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뒷바라지 30년 뒤 하와이 여행 갔다온 썰푼다
주간 택시 인터뷰 1
2023. 03. 28 낮1시경 이루어진
택시기사 선생님 인터뷰입니다.
택시 기사 아저씨랑 인터뷰를 할 때는 눈을 백미러로 마주치면된다.
정적이 몇분 흐르고 눈이 마주치면 대화가 시작된다.
"사장님 요즘 재밌는일 없어요?"
라고 물으면 아저씨는 "내가 뭐 재밌는일이 있겠나" 하면서 너털웃음을 지으신다.
그러면 나는 "그럼 사장님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신 순간이 언제셨어요?" 라고 질문했다.
대부분의 택시운전기사님들이 그렇듯이 자식이 잘됐을 때를 꼽으셨다.
우리는 딸들이 잘나가.
첫째딸, 둘째아들, 막내 늦둥이 딸 이렇게 자식이 세분 계신데,
첫째 딸은 대령으로 제대를 했고, 미국에서 유학을 가서 기장면허를 따와서 지금 항공사에서 기장으로 근무한다고 한다.
딸이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어깨에 뱃지를 달아주는데, 하나는 공군사관학교 교장이
다른 하나는 가족들이 달아준다고 한다.
그걸 어깨에 달아주는데 딸이 갑자기 울음이 터졌더란다.
딸래미가 4년동안 군인학교에서 고생을 했을 것을 생각하니 부모들도 갑자기 눈물이 터져
하염없이 가족이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한다.
딸은 지금도 너무 잘나가고 자랑스러우신듯 하였다.
둘째 아들은 중학교에서 선생님인데
둘째 아들이 임용에 붙었을 때 소리를 질를 정도로 기쁘다고 했다. 둘째아들은 교사랑 결혼을 해서
손주를 낳았는데, 지금 둘째아들과는 사이가 서먹하시덴다.
그 이유는 둘째 아들이 애를 낳자마자 지엄마한테 전화해서 애좀 키워달라고 했다는데
사장님은 자기 와이프가 너무 왜소하고, 또 막둥이 까지 키우느라 고생했는데
또 애를 키워달라니 니새끼는 니가 키워 이놈아!!
하고 전화를 끊었더니 그 이후로 1년 동안 전화한통 없더란다.
너무 열이 받기도하고 괘씸하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생일에 문자 한통 전화한통이 없고 처가랑만 왕래하는 것 같아서 서운했는데
막내 늦둥이 딸이 첫째언니한테 꼰질?러서
첫째 군인이자 든든한 첫딸이 그날로 바로 둘째아들, 며느리, 손주를 데려와서
사과를 시켰더란다.
아버지 죄송해요...하면서 비는 아들한테
한소리...하고나니 ..
사이는 뭐 그럭저럭인데 돌이켜생각해보니 자식 손주라곤 얘 하나인데
너무 매몰찼나 싶어서 다시 전화를 걸어서 그래..내가 니 애기 4살때 까지 5년 동안
분유값 20만원씩 부치마..
해서 20만원씩 꼬박 5년을 부치셨고, 최근에 졸업?하셨다고 한다.
그래도 아들이랑은 사이가 서먹서먹하시고,,,
막대 딸램도 군인이신데 막내따님도 너무 자랑스럽고 예쁘다며
사진을 보여주셨다.
막내딸램도 이제 곧 유학을 갈거같은데 뒷바라지를 해야할거 같다며
막내 딸램만 잘 유학끝나면 이제 숙제 끝이라고 하셨다.
역시 사장님들은 다 자식잘된 이야기만 하신다.
그리고 나서, 남매들 이야기로 넘어갔는데
사장님은 6남매 중 첫째로 태어나셨다고 한다.
원래 집이 택시가 3대나 있을 정도로 잘 살았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막내 6째가 대학에 입학할 때 즘 가세가 기울어 택시를 다 팔고도
가난했다고 한다.
막내가 머리가 좋았는데,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을 안간다고해서
사장님이 뒷바라지를 다 해서 국립대에 전자과에 보냈다고 한다.
그러고 등록금도 다댔고 막내는 국내 D전자에 취업을 했다고 한다.
취업을 한 막내는 머리가 좋아 특허를 3개나 냈고, D전자의 회장이랑
밥을 먹을 정도로 초고속으로 승진을 했다고 한다.
특허 3개 중 하나는 회사에 반납하고, 나머지 2개를 가지고 창업을 했는데
처음 몇년은 미친놈이라고 장사안되는데 뭐하냐고 욕먹을 정도로
파리가 날렸는데, 점차 효과?가 입증되자 물량이 미친듯이 들어와서
D전자의 회장이 수주를 단독으로 계약맺자해서
완전 대~~박이 터져서 6남매중 가장 부자가 됐고,
미국으로 지금 이민가서 잘살고 있다고한다.
지난 달에는 6남매의 그 부자 막내가 6남매를 모두 하와이로 초청해서
일주일 동안 독채 풀빌라를 빌려서 신나게 배부르게 휴가를 다녀왔다고 하셨다.
자기가 고생해서 막내를 키운 보람을 그때 느끼 셨다고..ㅎㅎ
퇴직 후 택시할거라는 말에 막내가 바로 개인택시 쏴주겠다고 주소 부르라고 했지만
개인택시보다 나는 그냥 소일거리 할거라서 회사 들어갈거라고 사양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사장님 인생에서 가장 잘한일은
막내를 저렇게 지원해서 아들, 딸들을 방학때마다 미국으로 유학보낸거라고 하셨다.
20년 전에 미국에 이민간 막내 동생덕에
아들, 딸들을 방학때마다 보내서 미국 어학연수를 시켰기 때문에
딸 둘, 아들이 영어를 잘해서 지금 기장도 하고 대학도 잘가고, 유학도 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오늘 70대이신 사장님을 인터뷰하면서
역시 어른들은 자식생각밖에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