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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Dec 23. 2020

꿀잠을 위한 세팅, 수면위생을 알아보자

오늘은 잠이 일찍 깨버려서 쓰는 글입니다. 


정신과에 방문하는 많은 분들이 잠을 못 자서 옵니다. 


그중에는 다양한 질환이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을 저희가 '불면증'이라고 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분들 - 우울증, 조울증, 수면무호흡 등등 - 이 있는 분은 불면증이 아니라, 그 병의 이름을 붙이지요. 


왜냐면 이런 병들은 애초에 증상이 잠을 못 자게 하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특별한 원인이 없이 잠을 못 자는 분들은 매우 쉽게 '수면제 주세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게 참 애매해요. 


사실 '잠만 잘 자게 해주는 약'이란 것은 없거든요. 


보통 Benzodiazepine이라고 해서 소위 안정제라고 불리는 약을 많이 사용합니다. 


근육이 이완되고 긴장도가 낮아지니까 잠에 쉽게 들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그런데 이게 어느 정도 복용하다 보면 내성이 생기기도 하고, 수면무호흡과 연관되면서 수면 질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나중에는 이 약을 줄이면 안정이 안 되는 느낌이 강해져서 잠을 더 못 자게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노력을 좀 기울이면 다시 돌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면증 진료 지침은 초기에는 약물 사용을 하지 않고, 수면 위생과 수면 인지 치료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이 오죽 바쁩니까. 


우리나라 의사들이 3분 진료한다고 여기저기서 많이 의사를 혼내죠.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약 빨리 안 준다고 혼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보려고 교육을 하려고 하면 '이 의사는 왜 이래?'라는 눈빛으로 보시죠.


사실 환자분들이 원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고 별 노력 없이 좋아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요. 


왜냐면 일반적인 다른 과는 그렇거든요. 


고통스러운 검사만 끝나면 의사가 알아서 처방을 해주고, 그 이후에는 약만 먹거나 수술만 받으면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의사가 아버지와 같이 이끌고, 환자는 가만히 따라만 가면 되는 역할 분배라고 하지요.


그런데 정신과는 이게 좀 달라요.


이쪽 방향이 좋습니다~ 어서 걸어가세요~ 좀 험해요~ 하고 이끄는 세르파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죠.


결국 그 길을 갈지 말지를 결정하고, 그 길을 가는 것은 환자가 정하고 나아가야 하죠. 


그런데 잘 안 된달까요. 특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못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세상은 바뀌어야 하니까!


불면증 환자분들이 노력할 부분에 대해서 정리를 쫙- 해 놓은 수칙이 있습니다.


잠을 못 이루는 분들이 해야 할 생활수칙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이고, 이걸 '수면 위생'이라고 합니다. 


불면증이 없더라도, 이것을 지키면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단 수면위생 - 기본기 편입니다.



1. 낮잠을 자지 않는다. 등을 바닥에 대고 눕지 않는다. 


 -> 인간의 몸은 누워있는 시간만큼 잠을 잔 것으로 인식을 한다고 생각하세요. 인간은 잘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누워있는 만큼 진짜 잠은 못 자게 됩니다. 


2.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 자러 들어가는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 


 -> 수면은 습관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잠을 들기가 어려워서 오신 분이 잠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기는 어렵겠죠. 그러면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면 습관이 형성됩니다. 낮잠을 안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정하면 수면 습관은 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은 피곤하니까 일찍 누울까?'를 안 하셔야 합니다. 피곤해도 자러 들어가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세요. 총 누워있는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조절하세요. 


3. 매일 햇볕을 쐬어준다. 


 -> 낮 시간에 야외활동이 숙면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특히 햇볕. 수면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멜라토닌은 빛에 민감합니다. 낮시간에 쐬어준 햇볕이 밤잠의 질을 정합니다. 일어나자마자 밖으로 나가면 더 좋습니다. 아침 조깅은 습관과 햇볕, 활동량까지 숙면과 관련된 모든 것을 잡아주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4. 침실 환경 - 어둡고, 조용하고, 공기 순환이 되며, 따뜻해야 한다. 침대는 적당히 푹신하고 베개는 너무 높지 않게 한다. 


 -> 암막커튼과 수면안대, 귀마개는 좋은 아이템입니다. TV, 라디오 등을 틀어놓고 자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최소한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을 사용하세요.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춥지 않다면 가능한 약간은 창문을 열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 추우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너무 펄펄 끓는 것도 안 좋겠죠. 바닥보다는 침대가 조금 더 좋은 것 같습니다만, 이건 취향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참나무 베개 같은 것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5. 잠자는 장소는 일정해야 한다. 


 -> 아버님들 소파에서 티브이보다 잠들기, 어머니들 자식 기다린다고 거실 책상에 엎드려 있기 등등은 안 좋은 습관입니다. 디아블로 3 하다가 컴퓨터 앞에서 잠들기도요. 꼭 본인의 침실에서 자도록 하세요. 여행을 갈 때는 어쩔 수 없죠. 



여기서부터는 수면위생 - Tip 편입니다.



1. 잠자기 전 몸 덥히기


 -> 1~2시간 전 따뜻한 물로 충분히 근육이 풀리게 10분 정도 샤워 또는 목욕하기, 따뜻한 우유나 물 한잔으로 '수동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긴장도가 떨어져서 잠을 쉽게 들게 해 줍니다. 


2. 몸을 흥분시키지 않기


 -> 격렬한 운동은 잠자기 최소 4시간 이전에 마무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다면 간단한 스트레칭 정도. 카페인이 들어간 물질은 오후 2시 이후로는 가능한 섭취하지 않습니다. 초콜릿, 콜라, 커피, 녹차 등등. 담배도 흥분시키는 물질입니다. 술은 안정시키는 물질이나 잠자는 중간에 술이 분해되면서 몸을 흥분시킵니다. 


3. 침대는 잠자는 공간


 -> 기본기에 눕지 않는다고 나와있습니다만, 더하여 누워서 휴대전화 보는 습관은 숙면에 가장 안 좋은 습관입니다. 책 읽기도 안 좋은 편입니다. 가능한 앉아서 하시고, 침대는 잠자는 공간으로만! 부부관계는 허용!


4. 어둠에 익숙해지면 빛을 쐬지 않기


 -> 모기 잡는다고 형광등 켜지 않기, 잠자다가 깼을 때 휴대전화로 시간 확인하지 않기, TV 켜놓지 않기, 컴퓨터 켜놓지 않기.


5. 긴장을 풀어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 - 복식 호흡, 근육 이완법


 -> 유튜브... 오 진료실이 아니니까 링크를 걸 수 있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qkDjMJkLxIo -> 복식호흡


https://www.youtube.com/watch?v=j6ICKnpn054 -> 근육이완훈련


동영상 설명란에 글이 쓰여 있으니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이런 수칙들을 지켜서 꿀잠 자보세요!


아빠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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