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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Apr 30. 2018

미세먼지 보다 내게 더 와닿는 건 갑갑한 실내 공기다

환기청정기비채

안녕, 디에디트의 일등 출근러 에디터 M이다. 아마 매일 딱 십분씩만 지각하는 에디터H는 이해하지 못할거다. 아니, 입을 삐쭉 내밀며 나를 변태라고 조롱하겠지. 아직 아무도 없는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갈 때의 쾌감이란! 전날 야근의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사무실을 “띠롱”하는 경비 해제 알람으로 깨운 뒤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는 일은 퍽 즐겁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에디터H는 매일 아침마다 미세미세앱을 확인한다. 출근하자마자 활짝 열려있는 창문과 새빨간 불을 밝히고 있는 공기청정기를 번갈아 쳐다보곤 당장에 소리친다. “창문 닫아! 오늘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한데!”



환기와 공기청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디에디트 사무실에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물건이 왔다. 그래, 어쩌면 이건 우리 둘을 모두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지 몰라. 하츠의 환기청정기 비채. 오늘은 이 제품 이야기를 해보자.



하츠(Haatz)라는 브랜드가 생소한 사람도 있을 거다. 하츠는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 아주 많은 브랜드다. 80년대부터 주방 후드를 만들어왔다. 위윙 소리를 내며 생선냄새와 고기냄새를 잡아 주는 그거 말이다. 여러분은 몰라도 어머니는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환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브랜드가 환기청정기라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 건 꽤 적절한 수순으로 보인다. 


디에디트 사무실에 비채가 도착했다. 초미세먼지가 워낙 심해 모닝콜처럼 재난 문자가 쏟아지는 어느 봄날이었다. 에디터H가 택배 기사님을 맞으러 버선발로 달려나갔다.



비채는 환기와 공기청정을 모두 다 할 수 있는 2 in 1 제품이다. 평소에는 일반적인 공기청정기처럼 사용하다 환기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창문과 연결된 환기덕트(굴절호스)를 통해 실내 공기를 환기 시킬 수 있다.


환기청정기라는 제품은 새롭고도 생소하다. 나 역시 직접 설치해보기 전까지는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설치 과정 부터 간단하게 설명드리겠다. 창문에 패널을 연결해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환기청정기 비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밀고 닫히는 미닫이 창이 필요하다. 슬라이드 패널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는 창문의 높이인데, 창문의 높이가 1.3m에서 1.6m 혹은 1.9m에서 2.4m 사이어야 한다. 글로 쓰니 까다로워 보일 수 있지만, 일반적인 가정집의 방이나 혹은 거실의 통창 정도는 충분히 포용할 수 있는 조건이다.


디에디트 사무실의 자랑 중 하나가 바로 채광이 끝내 준다는 거다. 사무실로 계약하게 된 일등공신이 바로 3면을 차지하고 있는 큰 이중창 아니던가. 덕분에 비채를 설치하는데 별 무리 없었다.


[미션! 비채를 조립해라. 생각보다 금방 할 수 있다]

일단 설치를 시작해 보자. 우리처럼 이중창인 경우 패널을 어디에 설치해야하는지 헷갈릴 수 있다. 솔직히 내가 그랬다. 이 경우 안쪽 창에 연결하는 것이 맞다. 사용하지 않을 땐 바깥쪽 창을 닫아 둘 수 있으니까.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창문에 패널을 고정한 뒤,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가느다란 실링재를 크기에 맞게 잘라 부착한다. 그리고 환기 덕트를 패널과 비채 본체와 연결해주면 끝.


놀라운 점은 리뷰를 위해 서칭을 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DIY로 환기청정기를 만들어서 쓰고 있더라는 점이다.방법은 놀랍도록 창의적이고 정성스러웠다. 창문을 뚫고 선풍기에 필터를 붙여 공기청정기와 호스로 연결한다. 다들 어쩜 이렇게 부지런할까. 미세먼지 마스크를 사기위해 유난을 떨었던 내가 미련하게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생존을 위해 이렇게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이 시대가 조금 서글프더라.



설치가 끝났다. 길고 늘씬하며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다. 기존에 우리 사무실에 있던 공기청정기는 블랙이었는데 확실히 화이트라 그런지 화사하고 청순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공기가 깨끗해진 느낌이다. 사무실의 공기가 얼마나 탁했던지 비채를 틀자마자 위잉 소리를 내며 열심히 일을 하기 시작한다.


공기가 좋지 않을 때, 최대 풍량으로 가동했더니 처음엔 소리가 좀 크다고 느껴졌다. 소리에 예민하다면 조금 신경쓰일 수 있는 정도다. 실내 공기뿐만 아니라 외부의 공기까지 깨끗하게 걸러내기 때문이다. 난 아침마다 일단 최대 풍량으로 켜서 공기를 정화 시킨 뒤 어느 정도 환기가 된 것 같으면 풍량을 줄여 사용했다.



전면을 통해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이고, 뒤쪽의 환기덕트를 통해 들어 온 외부 공기도 깨끗하게 필터링해준다. 깨끗한 공기는 상단에서 뿜어져 나온다. 위에서 나오는 공기가 깨끗하다는 말을 듣고 에디터H가 자꾸 머리를 들이민다. 바보같다고 생각하면서 나도 해봤다. 머리카락이 마구 나부끼는데, 어쩐지 이효리처럼 섹시해진 기분이기도 하고. 기분 탓인지 숨이 확 트이는 것 같다.



