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진 연인을 대하는 법
삐졌어?
라고 물어보는 것은 자살행위다. 사귀기 시작한 지 1주일만 되어도, 연인이 삐진 건지 안 삐진 건지 정도는 구별할 수 있다. 아니길 바라는 마음에서, 확인하려고 하다 화를 당하는 것이 보통이다. 화난 것 같지만 말은 하지 않고, 그래서 당신의 마음까지 불편해서, 옴짝달싹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연인의 행동과 표현은 정말이지 사람을 힘들게 한다.
그렇다면, 왜 삐졌냐고 물어보는 것이 멍청한 행동일까? 사람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삐졌다는 것은 마음이 다쳐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니, 내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내용은 뭐든 좋다. 자존감이라고 해도 좋고, 프라이드라고 해도 좋다. 여하튼 무언가 상대에 의해 자신의 마음에 잔상처를 입었고, 그걸 복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호이다. 거기다 대고 상처를 낸 사람이 다가와서 '너 다쳤냐?'라고 소금을 뿌린다면. 뭐 싸우자는 말이지 않겠는가.
삐진 사람도 부끄럽다.
삐짐 당하는 사람만 힘든 것은 아니다. 사실, 삐지는 사람도 부끄럽다. 나중에 후회한다. 왜 내 감정도 잘 조절하지 못해서 이러고 있을까. 나는 구제불능이야.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삐진다는 것은, 그 상처의 크기가 별로 크지 않다는 말이다. 상처가 정말 크면, 그때는 삐지는 것으로 안 끝난다. 왜 삐졌냐고 물어보면, 그 일이 너무 사소해서 대답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삐지는 사람은 민망하다. 이런 작은 일에도 내가 의연하지 못하다는 것이.
그래서 잠시 마음의 문을 닫고 싶다. 자극받고 싶지 않다. 마음을 추스르고 싶다. 그래서 말을 안 했으면 좋겠고, 뭔가 안 했으면 좋겠는 마음이 삐진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글 제목 부분에 있는 사진처럼 그 문은 아주 볼품없고, 사실 완전히 막아주지도 못하는 뚫린 문이다. 어서 문을 열고 연인이 나를 따뜻하게 맞아줬으면 좋겠다. 이 문 뒤는 아무것도 없고, 쓸쓸해서 어서 이 상처를 어루만져주면 좋겠다.
노크하고, 안아주자.
삐짐 당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삐지지 않을 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고 능력이 있는 그대가, 지금 초라하고 볼품없는 문 뒤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연인을 위해, 닫아버린 그 조그만 문에 정중하게 노크를 하는 것이다. 삐져버린 연인이 마음 문을 자기 스스로 열고 나오려면 약간이지만 자존감에 또 다른 상처가 생긴다. 조금이지만 화 내고 다시 예전처럼 하려면 부끄럽잖아. 그 상처가 생기지 않게 문을 열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연인이 삐지면 장난이나 다른 주제로 확 바꿔버리라는 조언도 있다. 한두 번은 괜찮겠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쉬운 길이다. 연인은 보통 어려운 길로 갈수록 더 사랑할 수 있다. 가서 조금 머리를 조아려주고, 어서 문 뒤 차가운 곳에서 나와서 따뜻한 내 품 안에 있자고 이야기하자. 그 방식은 연인마다 다르겠지만, 결국은 마음으로 안아주라는 것이다.
삐지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이 많았다. 우리는 특효약을 바란다. 이것 한 방에, 이 이벤트 한방에. 사랑이 이뤄지고, 갈등이 해결되기를 바란다. 최소한 대인관계에 있어, 특효약은 요행이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더 사랑해주자. 연인이 삐지면, 나도 상처가 생긴다. 별것도 아닌 것에 저런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사랑한다면, 조금만 더 안아주자. 별것도 아닌 것에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게 부처님이고 공자님이지. 부처님이랑 연애하면 재미없다. 연인은 조그만 것에도 흔들리니까, 사랑스러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