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항상 지금에 산다'는 것은 굉장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지금은 항상 변한다. 하여 어제의 내가 오늘엔 더 이상 충분치 않고, 오늘엔 충분했던 내가 내일엔 더 이상 괜찮은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오늘에, 내일은 또 내일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을 할 수밖에 없어진다.
#오늘내일하는중
2.
그러한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순간, 불안이라는 녀석이 띵똥 하고 나를 찾아온다. 해맑게 웃으며 삶에 훅 들어오는데, 이 녀석 생각보다 굉장히 성가시다. 한시도 내가 안주하는 꼴을 못 보고 계속 재촉한다. 더 나은 내가 되라고 자꾸 옆에서 들들 볶는다. 더 배우고 더 만나고 더 경험하고 더 만들고 더 이끌라고.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면 "항상 지금에 살고 싶다"고 했던 내 말을 떠오르게 만든다.
#직접겪어보면미침 #미칠것같은정도가아니라진짜미침
3.
"넌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내 인생에 욕심을 내게 만든다. 그 성화에 지쳐 나가떨어질 때도 있는데, 나가떨어졌다고 위로해주는 녀석은 아닌듯하다. 냉정한 녀석. 하지만 결국 다시 달리자고 나를 일으켜 세우는 건 또 그 녀석이다.
내가 이 녀석을 캐릭터로 만든다면 이런 설정을 꼭 넣고 싶다. 끊임없이 (좋은 쪽으로) 변하는 사람 옆에만 있을 수 있는 설정. 왜 그런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설정 있지 않나. 그럼 그 녀석은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일수록 더 괴롭힐 거다. 애정하는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