제법 강력한 풍량을 쏘아대는 원리도 알아봤다. 일반적인 공기청정기는 팬모터가  1개인데, 이 제품은 무려 2개다. 외부 공기를 걸러 더 강력하게 환기해줄 수 있도록 하는 환기청정 팬모터가 별도로 내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 덕분에 오염된 실내 공기가 산뜻한 공기로 물갈이 되는데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심지어 이건 디에디트 사무실 크기보다 더 큰 30평대 아파트 거실을 기준으로 한 결과라고.



상단의 LED 램프는 초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4가지 컬러로 표시해주기 때문에 멀리서도 한 눈에 사무실 공기 오염도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더라.


매우 나쁨을 의미하는 빨간등은 딱 한 번 봤는데 내가 사무실에 좋은 기운을 불러오겠다고 인센스를 피웠을 때였다. 불을 붙인지 3초 정도 지났을까. 에디터H가 나의 만행을 고발하겠다며 가져온 초미세먼지 측정기의 수치가 20㎍/㎥에서 순식간에 300㎍/㎥까지 치솟았다. 당장 비채를 작동 시켰다. 얌전하던 비채가 갑자기 부웅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언제나 푸른빛을 띠던 LED 램프도 새빨갛게 변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흥분하던 비채가 점점 평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5분 정도 지나고 램프의 불도 오렌지색에서 보통을 의미하는 초록색으로 변했다. 믿음직스러운 순간이었다. 인센스는 얌전히 가방에 넣어 다시 집에 가져갔다. 인센스의 공격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비채의 든든한 모습이 궁금하다면, 리뷰 제일 아래 영상을 확인해 보자.



초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감지하는 센서는 옆쪽에 있다.



디스플레이도 상당히 직관적이다. 사실 뭘 조작하는 걸 귀찮아 하기 때문에 일반적일 때는 스마트 자동운전 기능을 선호한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모두 감지해 알아서 풍량을 조절하고 공기질을 관리해준다.



조명을 끄고 조용히 잠을 자는 취침 모드도 있다. 비채가 잠을 자는 동안 비나 눈이 와서 환기덕트를 통해 물이 흘러들어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이 모드는 환기덕트를 본체와 분리해야지만 작동한다. 여러 사용 환경과 변수에 대비한 디테일이다.


[공기중에 이산화탄소 양이 증가하면 이렇게 빨간 경고등이 뜨고 외기연결 버튼이 깜빡여 환기가 필요한 시점을 알려준다]

오후 3시, 사무실 창문으로 해가 길게 떨어질 때쯤이면 졸음이 몰려온다. 우리 사무실은 세 명이 일하기엔 꽤 넓은 편이지만, 창문을 꽁꽁 닫고 건조한 타이핑 소리만 울려 퍼지는 이맘때가 되면 정신이 아득해지고 눈꺼풀은 자꾸 무거워 진다. 난 이게 다 이산화탄소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에디터H는 그냥 네가 하루종일 졸린 거라고 구박하더라.



여러분, 바로 이때가 환기청정기 비채가 필요한 순간이다. 테이블 근처에 있던 소파를 비채 근처로 옮기고 노트북을 무릎에 올려두고 일을 하기 시작한다. 기분탓일 수도 있겠지만 깨끗한 공기에 가까이 있으니 집중력이 높아지고, 능률이 오른다. 타닥타닥. 손놀림도 가볍다. 실제로 이산화탄소 측정기를 사용해보니 비채를 켜두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산화탄소 수치가 눈에 띄게 내려간다. 신선한 산소도 공급해 준다고.



사용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장점은 환기를 할 때마다 불편하고 신경 쓰였던 점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됐다는 거다. 우리 사무실 바로 옆으로 큰 도로가 지나가기 때문에 환기를 위해 창을 열 때마다 소음때문에 정신이 산만하다.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미세먼지보다 붕붕거리며 도로를 지나가는 자동차 소음이 더 큰 스트레스였다. 바깥 소리를 차단한 채로 환기를 시킬 수 있다는 건 전에 없던 쾌적함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퀴가 있었다면 이동이 조금 더 수월했을 것 같다. 무겁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돌돌 끌고 다닐 수 없다는 건 좀 아쉽더라.


리뷰 끝에 이런 말 하긴 좀 뭐하지만, 솔직히 난 미세먼지에 둔감했다. 물론 심각하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한다. 뉴스나 여기저기서 하도 말이 많으니까. 하지만 나에게 초미세먼지는 남극의 빙하가 매일 녹고 있다는 말처럼 일상에서 멀게 느껴졌단 얘기다.



초미세먼지 보다 나에게 더 와닿는 건 갑갑한 실내 공기다. 공기청정기만으로는 우리가 내쉬는 이산화탄소나 질소 등 가스성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없다. 환기는 중요하다. 당신이 H와 M처럼 공기청정과 환기를 모두 신경쓰는 사람이라면, 이 낯설지만 흥미로운 녀석을 추천해 주고 싶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제 우리는 더이상 창문을 여는 일로 싸우지 않고 디에디트 사무실엔 청량한 평화가 찾아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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