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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Jun 04. 2018

포르투갈 번화가에서 G7을 들고 리뷰를 찍었다.

G7 ThinQ

새로운 스마트폰을 빨리 써보고, 리뷰하는 건 몇 번을 해도 두근거리는 일이다. 사람들의 손을 가장 많이 타고 생활에 깊게 관여하는 제품이라 그렇다. 오늘은 G7 ThinQ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이번 리뷰는 조금 더 특별했다. 낯선 도시, 포르투에서 박스를 뜯었으니까.



LG 특유의 익숙한 검은 박스를 여니 G7 ThinQ가 곱게 누워있다. 예쁘다. 실물이 훨씬 예쁜 제품이다. 컬러, 광택, 그립감 면에서 세심하게 다듬어진 모습인데 사진에선 이런 느낌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아쉽다.



컬러 이름이 어려워서 말할 때마다 버벅거리는데, 국내에 출시된 건 라즈베리 로즈, 뉴 모로칸 블루, 뉴 오로라 블랙의 3가지 컬러. 핑크빛 라즈베리 로즈는 원래 좋아하는 색이다. 완벽한 핑크도 아니고, 퍼플도 아니고, 하여튼 곱다. 부족한 표현력을 비주얼로 커버하기 위해 최대한 실물에 가까운 느낌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사실 이번엔 블랙이 제일 예쁘다. 컬러를 깊어보이게 하는 코팅 덕분에 평면적인 컬러가 아니라 겹겹이 여러 색을 품은 듯한 입체적인 블랙으로 표현됐다. 비춰보는 불빛에 따라 블루 블랙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음에 든다. 물론 손만 대도 지문이 묻는 소재이기도 하지만.


사진을 예쁘게 찍고 싶은 마음에 티셔츠 아랫단으로 반질반질하게 닦았다. 패키지 안에 화면 닦는 용도의 융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디자인은 합격이다. 대단한 개성이나 아이덴티티가 묻어나진 않지만 잘 다듬어졌고, 완성도가 높다.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가 모든 군더더기를 없애는 방향으로 흘러간지는 오래다. G7 ThinQ도 마찬가지다. 전면 후면에 모난 부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디스플레이 역시 극단적인 베젤리스를 택했다. 그 과정에서 화면 상단 양끝이 치고 올라간 형태의 노치 디자인이 들어갔다.


개인적으론 이미 노치 디스플레이에 익숙해져서인지, 이 디자인의 심미적 호불호에 대해 둔감해진 바다. 오히려 미래적인 디자인 트렌드로 보인다.



LG전자는 G7 ThinQ의 상단 디스플레이를 ‘뉴 세컨드 스크린’이라고 칭했다. 사라졌던 세컨드 스크린의 부활을 뜻하는 네이밍이다. 입에 익는 명칭은 아니지만, 일단 설정 기능을 살펴보자. 상당히 소비자의 눈치를 많이 봤다. 이 디스플레이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상단 바에 컬러를 채워넣어서 눈에 띄지 않게 블랙 디스플레이로 설정하고 알림 아이콘 들만 표시할 수 있다. 다양한 컬러 옵션과 앱 기본 색상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내 취향은 아니지만)자줏빛 그라데이션 컬러 색상이 재밌다. 노치 부분에 검은색 그라데이션을 적용해 가운데 부분의 화면이 잘려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사소하지만 세심히 신경쓴 요소다. 심지어 앱 모서리의 곡률도 만질 수 있다. 설정의 자유도가 높은 점은 칭찬하고 싶다.



설정 기능이 나온 김에 한 가지 사소한 기능만 더 언급하고 넘어가자면, LG 스마트폰에서 좌측 볼륨 버튼을 조작하면 소리 별 볼륨을 각각 조절할 수 있도록 표시되는 게 참 좋더라. 벨소리, 알림 소리, 터치 및 효과음 등의 볼륨을 한 화면에서 쉽게 만질 수 있다.



아이폰X의 경우는 유튜브 등의 앱에서 영상을 전체 화면으로 볼때 노치 디스플레이 부분이 ‘E’ 형태로 잘리게 되지만, G7 ThinQ는 전체 화면으로 두고 화면을 확대해도 영상이 노치 영역을 넘어가지 않게 설정돼 있다. 여러모로 노치 디자인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다. 다만, 그만큼 디스플레이 상단의 좌우가 나뉘어 있는 화면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 좀 더 다양한 인터페이스가 응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디스플레이의 또 다른 특징은 밝기. 화면 최대 밝기가 엄청나다. 내가 지내는 도시는 태양이 정말 세다. 선글라스 없인 걷기 힘들 정도다. 한낮의 포르투 길거리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본다는 건 숨은그림찾기나 마찬가지다. 어제는 스마트폰 여행 영상을 찍어보겠다고 욕심을 내며, 모바일 짐벌과 G7 ThinQ만 챙겨서 외출했는데 쉽지 않더라. 오후 2~3시 무렵엔 해가 사람 잡을듯이 이글거리기 때문에 아무리 밝기를 올려도 스마트폰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카톡 하나 읽기 어려울 정도니, 구도를 잡아 영상을 촬영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



이럴 때 부스트 모드를 쓰면 눈이 탁 트이는 것 같다. G7 ThinQ 디스플레이의 기본 최대 밝기는 700 니트 정도다. 보통 스마트폰 화면 밝기가 500~600 니트 정도임을 감안하면 이 역시 밝은 편이다. 하지만 부스트 모드를 활용하면, 최대 3분 동안 1,000 니트의 휘도를 구현할 수 있다.


