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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Sep 13. 2016

[M의 취향] 난 남자가 궁금해

남자는 너무 어려워 

남자는 너무 어려워.


사람들은 말한다. 알다가도 모를 게 여자의 마음이라고. 하지만 진짜 어려운 건 바로 남자의 마음이다.


가령 연애할 때를 생각해보자. 여자들은 단순하다. ‘내가 사랑받고 있다’라는 일말의 뉘앙스만 느낄 수 있다면 한없이 관대해지는 것이 바로 여자다. 하지만 남자들은 훨씬 더 복잡하다. 연애 초반 120% 오버 페이스로 질주하던 그들의 러브 RPM은 시간이 지나면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존재가 된다. 난 항상 똑같은데, 넌 왜 다르니.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어쩌다 보니, 남자들과 끊임없이 기사로 소통해야 하는 직업으로 살고 있다. 난 가끔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어. 당신도 그렇겠지? 이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나를 잠시 스쳐지나간 보잘 것 없는 표본집단으로 남자를 이해하기란 넘나 어려운 것.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그들의 복잡 미묘한 머리속을 훔쳐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절대 놓치지 않는다. 난 너희가 궁금해. 알려줘. 알려달라고. 왜 왜 왜, 그런거야?


오늘은 얼마 전 발견한 재미있는 책 한권을 소개하려한다. 남자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할 잡기를 담은 책, <남자의 기술: 품격 있는 남자가 되기 위한 요령 매뉴얼 367>이다. 이책의 원제는 <MAN UP! : 367 Classic Skills for the Modern Guy>다. ‘남자들이여 일어서라!’라니 발기부전 광고 문구 같은 제목이다.


이책은 직장, 술집, 잠자리, 운전 중 등 특정 상황에서 남자들이 처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해 구성했다. 외딴 곳에서 타이어가 펑크 났을 때, 상사가 나에게 소리를 지를 때, 절친의 여자친구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을 때처럼 살다가 맞닥뜨릴 수 있는 참 거시기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를 알려준다.


쓸데없지만 유용한 기술도 다루고 있다. 손가락으로 휘파람을 부는 방법이라든지, 탈의실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요령이라든지, 멋지게 후진 주차를 하는 방법 같은 거 말이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지만, 한 번만 배워두면 여러모로 쓸모있다.


가장 흥미로운 챕터는 역시 꽃과 나비와 벌이다. 필수품, 일, 사건 사고 등 무미건조한 다른 챕터명에 비해 한껏 멋을 부린 이름의 이 챕터는 ‘남자의 로맨스’에 대해 다루고 있다. 꽃(여자)에게 달려드는 남자를 점잖고 부드러운 나비와 톡 쏘고 앵앵대는 벌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당신의 마음이다. 모로 가든 꿀만 얻으면 되는 거 아니겠어? 이 챕터에서는 브래지어 끈을 푸는 노하우를 꽤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중요한 순간에 끙끙댄 경험이 있다면, 정독을 권한다.


인생에 불변의 법칙 같은 것은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이 다 옳은 것은 아니며, 여기서 소개하는 367개의 매뉴얼을 모두 정독한다고 해서 당신에게 어떤 상황도 해쳐나갈 수 있는 슈퍼파워가 생길리도 만무하다. 안타깝게도 인생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냥 휙휙 넘기다가 몰랐던 부분만 찾아서 읽는대도 아무 문제가 없다. 이 책은 그저 어떤 상황에 닥쳤을 때 해결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술이나 세상의 원리를 재치있게 일러준다.


남자의 기술, 폴 오도넬 지음
Point – 남자는 여전히 궁금해
Price – 15,000원


기사 제보 및 제휴 문의 / hello@the-ed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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