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즈모의 신제품 코너
안녕, 여러분. 지난 주에 공개되거나 발매된 신제품 중에 여러분이 놓칠 만한 제품들을 골라서 소개하는 ‘기즈모 PICK’ 코너의 객원필자 기즈모다. 이 코너를 지난주에 시작했는데 반응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나는 제품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재능이 없고 여러분은 흥미가 없는 것 같다. 슬픈 일이다. 그래도 꿋꿋하게 지난 주에 나온 신제품들을 소개한다. 지난 주는 사건 사고도 많았고 이상하게 신제품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제품 4가지를 꼽아 봤다.
요즘 게임들은 정말 멋지고 엄청난 그래픽을 자랑하지만 나 같은 아재가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일단 MS워드 98로 단련된 오래된 내 컴퓨터에서는 최신 게임이 돌아가지 않는다. 게다가 난이도가 높아 내 남은 수명에 비하면 꽤 부담스러운 수백 시간의 플레이 타임이 필요하다. 동체시력과 줄거리 파악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비루한 몸이 돼 버려서 도대체 이 게임에서 나는 누구고, 내가 뭘 해야 하는지를 파악하기 전에 계속해서 알몸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곤 한다.
다행히 나같이 현대 게임에 적응하지 못한 아재들을 위해 홈 아케이드 게임기가 활발히 출시되고 있다. ‘월광보합으로 대표되는 홈 아케이드 게임기는 대부분 불법이지만 지금 소개하는 ‘캡콤 홈 아케이드’는 캡콤이 정식으로 출시하는 제품이다. 멋들어진 캡콤 로고 위에 그 옛날 오락실 조이스틱과 6개의 버튼을 충실히 재현했다. 조이스틱 본체에는 기판이 있어서 TV나 모니터만 연결하면 바로 집안을 오락실로 변신시킨다. 수록된 게임이 16종 밖에 없어서 수백 개, 심지어 수천 개를 지원하는 중국산 불법 게임기보다 못하지만 그래도 1944, 캡틴 코만도 스트리트 파이터2, 파이널 파이트, 대마계촌 등의 추억의 게임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다만 가격이 30만원에 달하고 오는 10월에나 출시될 예정이다.
뉴 아이맥, 아이패드3, 아이패드 미니5, 에어팟2 등이 지난 18일부터 애플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오늘 주문하면 이번주 내로 받을 수 있을 거다. 디에디트를 비롯해 여러 유튜버나 미디어에 이미 에어팟2 리뷰가 올라와 한국에 출시됐다고 착각했는데 아니었다. 사실 지난 주에는 더 큰 사건도 있었다. 갤럭시폴드가 출시도 전에 해외 미디어와 유튜버들에게 난타를 당했다. LG 최초의 5G폰인 V50 씽큐 역시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출시시기를 늦추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사실 V50의 선언은 아무도 관심이 없긴 했다. 그나저나 왜 한국은 5G 시대에 홀로 목을 매다가 혼자 쥐어 터지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평온한 애플의 신제품들은 새로운 기술도, 5G도, 접히는 디스플레이도 지원하지 않는다. 아무런 혁신은 없지만 리프레시 모델개념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 다만 굳이 구버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업그레이드할 만한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
애플은 최근 제품의 업그레이드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 애플 수익이 떨어질 것을 우리가 걱정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징조다. 주기가 길어지는 이유 중에 하나는 애플이 최근 펼치는 환경 캠페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능한한 애플 제품을 오래 쓰고 재활용하고 덜 써서 지구 환경을 보호하자는 캠페인이다. 뭔가 제품을 엄청 팔다가 현자타임이 온 듯한 느낌이라서 얄밉지만 그 취지는 충분히 동감한다. 좀 덜 사고 오래 쓰자.
애플이 가급적 제품을 덜 만들고 작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동안에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아주 커다란 제품을 하나 만들었다. ‘서피스 허브 2S’라는 제품인데 무려 50인치짜리 컴퓨터다. 사실 개인용 컴퓨터는 아니고 회사 회의실에 화이트보드 대신에 설치할 만한제품이다. 그러니 회사에게 사달라고 건의 해 보자.
2015년 첫 등장한 서피스 허브는 기업용 제품 컨셉으로 실리콘밸리의 잘 나가는 IT 기업들 사이에서 꽤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작년에 후속 버전이 나오고 올해는 라인업을 좀 더 확장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한 서피스 허브 2S는 4K 해상도에 8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고 윈도우 10도 깔려 있다. 여기에 서피스 펜을 통해 필기도 가능해서 전자칠판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 마이크, 스피커, 카메라가 기본 탑재되어 원격 회의 용도로도 훌륭하다. 가격은 50인치 제품은 9,000달러(약 1천만 원)부터 시작하며 향후에85인치 제품도 준비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50인치 제품에 1천 만원의 가격을 붙이는 것은 좀 과하긴 하다. 게다가 욕심쟁이 MS는 애플 에어팟의 성공을 시샘하여 무선 이어폰도 곧 만들 예정이란다. MS의 건투를 빈다.
30~40대 남성이 100만원 전후에서 일반 손목시계를 산다고 하면 좋은 답은 거의 정해져 있다. 브랜드를 중요시하면 해밀턴이나 티쏘를, 실용성을 우선시하면 세이코나 시티즌이 답이다. 만약 아웃도어를 사랑한다면 티쏘 ‘티터치’나 빅토리녹스 ‘이녹스’ 정도를 추천하면 안전하다. 여기 소개한 모델이나 브랜드는 이미 많은 시계 전문가들에게 검증된 제품들이다.
오늘 소개하는 제품은 얄밉도록 가성비가 높은 일본의 세이코의 가장 고급 라인업인 ‘그랜드 세이코’의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프리미엄 라인업인 그랜드 세이코는 스위스 브랜드 뺨을 후려칠 정도로 비싸기로 유명하다. 이유는 높은 기술력 덕분이다. 특히 그랜드 세이코가 개발한 ‘스프링 드라이브’는 기계식 매커니즘이지만 쿼츠 시계처럼 정확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시계용매커니즘 중에 하나다. 그랜드 세이코가 자신들이 개발한 스프링 드라이브 20주년을 자축하며 리미티드 에디션 ‘SBGC229’를 출시했다.
다만 자신들만 내세우기에는 불안했는지 슬쩍 닛산 GT-R 50주년 기념까지 곁들였다. 닛산 GT-R과 그랜드 세이코를 함께 좋아하는 흔치 않은 이들은 세계에서 몇 명이나 될까? 그랜드 세이코의 판단은 200명이다. 그래서 200개 한정판이다. 가격은 약 2천 8백만원으로 넉넉하게 책정해서 200명 외에는 넘보지 못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