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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 퍼스트 Nov 10. 2017

두테르테와 '복수는 나의 것'

10월 2일(현지시간)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한 행사에서 두테르테는 필리핀 반부패기구 '옴부즈맨 사무소'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그는 '해당 기구가 주장하는 비자금 조성 증거 서류들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역으로 '옴부즈맨 사무소 조사 위원회'를 설치할 것임을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두테르테는 '마약과의 전쟁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하는 인권위원회의 폐지를 경고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막말' 이미지로 잘 알려진 필리핀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그는 두터운 열혈 지지층을 보유했다. 다바오시(市) 시장 시절부터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무자비한 범죄자 척결 정책을 펼쳤고, 이는 다수 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과거 그의 수족이었던 청부살인자가 폭로한 바, 이 '범죄와의 전쟁'에는 무고한 시민의 희생과 정치적 정적 제거라는 추악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가 내세운 '정의'의 모순적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영화 <복수는 나의 것 (1979)>의 카츠(오가타 켄)는 살인을 저지른 뒤 사법 당국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위장 자살을 한다. 그런 와중에도 각지를 떠돌며 온갖 범죄를 일으키고 일말의 양심의 가책, 반성의 기미도 없다. 이는 두테르테의 모습과 '데칼코마니'다. 뻔히 보이는 반 인격적 결함에도 두테르테에게 절대적 지지층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간 필리핀 정부가 강력범죄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치부가 드러난 최고권력자 두테르테에게 '법과 원칙'에 입각한 처벌이 이뤄질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글·그림: 마기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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