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나온 먹을 것+입을 것+마실 것 etc.
물욕은 대체되지 않는다. 1순위로 사고 싶은 게 있을 땐 반드시 그걸 사야 한다. 만약 가성비를 따져가며 후순위를 사면 중복 지출만 하게 된다. 마음속 깊은 물욕은 대체되지 않으니까. 오랫동안 물건을 사며 들었던 생각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났다고 성장하거나 나아지진 않았다.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쇼핑을 하고, 종종 후회를 하고, 가끔 만족한다. 이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성공한 쇼핑과 실패한 쇼핑의 반복이 바로 인생이구나’ 그래서 오늘도 새로 나온 것들을 보며 하트를 누르고 다닌다.
<Editor H> 삼성전자 갤럭시 탭 S6 Lite
가성비 좋은 안드로이트 태블릿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S6 Lite. S펜의 사용성을 업그레이드한 것이 특징이다. 함께 제공되는 S펜은 편안한 그립감과 빠른 반응속도로 필기는 물론이고 드로잉까지 가능하다고. 아이패드 프로처럼 제품 측면에 자석으로 부착할 수 있어서 휴대도 용이하다. 노트 필기 기능도 더 편리해졌다. 필기 내용을 300%까지 확대하고, 작은 글씨도 손쉽게 수정할 수 있으며 중요한 텍스트는 별도 컬러로 강조하거나, 해시태그를 지정해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대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되어 확신할 순 없지만, 대학생들이 들고 다니며 수업 내용을 필기하기에 딱 좋겠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다들 ‘싸강’을 듣는다지. 제품은 좋은데 세태가 서글프다. 화면은 10.4인치. 와이파이 모델 기준 무게는 465g, 두께 7mm로 휴대성도 우수한 편. 와이파이 모델로 구입하면 45만 원대부터. 아주 특별할 건 없지만, 전반적인 점수가 높다. 하트는 ON.
<Editor B> GV빌런 고태경
GV(관객과의 대화)에 가면 질문 말고 대답을 장황하게 하는 관객이 있다. 마치 본인의 영화 지식을 뽐내고 싶거나 촌철살인 감상평을 감독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종종 무례한 질문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GV빌런이라고 부른다. 소설가 정대건의 <GV 빌런 고태경>은 제목 그대로 그런 유형을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그럼 이 소설은 밉상을 주인공으로 삼은 걸까. 에이, 그럴 리가. 이건 슬픈 청춘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의 주인공은 20년째 입봉을 기다리는 50대 감독지망생 고태경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으려 하는 서른셋의 감독 혜나. 여기서 더 줄거리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잘하고 싶었는데, 큰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콘티도 열심히 그렸는데, 우리는 왜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미워하게 될까”라는 혜나의 고백이 소설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참고로 소설을 쓴 작가 정대건은 다큐멘터리 <투 올드 힙합 키드>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한 영화감독이다. 이번 소설은 한경신춘문예 당선작이다. 왜 신은 한 사람에게 이렇게 재능을 몰빵할까?
<Editor M> 에그슬럿
요즘 종종 세상이 나를 따돌리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나 빼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것 같은, 교실에서 다들 웃는데 나만 왜 웃는지 모르는 그 찝찝함. SPC가 요즘 유학생 사이에서 핫하다는 에그슬럿을 들여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랬다. 에그슬럿은 달걀로 만든 다양한 메뉴를 굉장히 힙한 느낌으로 파는 곳이다. 파인다이닝 셰프와 그래픽 아티스트가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성공한. 21세기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이랄까. 아무래도 SPC는 미국을 다 들여오기로 한 게 분명하다. 쉑쉑이 동부를 대표한다면, 에그슬럿은 서부를 대표하거든. 에그슬럿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잘 구운 브리오슈 번 사이에 크림처럼 부드러운 달걀에 매콤한 스리라차 마요 소스를 넣은 달걀 샌드위치. 어떤 맛일지 너무 알겠어서 더 군침 도는 그런 메뉴다. 에그슬럿은 6월 1일 코엑스몰에 들어올 예정이며 아마 오픈하는 당일 긴 줄이 예상된다. 하트는 동그란 노른자 모양으로 ON.
