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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 퍼스트 Oct 13. 2017

수치와 <액트 오브 킬링>


9월 19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로힝야 사태’에 관한 아웅산 수치의 첫 공식 입장이 발표되었다. 30분간 이어진 대국민 연설에서 수치는 “미얀마 정부는 책임을 포기하거나 비난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없으며, 인권 침해와 불법적인 폭력을 비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수치의 연설이 지난 20년 동안 그녀를 가둬 놓았던 군부의 언어와 놀랍게도 비슷하다”고 말하며, 마치 앵무새 같았다고 비판했다. 국제사회 또한 수치에게 수여되었던 노벨평화상을 비롯한 각종 인권상을 철회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힝야 사태: 미얀마의 로힝야족 거주지인 라카인주에서 진행 중인 폭력 사태. 미얀마 당국은 “로힝야족 무장세력이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며 무자비한 진압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45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많은 수의 로힝야족 아이들과 노인들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했다. 


미얀마의 로힝야 사태가 어느덧 한 달째에 접어들고 있으나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이 사태에 해결에 대해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은 아웅산 수치라는 것엔 이의가 없는 상황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액트 오브 킬링 (2012)>은 안와르 콩고(인도네시아에서 백만 명 이상의 대학살을 주도한 군부 내 암살단의 리더)가 자신의 행적을 영화로 제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학살행위를 자랑스러워했던 그는 점점 영화촬영이 진행될수록 다른 생각을 떠올리게 되는데… 세계적인 민주화 운동가로서 활동해온 아웅산 수치는 수십 년간 군부와 대립해왔다. 하지만 이 사태에 그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반생(半生)이 재평가되는 실정이다. 그만큼 그녀의 명성이 ‘평화’를 토대로 쌓은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이번 사태를 과연 그녀는 어떻게 떠올리게 될까? 그녀에게 결코 좋은 기억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그림: 마기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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