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추천 리스트
등산 후 막걸리 마시기가 우리 아빠의 취미라면 마라톤 후 밥 맛있게 먹기는 내 취미다. 최근 마라톤에 빠졌다. 나를 꾸준히 운동시키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아뿔싸, 이게 꽤나 재밌어 고스란히 취미로 남은 것이다. 물론 내게 마라토너의 싹이 보이는 이유도 크다. 처음 출전한 10KM 마라톤을 58분으로 완주했다. 여성 1위가 42분대였으니 이 정도면 내년 쯤엔 상금을 노려도 되지 않을까? 자만이 코끝까지 차 흥분되기 시작했다.
몰랐는데 세상에는 주말마다 다양한 마라톤이 열린다. 간 김에 경치도 구경하고 먹고 마실 수(?) 있는 경기도 가득하더라. 자, 신나게 놀다 올 수 있는 축제 같은 마라톤을 찾아왔어요. 함께 뛰실 분?
왜 그런 것 있잖아요. 새 카메라 살 때 AF가 빠르니, 화질이 좋으니 사야 할 이유를 나열하지만, 솔직히 그냥 사고 싶어서 사는 거잖아요? 저도 그렇습니다. 본격 제주도 놀러 가고 싶어서 찾아본 제주도 마라톤. 월정해변을 핫둘핫둘 달리며 제주의 향을 맡을 수 있다. 바닷가라 땅의 높고 낮음이 제각각이다. 순탄하지 못한 코스인 만큼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마라톤의 묘미는 이른 아침 레이스를 끝내고 뿌듯한 마음으로 노는 것이니까, 가는 김에 제주 관광코스도 짜면 최고!
제주국제관광마라톤축제
일정 5월 27일(일)
접수기한 5월 06일(일)까지
코스 full/half/10K
가격 2만원(10K 기준)
매년 온몸에 머드를 바른 TV 속 외국인들을 보며 나도 꼭 한번 머드축제를 가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때가 왔지. 마라톤도 하고 머드체험도 할 좋은 기회다. 아, 정확히 말하면 보령머드축제는 7월 13일이라 일정이 겹치지 않는다. 오해 말자. 다만 보령머드임해 마라톤에서 머드체험존을 만들어, 경기가 끝난 뒤 즐길 수 있다.
상금도 있다. 10K 1위는 30만원인데 5위까지 챙겨준다. 5위는 비록 5만원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정말 상냥한 게 아닌가. 올해 에디터 기은이 방문할 확률 90%. 얼마나 짜릿할까? 흐흥, 생각만 해도 신난다.
제17회 보령머드임해 마라톤
일정 6월 23일(토)
접수기한 6월 06일(수)까지
코스 full/half/10K/6K
가격 3만원(10K 기준)
오래전 컬러런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다. 도착하는 사람들에게 컬러 파우더를 뿌리는 것이 내 임무였는데 그들 속에 섞이고 싶어 안달 났더랬지. 빨강, 노랑, 초록, 형형색색의 컬러파우더들이 섞이면 빌런 같은 색을 띠긴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가루를 맡고 있노라면 세상이 나를 환호해주는 기분이 들어 재밌다.
COLORACE
일정 6월 23일(토)
접수기한 5월 11일(금)부터
코스 미정
가격 4만원
치사율 100%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탈출하기 위해 질주한다는 컨셉의 마라톤이다. 감시팀을 피해 달리는 코스, 감시팀과 대치하여 함성을 질러야 통과하는 코스, 휴식 코스,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코스 등 이벤트가 다양하다. 계속 지루하지 않게 달릴 수 있겠다. 탈출이 끝난 후(?) EDM 페스티벌과 애프터 파티도 열린다 하니 여름 페스티벌로 딱이다. 위치도 딱 좋다. 부산! 열심히 뛰고 회도 먹고 대선 소주도 마시고 돌아오면 환상적! 크~
더 바이러스 : 코드네임 플루
일정 6월 30일(토)
접수기한 6월 15일(금)까지
코스 3K
가격 5만원
야행성인 내게 정말 딱 들어맞는 마라톤이다. 저녁 8시부터 뛸 수 있어 느긋하게 여름밤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여름밤엔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노을지는 한강을 바라보며 달린다는 사실 만으로도 벌써 로맨틱하고 말이다.
함께 할 친구를 구해 반드시 가리라.
일정 7월 28일(토)
접수기한 7월 15일(일)까지
코스 full/25K/15K
가격 3만원(15K 기준)
이 외에도 특색있는 마라톤이 많았으나 아쉽게도 신청 기간이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마라톤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데, 눈독들인 마라톤을 놓치는 불상사가 없도록 신청 기간을 상시 체크해야 겠다.
내 새로운 취미는 아주 완벽하다. 건강하고 즐겁고 부담 없다. 힘들면 걸어도 그 나름대로 좋다. 이 스포츠는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완주하는 것 만으로 박수를 받을 수 있으니까. 피니시 지점을 통과하면 알 수 없는 뭉클함이 날 위로해준다. 정확히 무엇이 날 위로해주는지 표현하긴 어려우나 눈 딱 감고 달리기 시작하면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건 팩트다. 올해를 달리기로 채워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