<Editor B> 짜파구리 컵라면
나를 찌운 건 8할이 짜파구리다. 일요일엔 어김없이 짜파구리 요리사가 되곤 했다. 짜파구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한 봉씩 사야 한다. 한 봉씩 들고 가스레인지 앞에서 아주 잠깐 고민을 한다. 다 넣을 것인가 반 개씩만 넣을 것인가. 매번 고민하지만 매번 지고야 만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고민을 안 해도 될 것 같다. 농심이 짜파구리 컵라면을 출시했으니까…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니다. 슬픈 소식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봉지라면으로는 출시되지 않고, 오직 컵라면으로 나온다는 것. 두 번째는 국내에서는 ‘앵그리 짜파구리 큰사발’만 나온다는 것. 맵지 않은 오리지널 짜파구리는 해외 한정이다. 이렇게 내수 차별이 일어난 이유는 태생이 해외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기생충>을 보고 짜파구리를 먹고 싶어진 외국인들이 봉지라면은 조리가 어려우니 컵라면으로 출시해달라고 요청을 했다는 농심 관계자 말이 있었다. 안타깝다. 컵라면과 봉지라면은 전혀 다른 음식인걸… 농심의 내수 차별 때문에 하트는 끈다.
<Editor H> 삼성전자 비스포크
삼성의 비스포크 냉장고를 소개하는 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잘 빠진 제품이라 자꾸 눈길이 간다. 에디터M이 사무실 인테리어 새로 하면 비스포크 한 대 놔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않고 있어서 그런지 더더욱 눈길이 간다. 작년 6월에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모듈형 냉장고 비스포크가 판매량에 박차를 가하기 위함인지 새 컬러를 출시했다. 본래 다양한 컬러나 패턴 조합을 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 있는 게 비스포크의 매력인데, 선택지가 더욱 넓어진 것. 내츄럴한 색감의 베이지, 올리브, 라벤더, 스카이블루, 딥그린, 버건디 등 독특하고 세련된 컬러가 많아졌다. 여태까지는 냉장고에서는 보지 못한 그런 컬러다. 서울, 베를린, 스톡홀름 같은 힙한 도시에서 영감을 받은 우드, 오렌지, 펀그린 등도 스페셜 색상으로 선보인다고. 내 냉장고 될 때까지 하트 ON.
<Editor B> 테팔 비어텐더
‘집에서 생맥주를 마신다’ 아름답고도 꿈 같은 문장이다. 하지만 돈이 많은 사람들은 꿈을 현실로 바꾸기도 한다. 가수 성시경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집에 생맥주 기계가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그 말을 듣고 얼마나 부럽던지. 그런데 이게 무슨 일? 고맙게도 테팔이 생맥주 만드는 기계를 저렴하게 출시했다. 바로 테팔 비어텐더다. 호환되는 케그를 넣고 튜브로 연결하면 시원한 맥주가 나오는 냉장 기기다. 온도는 맛있는 온도 4도를 항상 유지한다고. 알고 보니 이 제품은 그동안 해외직구로만 살 수 있었는데, 이마트가 테팔과 단독 계약을 맺고 국내에 출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테팔에게 큰절을 올릴까 했는데, 방향이 틀렸다. 테팔이 아니라 이마트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려야겠다. 가격은 12만 4,000원. 언젠간 살 거니까 하트는 켠다.
<Editor M> 연금복권 720+
한때 나에게도 꿈이 있었다. 연금복권에 당첨 되어서 직장은 취미로 다니기. 당시엔 연금복권 1등이 되어도 상금 500만 원, 거기에 세금까지 떼면 매달 나에게 떨어지는 돈은 300만 원 후반대 정도다(진심으로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이리도 상세히 알고 있다). 솔직히 이 돈으론 직장을 때려칠 만큼은 아니라는 걸 다들 동의하시겠지. 실제로도 연금복권에 당첨된 사람들도 그냥 여유가 생겨 기뻐하고, 다니던 직장을 그대로 다닌다는 조금(?) 슬픈 이야기… 꿈은 크게 가질수록 좋다지만, 어쩐지 나는 로또가 되면 흥청망청 돈을 술과 물처럼 쓰다가 망해버릴 확률이 크기 때문에, 게다가 연금 복권은 사람들이 많이 안 사서 당첨 확률도 더 높다고 어디서 들었기 때문에 김칫국을 마시며 매주 샀다. 근데 이런 연금복권이 달라졌다. 가장 많이 바뀐 건 역시 당첨금액. 1등에게는 매달 700만 원. 세금을 떼도 약 546만 원이 20년 동안 꼬박꼬박 내 통장에 들어오게 된다. 기존에 MBC 드라마넷을 통해 하던 추첨 방송도 MBC에서 하게 됐다. 시간은 12시 20분. 글쎄 500만 원이라는 돈으로 우리 인생이 얼마나 바뀔 것인가? 어차피 인생 한 방이라면 그 한 방은 여전히 로또에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하트는 고민하다 OFF.
