겨찾기 해두며, 유료화된 것은 결제해 완벽하게 소장해뒀다.


그래서 오늘 주제는 이름하여 내 낡은 서랍 속의 웹툰. 주로 더 자주 정주행하는 이들을 소개한다. 높은 확률로 새벽에 꺼내 보곤 하는데 여러분도 함께 즐겨줬으면 해서. 길이가 길지 않은 데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혼자 보기 외롭다. 그래. 사실 이게 목적이다.



TITLE 사랑의 외계인
TYPE 네이버
GENRE 추리 로맨스 / 처절한데 담백한 로맨스 추리 농촌 SF


추리였다가 로맨스였다가 SF였다가 다 하는 웹툰으로 잠이 안 오는 새벽 여름에 보기 좋다. 담담하게 쫄깃하고 적당히 박진감 넘친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오염된 행성을 폭탄으로 처리하는 일을 하는 외계인 ‘이이’는 지구에 시한폭탄을 심어달란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지구엔 사람이 살고 있었고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은 파괴하지 않는 이이는 설치한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 지구로 내려온다. 아뿔싸! 그 폭탄이 하필 ‘김삼수’의 머릿속에 설치되어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간다. 그러니까 외계인이 지구인에게 폭탄을 심었는데 지구인이 그로 인해 초능력이 생겼고 이후 벌어지는 일과 흑막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모든 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행성을 파괴하는 외계인보다 외계인의 존재조차 몰랐던 지구인이 더 똑똑하게 나오는데, 솔직히 그 모습이 짜릿하다. 우리 ‘김삼수’ 아주 똑똑해.




TITLE 길에서 만나다
TYPE 네이버
GENRE 드라마 / 매화 명언이 나오니까 어찌 보면 띵언 모음집(?)


데뷔하지 못한 영화 시나리오 작가 ‘희수’는 고민이 생길 때마다 서울 곳곳을 걷는다. 그리고 그를 찍고 싶다며 갑작스레 나타난 ‘미키’와 친해져 이 둘은 함께 걷는 사이가 된다. <길에서 만나다>는 이 둘의 대화를 엿보는 재미가 있다. 어느 날은 함께 즐겁다가도 어느 날은 새벽녘의 센치함을 느끼며 오락가락할 수 있는 웹툰이다.



“서울에 20년 넘게 살면서 남산에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건, 아마 늘 눈앞에 보였기 때문일 거야” 가깝지만 먼 남산타워를 오르는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남산타워에 와있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그랬다. 자주 왔던 공간인데 괜히 특별해 보이고 달라 보여 또가고 싶더라.


이글을 보고 있는 당신이 이 웹툰을 꼭 봤으면 좋겠다. 비유하고 싶은 공간이 이 웹툰 속에 존재하는데 아무도 모를까 봐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게 뭐냐고? 아무도 안 물어봤지만 말하자면 카페 ‘길만’이다. 심야식당처럼 아늑하고 여유로운 공간으로 힘들 때 찾아가고픈 그런 곳이다. “밥을 먹어야 가서 또 싸우지!” 까칠한 위로를 건네주는 점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꼭 보시길. 15화까지 무료이며, 그 이후부터는 결제가 필요하다. 난 너무 좋은 나머지 단행본까지 샀다.



TITLE 올해의 벚꽃도 함께
TYPE 네이버
GENRE 로맨스 학원 청춘 멜로 / 짝사랑 많이 해본 사람에겐 공포(?)


봄이 오고 있다. 봄 노래가 장범준의 ‘벚꽃엔딩’이라면 봄 웹툰은 바로 이거. 벚꽃 필 때 마다 떠오른다. 풋풋한 남학생과 여학생이 나와 모두가 한번쯤 겪어 봤을(?) 청춘의 사랑 이야기를 표현했다. 벚꽃이 피고 지는 시기 만큼이나 짧은 웹툰으로 7화가 끝이다. 보다보면 참 설렌다. 설렘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올해의 벚꽃도 함께>라고 대답할 것.



TITLE 얼룩말
TYPE 네이버
GENRE 드라마 / 읽다보면 주인공과 함께 성장하게 되는 성장툰


자신이 뭘 해야할지 고민하는 백수와 그의 룸메이트의 성장 만화다. 남의 눈을 의식해 실제와 다른 ‘나’를 연기하며 사는 사람,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등장해 각자의 입장을 대변한다. 보다 보면 나를 투영해 볼 수 있는 캐릭터들로 이뤄져있다. 그들의 고민은 언젠가 내가 해봤던 고민들이며, 나도 꼭 한번씩 겪어 본 적 있는 상황이니까.


작가의 참고자료가 무려 <역사란 무엇인가>E.H 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한나 아렌트,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프리드리히 니체다. 이것은 아주 고민하고 그렸다는 얘기. “사람일 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도 비슷한 게 많거든요”라는 웹툰 속 대사에서 볼 수 있듯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고민을 아주아주 현명하게 표현했다. 아, 그렇다고 해서 무겁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고 적절한 개그가 섞여 깔깔 웃을 수도 있는 웹툰이다. 정주행을 해도 해도 질리지 않으니 고민이 많을 때 보면 좋겠다.



TITLE 나는 너를 보았다
TYPE 네이버
GENRE 스릴러 공포 미스테리


위의 웹툰이 서정적이고 감성적이었다면 이번엔 정 반대. 의문의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가 사건을 파헤치면서 전개되며 발랄함 따윈 없고 오롯이 무거움만 있는 만화다.


내가 웹툰을 즐겨보는 이유는 떡밥을 뿌리고 이걸 수습하는 과정이 아주 스릴 넘치기 때문이다. 스쳐 지나갔던 사소한 컷 하나에 복선이 숨겨져 있고 또 클라이막스에서 그 복선이 풀리는 것을 보다 보면 아주 꿀잼이다. <나는 너를 보았다>는 컷마다 이런 복선들이 숨어있다. 기왕이면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한 번에 몰아보기를 권한다. 끝에 모든 미스테리와 연결고리가 풀리고 소름이 몰려오니까. 여운이 오지는 작품. 4화까지만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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