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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 퍼스트 Jul 28. 2017

각양각색 소세지


어려서는 그저 소세지라면 사족을 못썼더랬다. 어머니가 칼집을 넣고 나무 젓가락에 꽂아 구워주시는 프랑크 소시지는 더할 나위 없는 간식이었고, 껍질이 쫄깃하도록 볶아서 케챱과 함께 싸주신 비엔나 소세지는 최고의 도시락 반찬이었다. 납작하게 저며 계란물에 지져서 가끔 밥상에 올리신 분홍 소세지 같은 것도 어쨌건 소세지 였으니 일순위로 젓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하지만 되짚어 보니 자취를 시작한 이후로 소세지를 장바구니에 잘 담지 않았다. 간편하다고 하기에는 한 번은 요리를 해야했고, 맛이 월등하게 뛰어났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다보니 입맛은 점점 멀어져 호프집에서도 소세지 안주는 시킨지가 벌써 오래다. 



그러다 어머니를 뵈러 시골을 다녀온 어느 하루, 문득 마트에 갔다가 소세지를 집었다. 곱게 칼집을 넣고, 팬에 기름을 사알짝 둘러 칼집이 사악 벌어질 때까지 요리조리 돌려 구운 뒤 케첩을 뿌려 한 입 베어 물었다. 역시 별 맛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소세지를 하나 더 꺼내어 또 칼집을 넣고 구워냈다. 두 번째 소세지를 씹으며 어렸을 때의 그 각별한 맛에 대해서 생각했다. 두개를 연달아 먹을 수 없던 때의 그 맛들에 대해서. 누구도 말리는 사람 없이 두 번째의 소세지를 씹자니 살짝 타기라도 했는지, 어쩐지 쓴 맛이 나는 것도 같았다.    




● 혼자 먹기 : 소세지                   


1. 프랑크 소세지 중에는 껍질을 벗겨서 먹도록 되어있는 것들이 있다. 먹기 전에 체크하도록 하자.

TIP 인체에 유해한 성분으로 만들지는 않지만, 질겨서 먹을 수가 없다.


2. 소세지를 통으로 익힐 때에는 칼집을 넣어야 한다. 케이싱 내부에서 습기가 끓어서 소세지가 터지는 수가 있다.

TIP 칼집을 넣은 소세지는 칼집을 경계로 벌어진다. 그 성질을 이용해서 모양을 낼 수 있다. 비엔나 소세지의 한 쪽 끝을 팔등분 하여 익히면 귀여운 문어 모양이 된다.         


칼집에 따라 씹는 맛이 다르다. 격자로 잘게 칼집을 넣으면 작은 고기 알갱이들을 씹는 맛이 있다.


3. 드물게 대형마트 등에서 ‘이탈리안 소세지’라는 이름으로 파는 소세지는 익히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소세지이다. 껍질을 뜯어내어 속의 고기를 다진 고기처럼 사용하거나, 꼭 익혀먹어야 한다.



● 소세지 레시피 : 나폴리탄 스파게티 



재료

스파게티 1 인분 (100 g)
프랑크 소시지 1 개
양파 반 개
피망 반 개
굴소스 한 작은 술
토마토 케첩 한 큰 술 반



레시피

1. 양파와 피망은 채 썰고, 소세지는 얇게 어슷 썬다.

2. 냄비에 물을 끓이고, 스파게티를 삶는다.
TIP 나폴리탄 스파게티는 짜장면이 한국음식인 것처럼 이탈리아 음식이 아니라 일본 음식이다. 그래서인지 면을 알덴테로 삶아먹는 것보다 푹 삶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스파게티 포장지에 있는 면 삶는 시간을 잘 살펴보자.

3.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를 볶는다.
TIP 이 때 소금을 한 꼬집 뿌려준다.

4. 양파가 어느 정도 투명해지면 소세지를 넣고 볶는다.

5. 어느 정도 볶은 후, 굴소스와 케첩을 넣고 볶는다.

6. 양파와 소세지가 소스와 어우러지면 파스타 삶던 물을 한 큰 술~두 큰 술 넣어준 후, 피망을 넣고 센 불에서 볶아준다.
TIP 이 때에 후추나 바질 같은 것들을 넣어주면 맛이 개선된다. 매운 고추가루를 조금 넣어도 좋다.

7. 면이 다 삶아지면 소스와 함께 볶아서 낸다.
TIP 파마산 치즈가루를 뿌려 내어도 좋다.


/글·사진: 이지응



혼자 먹고 사는 남자의 푸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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