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이라는 두 글자
입술 끝에서 톡
가볍게 흩어지는 한숨처럼
보고 싶단 말도
그리움의 깊이도 삼킨 채
마음을 덮는 투명한 막(幕) 하나
'그냥' 여기 있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속삭이지만
눈빛 한 번, 숨결 한 줌에 어린
별다른 이유 없는 순수한 이끌림
“그냥, 너에게 가고 싶었어.”
구구절절 설명하기 싫은
엉킨 마음의 실타래
“왜 그러냐고? 몰라, 그냥…”
때론 인정하기 싫은 진실을
가리는 얇은 방패가 되고
누군가에겐
무책임한 변명처럼 보일지라도
어떤 이에겐
세상 있는 그대로를 끌어안는 포옹
“그냥 네 모습이 좋아.”
가장 단순한 음절 속에
펼쳐지는 광활한 우주
숨겨진 다채로운 감정의 조각들
가만히 귀 기울이면
가슴 저 깊이 울리는 진심의 선율
아, '그냥'은 결코 '그냥'이 아니었네
작은 씨앗 하나에
사랑과 눈물, 삶의 모든 것을 품고도
모른 척 고개 숙인
가장 솔직하고
가장 비밀스러운 너의 이름
'그냥'이라는 고요에 마음을 열어보니
세상이 한결 더 따스해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