처음엔 이 부스트 모드를 대체 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3분 정도만 사용할 수 있는 일시적 최대 밝기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 불신에서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니 정말 유용하다. 일단 1,000 니트의 밝기는 실내에선 불필요하다. 디스플레이를 조명 대신 쓸 생각이 아니라면 너무 밝아서 눈이 시릴 정도다. 부스트 모드는 야외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위한 최소한의 시인성이 확보되지 않을 때, ‘빵!’하고 터트리듯 밝기를 폭발(?)시키는 그런 느낌이다.



하루동안 포르투 곳곳을 돌아다니며 관광객 모드로 풍경을 촬영했다. 해질녘까지는 부스트 모드를 수시로 사용했다.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 1,000 니트의 화면은 정말 비현실적일 정도로 밝다.



주로 영상을 찍긴 했지만, G7 ThinQ로 찍은 포르투의 풍경 사진을 몇 장 첨부한다.



별도로 보정을 하진 않았다. AI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에, 풍경 모드나 하늘, 도시 모드로 인식해 어울리는 톤을 자동으로 잡아준 결과물이다. AI 카메라의 인식 속도가 V30에서보다 훨씬 빨라졌으며, 촬영 모드도 19가지로 더 다양해졌다.



컬러 표현이 강한 편이라 취향을 타긴 하겠지만 광각 카메라를 함께 이용하면 풍경을 근사하게 담을 수 있는 좋은 폰카메라다.



특히 HDR 기능 덕분에 역광 촬영일 때 결과물이 훌륭하다. 피사체와 배경을 모두 살려준다. 작년에 출시된 V30와 동일한 카메라 센서를 사용해 아쉬움이 있었는데, 결과물은 만족스럽다.



이번 카메라에는 아웃포커스 모드도 들어갔다. 피사체와의 거리나 배경에 따라 결과물에 편차가 큰 편. 하지만 잘 적용하면 센스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어찌됐건 스마트폰에 들어간 손톱 만한 센서로 카메라의 심도 표현을 흉내낼 수 있는 이 기능은 사용자 입장에선 매혹적이다. 늦게라도 적용된 게 반갑다.



전면 카메라가 엄청난 발전을 이룬 것도 특징. 이전까지의 흐릿하고 뭉개지던 LG 특유의 전면 카메라는 이제 작별을 고했다.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의 설명한 셀카를 즐길 시간이다. 물론 나는 화질이 떨어지는 셀카도 참 좋아했지만.


동영상 촬영에 대해서는 지금 어마어마하게 찍어둔 영상을 편집하는대로 간단한 후기를 따로 준비해보겠다.


언제나처럼 오디오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전작에 적용된 하이파이 쿼드 DAC을 동일하게 지원하며, 스마트폰 최초로 입체 음향 기술 DTS:X를 지원한다. 이건 고급 헤드셋이 없더라도 영화관 스피커처럼 몰입도가 높은 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실 이런 것보다 와닿는 기능은 ‘붐박스 스피커’. 스마트폰 바디 자체를 스피커 울림통으로 사용하는 재밌는 기능이다.



사용 방법도 쉽다. G7 ThinQ가 담겨있던 스마트폰 박스 위에 폰을 올려두고 음악을 재생하면 훨씬 생생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박스 안에서 소리가 울리며 출력을 높이는 원리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저음역대 음량을 최대 6데시벨 정도 높일 수 있다고. 그냥 테이블 위에 올려놔도 울림이 커진다. 나는 재밌어서 와인 잔에 올려두고도 테스트해봤다. 효과가 있더라. 이 부분은 영상 리뷰에서 확인하시는 게 가장 와닿을 것 같다.



장르에 따라 소리가 조금 뭉개지는 현상이 있지만, 너무 진지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을 듯. 따로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바디 만으로 스피커 출력을 이 정도로 높일 수 있다는 게 신선하다. 야외에서 테스트 해봤을 때도 충분한 음량을 즐길 수 있었다. 세 에디터가 모여서 ‘우와’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했던 기능. 다만, 다음 모델에는 스테레오 스피커도 넣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이번 신제품의 이름은 그냥 G7이 아니라 G7 ThinQ 였다. 씽큐. LG의 인공지능 브랜드 명칭이다. 두 브랜드를 나란히 놓은 것 자체가 인공지능에 대한 중요도를 보여준다. 아직까지 AI가 보여주는 그림은 편리하지만 단편적이다. 하지만 분명 일상을 바꾸는 열쇠가 될 것은 분명하다. 최적의 촬영 모드를 알아서 찾아주고, 눈 앞에 있는 제품의 정보를 찾아주고, 상황에 맞는 기능을 제시해주는 인공지능. 소비자의 니즈를 먼저 공감하고 원하는 걸 찾아서 제시해주는 기술이다. AI가 흥미로운 건 하나의 스마트폰 안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여러 기기로 뻗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씽큐라는 타이틀을 단 G7의 방향도 이러하다.


먼 길 돌아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강화한 제품을 만들었다. 화려한 기능을 추가하기 보다는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을 다듬고, 또 다듬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여태까지 중 가장 훌륭한 G 시리즈다. 이 먼 곳까지 와서 리뷰하는 보람이 있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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