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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Jan 12. 2021

주식 투자와 정신 건강 이야기

안녕하세요 아빠나무입니다. 


요즘은 다들 주식 이야기를 하지요.


저도 삼성전자를 못 사서...


의대 교수님들은 정말 공부밖에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모이면 환자에 대해 토론하고 새로 나온 논문 이야기만 하던 분들인데, 그분들도 요즘 주식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과열인지 뉴노멀인지는 제가 판단할 영역이 아니죠.


이번에는 정신과에서 보통 하는 주식과 관련된 썰 좀 풀어보려고 합니다. 




먼저 제일 중요한 것은, 정신과 질환이 있는 사람이 주식 투자를 하면 정신건강에 이로운가? 가 제일 궁금하겠죠. 


일단 중론은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다.'입니다. 


https://s-space.snu.ac.kr/handle/10371/160963


석사 논문이지만 서울대 경영학과분이 분석한 것에 따르면, 주식이 떨어지면 당일부터 병원 방문이 늘어납니다. 



https://academic.oup.com/oep/article/67/3/826/2362450?login=true

영국 주식시장과 Mental well-being을 분석했을 때, 변동성이 크면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전체 인구를 상대로 한 이야기이고요. 


경험상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분이 주식 투자를 한다고 이야기하면 일단 불안합니다. 


그래서 저는 '총 여유'라는 개념을 사용해서 이 부분을 환자에게 설명합니다. 


(이건 다른 의사들도 이렇게 설명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배운 게 아니라 경험상이라서.)


인간은 손해를 봐도 견딜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하고 살아갑니다. 


그 여유는 신체적/경제적/사회적/정신적 여유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아시겠죠?


이 여유들을 총 합친 값을 '총 여유'라고 합니다. 


일단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면, 앓지 않고 있는 사람에 비하여 총 여유가 적습니다. 


총여유가 많은 사람이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 반대일지는 거의 자명합니다. 




투자의 성공/실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식 투자가 이 총여유를 갉아먹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저도 예전에 미국 주식도 애플 10주 정도 사보고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여유가 사라져요. 


그것에 함몰되는 경우도 많고요. 


물론 정신질환을 앓고 계셔도 '건강한 투자'를 하시는 분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적어진 여유, 변동성으로 발생하는 불안 등을 이기지 못하고 질환이 악화되거나 경제적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선택은 언제나 본인이 하는 것이니까, 저희는 조언을 할 뿐이죠. 


다만 확인해야 할 것은,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 중 조증 상태로 들어가는 초입 신호가 주식 매수량을 늘리는 것인 경우가 있습니다. 


조증은 보통 자신감이 과대해지는데, '내가 돈이 돌아가는 것을 완벽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갑자기 생기면서 주식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추가로 주식 투자와 관련된 심리를 몇가지 이야기해보자면, 


https://academic.oup.com/rof/article-abstract/17/3/955/1607066

이 논문은 독신남/독신녀/부부 이렇게 나눠서 투자의 경향성을 점검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독신남이고 정신질환이 있을수록 '위험자산을 줄이는 비율'이 높았다고 합니다. 


위험 자산이 떨어졌을 때 이를 견뎌야 하는데 못 견디고 손절치고 나와버린다는 것이죠. 


즉, 정신적으로 건강할수록 투자도 잘 한다는 것이죠. 


여기서도 제가 쓰는 '총 여유'라는 개념을 적용해 볼 수 있겠네요. 


일반적으로 결혼을 했다는 것은 총 여유가 많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 총 여유가 위험자산을 들고 견딜 수 있게 만들고, 그러면 물론 크게 망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성공할 확률을 올린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최근 기사로 나오는 '20대, 30대 남자가 투자 수익률 꼴찌다.'라는 말은 약간 씁쓸합니다.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1/01/26577/


20대, 30대 남자가 우리나라 사람들 중 수익률이 제일 적다는 것인데요.


20대야 뭐 아직 천방지축이고 경험이 없어서라고 칩시다.


30대 남자까지 수익률이 제일 적다는 것을 단순히 '남자가 잘 안다고 사고 팔아서.'라고 웃고 넘길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더 벌어야 한다.'라는 강력한 압박이 자주 사고 팔게 만들고, 훨씬 더 위험한 소형주에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젊은 남자들이 제일 '총 여유'가 적다는 말이죠. 


군대에, 사회적 압박에 등등... 젊은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 압박을 받았으면 이렇게 여유가 적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여자들은 잘 모르니까 큰 주식 묻어두고 잊어버린다.'라고 못난 사람이 우연히 승리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도 좋지 않아 보입니다. 


젊은 여성도 묻어두고 견딜 수 있는 여유가 있는데, 남자는 없다고 해석해 볼 수도 있으니까요. 






글이 너무 길어지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총 여유와 견디는 능력을 자신의 투자 형태 등에 대입해보면, 더 성공적인 투자를 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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