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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Aug 26. 2016

오막포? 오빠 그거 좋은 카메라에요?

사지말아야할 이유를 찾는데 실패, 캐논 5D 마크5 


“오빠, 오빠는 카메라 뭐 써요?”

“오빤 좋은 거 쓰지, 오두막이라고 하면 알까?”

“그니까 마크 몇이냐고 이 자식아, 말을 끝까지 해.”


이상하게 내 주변의 카메라 좀 안다는 오빠들은 대부분 캐논 EOS 5D를 썼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주변에 유난스럽게 카메라에 빠진 사람들이 많았던 거지만, 멋 모르던 당시엔 5D를 보급형 바디라고 착각했을 정도다. DSLR을 사면 으레 5D를 사는가보다… 이렇게 생각했다. 내 관심사는 그 카메라가 아니라 그 카메라에 담긴 내 모습이었다. ‘원두막’, ‘오두막삼’이라면서 암호처럼 부르는 그들의 큼직한 카메라를 보며 “왜 나를 예쁘게 찍지 못하는 것인가” 고민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그건 카메라 문제가 아니라 내 탓이었지만.


만만한 몸값이 아니었음에도5D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건 그만큼 탄탄한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35mm 풀프레임 카메라의 대중화에 기여했고, 국내 DSLR 시장의 붐업에도 일조했다. 카메라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나 역시 가장 많이 다뤄본 제품이 5D 마크2일 정도다.


캐논이 EOS 5D 시리즈의 신작을 공개했다. 캐논 EOS 5D 마크4. 슈퍼스타의 화려한 등장에 다들 부들부들 떤다. 아무래도 뭔가 되게, 엄청, 많이 좋은 모양이다.


먼저, 전작보다 더 고화질 이미지를 담을 수 있게 됐다. 약 3,040만 화소의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와 디직 6+ 영상처리엔진을 탑재했다. 어두운 곳에서 ISO를 힘껏 올려도 노이즈가 들끓지 않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더라. 주로 술집에서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나와 에디터M에게 걸맞은 소식이다. 음?


5D 시리즈는 훌륭한 카메라지만, 개인적으로 AF 속도가 빠릿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신제품인 5D 마크4는 상위 모델인 EOS 1D X 마크2의 AF 시스템을 물려받았다. 더 잘나가는 형아에게 배웠으니 당연히 좋아졌겠지. 전작보다 더 넓은 영역을 커버하는 61개의 AF 포인트를 이용해 피사체를 더 집요하게 따라잡을 수 있게 됐다. 무슨 소리냐면 훨씬 빠르고 정확해졌다는 얘기다.


이제 DSLR로 사진만 찍는 시대는 지났다. 캐논도 5D 마크4의 동영상 성능을 빡세게 연마하고 왔다. 난 원래 캐논 5D 시리즈로 촬영한 영상을 좋아한다. 심도가 얕고 감성적인 영상이 나와서 괜히 멋지다. 신제품에는 캐논의 독자 기술인 듀얼 픽셀 CMOS AF를 적용해 움직이는 피사체도 부드럽게 따라잡으며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피사체가 움직일 때마다 초점이 껌뻑거리는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걸까.


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네마 표준 4K 30P 촬영도 가능해졌다. HD(1280×720) 해상도로 촬영할 때는 120P 고속 프레임 촬영으로 슬로우 모션 영상도 만들 수 있다고. 아 깜빡할 뻔했는데, 타임랩스 동영상 모드도 지원한다. 근데 얼마나 오랜 시간 촬영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생긴 건 전작이랑 달라진 걸 모르겠지만, 무게는 살짜꿍 가벼워졌다고 한다. 바디만 860g, 바디만 429만원. 일단 스펙만 살펴봤을 땐 사고 싶어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 돈을 아끼고 싶어도 여러분에겐 핑계가 없다. 당신은 캐논에게 포위당했다.



오두막포? 이거 좋은 카메라에요?
절약이 무슨 소용이야. 질러요, 오빠들아.


캐논 EOS 5D Mark 4
Point – 돈을, 돈을 모아야 한다.
Price – 42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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