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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Aug 07. 2019

파티엔 아무래도 데스페라도스. 작은 캔도 나왔더라고

데스페라도스 미니 

파티엔 아무래도 데스페라도스가 있어야겠어. 작은 캔도 나왔더라고

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오늘은 시원한 맥주 리뷰를 준비했다. 왜 디에디트의 알콜 요정인 에디터M을 제치고 내가 등장했냐고? 왜냐면 오늘의 주인공이 바로 나의 최애 맥주이기 때문이다.


데스페라도스를 처음 마신 건 5년 전 여름, 프랑스 파리에서였다. 한국의 여름만큼 덥지 않았지만 해가 뜨거웠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친구와 생마르탱 운하로 피크닉을 가면서 수퍼마켓에 들렀다. 여러 맥주를 훑어보는데 강렬하고 이국적인 패키지의 노란병이 눈에 들어오더라. 이름도 잘 읽을 줄 모르는 낯선 맥주였지만 청량하고 시원해 보였다. 잠시 고민하고 있는데 런더너인 친구가 말했다. “그거 맛있어. 난 자주 마셔.” 더 고민할 필요 없이 두 병을 사서 나왔다.



길가에 앉아 마신 낯선 맥주의 맛은 아주 각별했다. 청량하지만 데낄라향 때문인지 딱 기분 좋을 만큼 알딸딸해지더라. 약간의 달콤함도 즐거웠다. 일 년에 단 한 번뿐인 휴가지에서 노래를 흥얼거리게 할 만큼 날 신나게 한 맥주. 그게 데스페라도스였다. 향긋하지만 청량했고, 파리의 여름과 어울리는 맛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세계 최초의 데낄라 플레이버 맥주로 진짜 프랑스에서 탄생한 브랜드더라. 프랑스의 20대가 가장 선호하는 맥주로 뽑힌 적이 있을 정도로, 유럽 젊은이들이 즐기는 맥주기도 했고 말이다. 느낌이 딱 오지 않는가. 파리, 젊음, 청량하고, 이국적이고, 힙하고. 완전 내 스타일. 단숨에 나의 최애 맥주로 등극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곧 편의점에 데스페라도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니네 이거 마셔봤어?”라고 으스대며 친구들에게 권하곤 했다. 맥주는 다 뻔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데낄라향 맥주를 처음 마시고 까무러치는 모습을 볼 때의 즐거움이란. 지금은 데스페라도스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 땐 약간 나의 ‘힙스터부심’을 채워주는 브랜드였으니까.



나의 최애 맥주 데스페라도스가 신제품을 출시했다. 150ml의 초소형 사이즈로 출시된 것. 퇴근길 이마트에 장 보러 갔다가 발견하고 8캔들이 세트를 두 개나 사왔다. 때마침 디에디트 3주년 파티를 준비하고 있던 차였다. 이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디터M, 우리 파티엔 아무래도 데스페라도스가 있어야겠어. 작은 캔도 나왔더라고! 스탠딩 파티에서 마시기 딱이잖아!”


사실 라거부터 IPA, 샴페인까지 이미 온갖 주류가 준비된 상태였다. 술은 충분했지만 나는 데스페라도스가 꼭 있으면 좋겠다고 에디터M을 달달 볶았다.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분위기가 무르익는 순간에, 청량하고 달콤한 데스페라도스만큼 어울리는 술이 있을까. 특히 여름밤의 파티라면 말할 것도 없지.



결국 우리 파티엔 미니캔부터 유리 보틀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데스페라도스가 깔렸다. 200명이 넘게 모인 파티장은 아무리 에어컨을 틀어도 금세 후덥지근해졌다. 사람들은 얼음 사이에 수북히 쌓인 차가운 맥주를 쉼 없이 꺼내 들었다. 딸깍, 치익. 캔을 따는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끝없이 이어졌다. 가장 많은 사람들의 손을 타는 맥주는 단연 데스페라도스. 파티가 끝날 때쯤엔 데스페라도스가 쌓여있던 아이스박스만 텅 비어버렸다. 특히 인기가 많았던 건 손안에 쏙 들어오는 미니캔이었다.



사이즈가 작다는 건 여러모로 편리하다. 배가 부를까 부담스러운 사람도 미니캔은 망설임 없이 뚜껑을 따게 된다. 심지어 주량이 약한 사람에게도 알맞다. “술은 잘 못 마시는데…”라고 하는 사람도 150ml의 아담한 사이즈를 보면 마음이 동한다. 딱 취기가 오르기 전에 기분 좋게 마무리되는 정도다. 술은 좋아하지만 타고난 주량이 약한 에디터M은 이 미니캔을 보자마자 “딱 내 사이즌데?”하고 반기더라.


나는 주량이 약한 타입은 아니다. 오히려 “나? 술 좀 마시지!”하고 으스대는 타입에 가깝다. 하지만 내가 호스트인 파티에서 술에 취해 다닐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우아하게 데스페라도스 미니캔을 하나 마시는 쪽을 택했다. 



사실 다들 알겠지만 고주망태로 취하는 술자리는 요즘 트렌드가 아니다. 뒤탈(?)없이 깔끔하게 즐기는 게 요즘 스타일이지. 이런 주류 소량화 트렌드 측면에서도 150ml 미니캔의 등장은 즐겁다. 꿀꺽꿀꺽 서너 모금 시원하게 넘기면 한 캔을 비울 수 있다. 귀여워서 좋고, 가벼워서 좋다. 나는 이마트에서 샀지만 삐에로 쇼핑에서도 판매 중이다. 



