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바리스타가 알려주는 핸드드립 101
거금을 들여 바리스타 수업을 듣고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한동안 바쁘고 귀찮아서 캡슐커피를 내려마셨다.
더군다나 요즘엔 확 꽂힌 원두도 없었기에, 핸드드립을 내려마시는 과정의 기쁨과 그 겹겹이 쌓인 향미의 즐거움을 잊은지 좀 됐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자신들의 원두를 내려마시고 맛평가를 작성해달라는 조심스러운 연락에, 오랜만에 기대를 안고 커피를 내려마셨다.
하삼동커피의 스페셜티 원두, 하삼동블렌드를 내리며 - 처음 핸드드립의 매력에 빠졌던 그때로 돌아갔다.
핸드드립은 거창한 장비나 기술 없이도, 원두 가까이서 향미를 느끼는걸 사랑한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고수들은 내가 내려마시는 방식을 보며 훈수를 둘 수도 있겠지만, 센서리 & 브루잉 클래스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가장 컴팩트하게 데일리 핸드드립을 즐기는 방법을 설명하겠다.
첫번째, 오늘 나의 기분이나 취향에 맞는 원두를 고른다.
핸드드립의 설렘은 이때부터 시작이다.
오늘 내가 내려마실 원두, 하삼동블렌드는 BSCA 인증을 받아 원두의 단위와 품종을 투명하게 내세운다.
8개월동안 8,000번의 테스트를 거친 옐로우버번 원두라 하니, 기대가 컸다.
그라인딩 하지 않은 원두를 보면 반질반질한 귀여운 모양새다. 이 상태의 원두에서도 고소한 견과류향이 났다. 살짝 달큰한 초콜릿향과 누룽지향도 은은하게 올라왔다.
두번째, 원하는 양의 원두를 간다.
보통 1-2잔을 내려마시려면 18g의 원두를 갈면 되고, 난 휴대용 무선 그라인더로 중간사이즈로 갈았다.
세번째, 드리퍼의 모양에 맞는 드립페이퍼를 잘 펼쳐서 올린 후, 고르게 간 원두를 털어 넣는다.
나는 하리오 V60 드리퍼를 사용했고, 원형 드립페이퍼를 살짝 접어 사이즈를 맞추었다.
그 위로 굵은 모래알같은 커피가루를 탈탈 털어넣은 뒤, 드리퍼의 측면을 탁탁 쳐서 잘 펼친다.
네번째, 원하는 향미를 내기 위한 레시피로 끓인 물을 드립포트(주전자)로 천천히 원두를 적신다.
둥글고 고르게 물로 원두를 적시면 되는데, 드립페이퍼에 직접적으로 물이 닿지 않게끔 원두쪽을 안쪽부터 바깥쪽까지 적시면 된다.
처음에 잘 모르겠으면, 아래 레시피가 무난하니 이걸로 시작해보는걸 추천한다.
각 순서 사이에는 잠깐 멈추어 물이 적당히 흡수된 후에 다시 이어나가는, 끊어주는 타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 40g - 커피빵이라고 부르는 원두의 가스가 배출되며 부풀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뜸들이기라고 부른다.
2. 100g - 커피의 산미가 많이 추출되는 타임이다.
3. 100g - 커피의 단맛이 많이 추출되는 타임이다.
4. 100g - 커피의 떫은 맛이 많이 추출되는 타임이다.
총 시간은 약 2분 30초에서 3분정도 안에 들어오게끔 조절해서 물을 붓는다.
마지막으로, 잘 내린 커피를 좋아하는 머그잔에 따라서 천천히 마신다.
천천히 물이 원두를 타고 방울방울 떨어져 내 한잔의 커피가 완성되는걸 보면, 어딘지 모를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오늘 마셔본 하삼동블렌드는 겹겹이 쌓인 향미가 굉장히 풍성하고 깊은 맛이었다.
처음 마시자마자 부드러운 살구향이 날카롭지 않은 얇게 퍼진 산미를 느끼게 해주었고,
그 뒤로 잘 구워진 넛츠 계열의 고소한 단맛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는 다크 초콜릿의 쌉싸름한 쓴맛으로, 약간의 우디한 향과 함께 마무리됐다.
이렇게 신,단,쓴맛이 생동감있게 살아있는 원두는 정말 흔치 않다. 특히 뾰족하지 않은 살구향의 산미가 아주 매력적이다.
다음 추출때에는 40/100/150/50으로 물양을 끊어서 쓴맛을 조금 줄이고 단맛을 더욱 뽑아내보고 싶다.
기본적으로 풍성한 바디감을 갖고있어서, 초보자도 쉽게 훌륭한 핸드드립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5분도 안걸리는 이 짧은 순간이 내 마음에는 긴 휴식을 준다.
부풀어오르고, 물이 고이고, 따스한 온기로 흘러내리는 커피를 보며 마치 명상을 하듯 긴장이 스르륵 놓인다.
한동안은 다시 핸드드립을 내려마실것 같다.
*본 포스팅은 하삼동 커피 본사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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