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흘의 노래

by 최은녕 라온나비

열나흘의 노래


깜깜한 흙 속

숨죽인 시간

나는 굼벵이였습니다


칠 년 동안 한 번도

노래할 수 없었습니다

마음속의 목소리만

밤마다 가득했습니다


칠 년째 밤

땅을 뚫고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덜덜 떨리는 다리로

가장 가까운 나무를 찾아

딱!

내 발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매에에앰!

맴맴맴맴맴맴—

뱃속 깊은 곳에서 소리를 뽑아냅니다


이 울림은 기다림이에요

이 고백은 사랑이에요

이 외침은 살아 있다는 증거예요


열나흘 동안

나는 쉬지 않고 노래했습니다.

태양은 뜨겁고

세상이 귀를 막아도

나는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이건 내 생의 전부니까요


마지막 노래가

숨결처럼 퍼진 순간

나는

하늘 쪽으로

가만히

사라졌습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