<Editor B> 애올 레이어드 쉴드
경의선숲길을 지나가다 흰색 고글을 쓴 사람을 봤다. 작년이었다면 패션 피플이라고 생각했겠지. 지금은 자연스레 ‘코로나를 매우 조심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더라. 바이러스는 코와 입을 통해서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다. 마스크로 가리지 못하는 곳! 바로 눈을 통해서도 감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고글을 쓴 것이다. 하지만 고글을 쓰면 매우 답답하다. 마치 수경을 쓴 것처럼 눈 주위를 압박한다. 눈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고 싶지만 불편한 것은 싫은 사람들은 애올의 레이어드 쉴드를 쓰면 된다. 애올은 주로 다양한 패션 마스크를 파는 브랜드인데 이번에는 ‘안티-판데믹 라인’이라는 컬렉션으로 여러 제품을 출시했더라. 레이어드 쉴드 역시 그 라인업 중 하나다. 선캡처럼 생겼지만 모자에 부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UV차단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들어 자외선 차단 효과 기능까지 있다. 가격은 2만 5,000원. 하지만 내가 볼캡을 안 쓰기 때문에 사용 불가. 하트는 끈다.
<Editor H> LG 폴더2
LG전자가 4G 폴더폰 ‘LG 폴더2’를 출시했다. 요즘의 레트로 열풍 때문인지, 폴더폰을 보면 항상 반갑다. 실제로 라떼는 말이다, 폴더폰 시절엔 LG가 최고였다. 디자인도 예쁘고 셀카도 잘 나왔지(아련).아직도 깜찍하던 나의 마지막 2G폰 롤리팝이 그립다. 2020년에 새로 나온 LG 폴더2는 그때의 폴더폰에 비하면 담백한 디자인이다. 19만 8,000원이라는 심플한 가격에 나온 만큼 기본적인 기능을 쉽게 풀이하는데 충실하다. 통화 버튼 상단에 AI 버튼을 배치했는데, 이 버튼을 누르고 날씨, 날짜, 간단한 사칙 연산 등을 음성으로 질문하면 AI가 답해준다고. 얼마나 쓰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꽤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폴더폰이 장노년층이나 유소년층에 많이 팔리는 것을 감안하여, SOS키를 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반갑지만 당장 내가 살 일은 없어서 하트 OFF.
<Editor B> 마왕 임페리얼 스타우트
핸드앤몰트가 올해도 어김없이 마왕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출시했다. 2018년 초에 처음 선보였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봄의 전령사처럼 컴백했다. 맥주 하나 출시된 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마왕은 다르다. 이건 11개월 동안 숙성한 배럴 에이지드 맥주다. 핸드앤몰트는 2016년부터 배럴에 숙성한 맥주를 팔고 있는데, 어떤 배럴을 쓰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버번 위스키를 담았던 오크통이냐, 럼을 숙성시킨 배럴이냐에 따라 미묘하게 다르다는데, 숙성 맥주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알 길이 없다. 이번 마왕 스타우트는 럼 배럴에서 숙성했다. 군침이 돈다. 알코올 도수는 9.5도로 맥주치고 높은 편. 작년에는 딱 800캔만 만들었다고 하니 이번에도 그리 넉넉하지는 않을 거다. 출시일은 4월 28일. 눈에 불을 켜고 판매처를 찾아봐야겠다.
<Editor B> 젠하이저 HD450BT
이상하게 내가 헤드폰만 사면 새로운 모델이 출시된다. 한 달 전에는 마샬 메이저3를 사니 ANC가 추가된 모델이 새로 나왔고, 이번에는 젠하이저 헤드폰을 사니 또 새로운 젠하이저가 나왔다. 괜히 억울하다. 이번에 사로 나온 모델은 무선 헤드폰 2종으로 ANC가 들어간 HD450BT, ANC가 없는 HD350BT 두 모델이다. 블루투스 5.0을 기반으로 설계되었고 사용 시간은 최대 30시간이다. 디자인이 깔끔한 편이라 어디서든 부담없이 쓸 수 있을 것 같다. 가격은 각각 24만 9,000원과 17만 9,000원. 화이트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갖고 싶지만, 이미 젠하이저가 있기 때문에 하트는 끈다. 마음이 씁쓸하다. 일주일만 늦게 살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