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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Jan 13. 2020

집술꾼을 위한 안주매칭 꿀팁

이번 주엔 민물새우깡이다! 

안녕, 집술 전선생, 객원필자 전아론이다. 나는 술을 자주 마시고 좋아하는, 애주가다. 얼마나 자주 마시냐면… 일주일에 7번 정도? 이렇게 매일 술을 마시는 주제에 소주는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삼겹살, 활어회와 함께라면 오케이) 술과 안주에 들어가는 돈이 만만찮다. 맨날 나가서 사 먹을 수도 없으니 집에서 마시는 일도 잦다.


오래 모셔두기 위해 산 귀한 와인과 한 잔씩 홀짝거리는 위스키들, 칵테일용 온갖 리큐어까지 합치면 집에 있는 술이 50병이 넘는다. 하하….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나가봐야 고생이니 집술하는 날들이 늘어난다. 매일 마시는 술이기에 비싸기보단 가성비가 좋은 술과 단순한 조리로도 맛있을 수 있는 안주의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의 실험(?)을 통해서 나만의 조합 쌓아나가는 술꾼의 날들! 별건 아니지만 예비 술꾼, 술꾼 꿈나무, 그리고 나와 같은 술꾼 동지들에게 몇가지만 공유한다.


[1]
스파클링 와인에는?
마스카포네 치즈!

치즈를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 3위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나머지 둘은 회와 구운 돼지고기)


냉장고에는 항상 서너 가지의 치즈가 구비되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간과하고 지나친 치즈가 있었으니… 바로 마스카포네 치즈였다. 그거 티라미슈 만들 때 쓰는 거 아냐? 그럼 뭐, 케이크 맛이 나는 건가?

[출처=마켓컬리]

그렇게 모른 척 지나쳐 온 시간이 무색하게도, 올 겨울에는 마스카포네 치즈에 완전히 빠져있다. 버터 같기도 크림 같기도 한 이 치즈에 꿀을 듬뿍 뿌리고 견과류를 얹으면!? 바로 완벽한 와인 안주가 된다.


크래커에 푹 찍어 먹든 살살 발라 먹든 입 안에 넣는 순간 풍부하게 느껴지는 크리미한 치즈의 맛이 절로 와인을 부른다. 견과류를 뿌리면 식감과 고소함이 더해지고, 건과일이나 생과일을 곁들이면 상큼함도 추가할 수 있다. 물론 그런 거 없어도 맛있으니까 그냥 먹는 날이 더 많다. 나는 주로 마켓컬리에서 주문한다.

[어떤 꿀이든 OK. 마찬가지로 사진 출처는 마켓컬리]

화이트, 레드, 로제… 무슨 와인이든 잘 어울리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매칭은 스파클링 와인. 적당한 버블과 산도, 사과 같은 상큼함이 느껴지는 스파클링 와인이면 딱 좋다. 어느 마트에서든 구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고, 호불호 갈리지 않는 퀄리티도 보장되는 산테로피노 샤르도네 스푸만테 정도면 마스카포네 치즈와 함께 근사한 연말 저녁을 보낼 수 있을 거다.


[2]
하이볼에는?
민물새우 튀김!

하이볼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멋진 맛을 낼 수 있는 칵테일이다. 재료는 심플한 탄산수와 좋은 위스키만 있으면 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고급 위스키로 만들수록 맛있는 하이볼이 완성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런 위스키라면 그냥 마셔도 맛있으니 굳이 하이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적당한 가격의 대중적인 위스키를 하이볼로 재탄생 시켰을 때, 그 청량감과 편안함이 매력적인 거니까.


이자카야나 술집에 가면 산토리 가쿠 하이볼이 많이 보이지만 집에서 만들어 마실 때는 좀 다른 위스키를 선택하는 게 좋겠다. 쌀쌀한 날씨에도 청량한 술을 포기 못하는 나로써는, 겨울이 오면 버번 향이 살짝 나는 짐빔 위스키로 하이볼을 만들어 마신다. 약간의 나무 향과 바닐라, 그리고 탄산감! 눈 쌓인 나무를 닮은 하이볼이랄까. 후후.

[출처=아이디어스]

이럴 때 안주는 일본풍으로. 이자카야에서 흔히 ‘새우깡’이라는 이름을 붙여 파는 민물새우 튀김을 곁들인다. 한 후배가 이 메뉴를 엄청 좋아해서 집에서 만들어봤는데, 비린 맛 때문에 못 먹고 다 버렸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그 때 그 자리에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민물 새우 튀김을 만들 때는 참기름을 두르는 것이 포인트다. 후라이팬에 참기름을 휘휘 두르고 낮은 불에 민물 새우를 달달 볶는다.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새우에 물기가 날아가고 바삭 노릇해질 즈음이면 집 안에도 입맛을 돋우는 참기름 냄새가 그득해진다. 의외로 맛에서는 참기름이 튀지 않고, 마치 새우 본연의 고소한 맛인 것처럼 위장(?)된다. 인터넷에서 ‘민물새우깡’, ‘민물새우’라는 이름으로 많이 파는데, 나는 오늘회라는 사이트에서만 구매해봤다.


[3]
IPA에는?
큐피 빵공방 스프레드!

술과 먹을 것을 무지막지하게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는 살이 (그나마) 덜 찌는 편이다. 그 이유는 탄수화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 쌀도 떡도 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 말을 들으면 사람들이 다 신기해 한다. 왜지? 나는 날 것과 단백질이 좋을 뿐이라구! 탄수화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런 나도, 가끔은 빵에 꽂히는 시즌이 있다. 특히 안주용 빵은 너무 좋아…. 냉장고에 늘 구비해두는 큐피 빵공방 스프레드는 식빵이 손에 들어오는 날에 안주를 만들기 제격이다.

[출처=마켓컬리]

스프레드의 종류는 세가지. 콘 마요, 튜나 마요, 바질 피자 소스다. 김밥도 참치 김밥만 먹는 취향이라, 그냥 먹을 때는 튜나 마요를 가장 선호하지만 술 마실 때는 다르다. 무조건 콘 마요!

[출처=마켈컬리]

식빵에 스프레드를 도톰하게 발라 치즈를 살살 뿌리고 (안 뿌려도 오케이) 전자렌지에 돌리면, 따끈 달달짭짤한 안주가 완성된다. 여기 가장 잘 어울리는 건 단연 맥주, 특히 IPA를 추천한다. 편의점에 구스아일랜드의 IPA가 캔으로 들어왔길래 최근엔 그것만 열심히 마시고 있다. 약간은 느끼하고 달콤한 안주에 쌉쌀한 맥주를 끼얹어주면… 술, 빵, 술, 빵, 술. 무한대로 반복하게 된다. 별 대단한 맛도 아닌데 이게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아, 또 먹고 싶네.


[4]
흑맥주에는?
구운 홈런볼!

구운 계란도 아니고 구운 홈런볼?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먹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에어프라이어에 홈런볼을 넣고 아주 살짝만, 그러니까 2-3분 정도만 구워준다. 수분이 날아간 표면이 바삭바삭해지며 식감이 달라진다. 거기에 살짝 따끈하게 녹은 초콜렛의 부드러움은 어떻고.

이렇게 구운 홈런볼은 식기 전에 후다닥 먹어야 한다. 함께하는 술로는 흑맥주를 고른다. 약간 지루하지만 가장 친근한 기네스가 좋다. 기네스 캔맥주는 중간 맛이 약간 밍밍한 감이 있는데, 그걸 홈런볼의 바삭 달콤한 맛으로 채우면…! 시원한 흑맥주와 따끈한 초콜렛의 조합을 한번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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