기왕 리뷰를 하는 김에 미니캔을 활용한 재밌는 레시피를 전달하면 어떨까 싶어 머리를 굴려봤다. 미니캔의 또 다른 장점이 용량이 작아서 다른 음료와 믹스해 칵테일로 만들기 좋다는 것. 한 캔을 따르면 딱 한 사람이 마시기 좋은 양의 칵테일이 나온다. 게다가 데스페라도스 자체가 달달해서 비어 칵테일의 베이스가 되기에 알맞다. 자, 에디터H의 추천 레시피를 지금부터 함께 눈으로 마셔보자. 꿀꺽, 꿀꺽. 누구나 3분 안에 만들 수 있을 만큼 쉬운 레시피 뿐이니 걱정 마시길.


1. 술이 약한 M을 위해, 데스프라이트



준비물 : 데스페라도스 미니, 스프라이트, 350ml 이상의 맥주 컵


이보다 쉬울 수 있을까. 큼직한 맥주컵에 데스페라도스 미니캔 하나를 콸콸 부어주자. 그 다음 비슷한 양으로 스프라이트를 섞는다. 1:1 정도의 비율이면 알맞다. 내가 스페인에 갈 때마다 즐겨 마시는 ‘클라라 콘 리몬’이라는 비어 칵테일과 비슷한 맛이다. 큰 잔에 가득 담아 얼음 동동 띄워 시원하게 마시는 거다.



1:1 비율로 섞는 과정에서 알콜 도수가 많이 희석되기 때문에 마치 음료수처럼 청량하고 가볍게 마실 수 있다. 스프라이트가 아니라 슈웹스 레몬토닉을 사용해도 좋다. 본래 레시피대로라면 레몬과 시럽을 넣어야 하지만 간편하게 탄산음료 만으로도 꽤 훌륭한 흉내내기가 가능하다. 데스페라도스 자체의 향 덕분에 탄산 음료 맛에 희석되어도 느낌 있는 칵테일이 된다. 호불호 없이 누구나 시원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맛.


2. 조금 더 독하게 즐기고 싶은 H의 자몽페라도스



준비물 : 데스페라도스 미니, 자몽에 이슬, 계량을 위한 소주잔, 얼음 가득 담은 투명 잔


사실 앞서 소개한 데스프라이트(데스페라도스+스프라이트)는 달콤하고 맛있지만, 내 입맛엔 조금 가볍다. 난 살짝 센 술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래서 소개하는 자몽페라도스! 데스페라도스 150ml에 자몽에 이슬 30ml를 넣는다. 소주잔으로 반 잔 정도다. 비율로 따지자면 5:1이니 소주를 그렇게 많이 넣은 것은 아니다. 게다가 자몽에 이슬 자체도 도수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고 말이다. 독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괜찮다. 데스페라도스의 라임향과 자몽의 향이 생각보다 조화롭다.



소주 특유의 시원함도 살리면서, 시트러스 계열의 만남이라 여름 칵테일로 딱이다. 포인트는 아주 시원하게 먹어야 맛있다는 것. 조금 더 센 것도 무방하다면 일반 소주와 5:1 비율로 섞어서 마시는 것도 추천드린다. 뻔한 ‘소맥’과는 다른 풍미를 연출할 수 있다.


3. 데낄라향 밀맥주의 오묘한 매력, 밀키페라도스



준비물: 데스페라도스 미니, 밀키스, 밀맥주 색을 감상할 수 있는 투명한 맥주컵


이건 에디터B의 픽이다. 데스페라도스 미니 150ml와 밀키스 50ml를 섞는 신박한 조합이다. 솔직히 난 반대했다. 이 좋은 데스페라도스에 밀키스를 왜 넣어? 그런데 의외로 맛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3:1의 비율을 귀신같이 지켜야 한다는 것. 맑은 데스페라도스 베이스에 뽀얀 빛의 밀키스를 넣어 밀맥주 같은 느낌을 연출하려는 목적인데, 밀키스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맛이 탁해진다. 비율을 잘 지켜서 말아주면 정말 밀맥주 소맥 같은 느낌이 풍긴다.



생각처럼 달지도 않다. 눈을 감고 마시면 밀맥주로 착각할 정도. 믿기 어려우시다고? 데스페라도스를 마시다가 새로운 맛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여러분에게도 추천한다. 밀키스라는 가성비 높은 재료로 새로운 맛을 낼 수 있다는데 나쁘지 않은 시도잖아? 에디터B는 일반 밀맥주보다 훨씬 부드러운 맛이라며 극찬했다. 여러분의 후기도 궁금하다.



사실 나는 데스페라도스 오리지널 그 자체로 마시는 걸 가장 좋아한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인 여름밤, 후덥지근한 공기 속에서 파티 분위기를 즐기기에 걸맞은 레시피들이니 한 번 정도 시도해보시길. 특별한 이 여름 날, 우리의 3주년 파티에 모인 여러분이 노오란 병과 캔을 즐겁게 마시던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 함께 여름을 즐기자. 잘 어울리는 작고 귀여운 맥주 한 캔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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