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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Oct 17. 2016

루이비통과 아이폰

세상에서 가장 럭셔리한 아이폰 케이스

하루살이 같은 나에게 패션계는 참으로 난해하다. 가을옷 준비도 마치지 못한 채로 10월을 맞이했는데, 2017년 봄과 여름을 위한 패션위크가 열렸으니까. 두 계절 뒤의 트렌드를 미리 준비해야 하다니. IT 업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장 두 계절이 지나고 나면 우리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부터 달라질지 모르는데.


루이비통이 2017년 S/S 파리패션위크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며, 내 눈길을 끌만한 액세서리를 곁들였다. 바로 아이폰 케이스. 루이비통 쁘띠뜨 말(Petite Malle)을 축소해놓은 깜찍한 디자인이다. 루이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스 게스키에르의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하고 ‘헉’ 소리가 나왔다.


쁘띠뜨 말은 루이비통 트렁크를 모티브로 만든 미니백으로 클래식한 요소에 과감한 디테일을 접목한 것이 특징. 크로스바디 모델도 있고 클러치처럼 사용하는 모델도 있다. 가격은 소재에 따라 다른데, 사진 속의 제품은 726만 원. 데헷.


찾다 보니 너무 예뻐서 모노그램 버전 말고, 내가 좋아하는 에삐 라인의 쁘띠뜨 말도 하나 소개한다. 이건 619만 원.


솔직히 아이폰 케이스보단 쁘띠뜨 말이 훨씬 좋지만, 그래도 저거라도 가지고 싶다. 앙증맞은 쁘띠뜨 말을 더 작게 줄여놨으니 쁘띠 쁘띠뜨 말 케이스라고 이름 붙여야겠다. 내 마음대로.


사실 루이비통 뿐만 아니라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미 ‘디지털 케이스’라는 이름으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케이스를 판매하고 있다. 이상하게도 다른 브랜드 액세서리는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애플 액세서리다. 간간이 갤럭시S6 정도가 이름을 올린다. 현재 루이비통이 판매중인 제품 중 산뜻해 보이는 제품을 두 가지 소개한다. 아이패드용 소프트 케이스는 71만 원. 후면 포켓에 신용카드 따위를 수납할 수 있다. 타이가 레더로 만든 아이폰 6 폴리오는 39만 6,000원이다. 이걸 살 돈이면 아이패드를 하나 더 사겠다고? 그래, 그것도 훌륭한 생각이다.


그나저나 이런 럭셔리 브랜드들은 알고 있을까. 지금 느긋하게 아이폰6 시리즈의 케이스를 만들 때가 아닌데. 이제 아이폰7 시리즈에 맞는 케이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두 계절을 앞서 준비하면 이런게 곤란하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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