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은녕 Nov 01. 2021

그림책으로 한글 깨치기

그림책으로 깨치는 한글 # 1 - 한글아 반갑다 : 글자 밭을 만들어요.

    

최은녕(더펀북숲 책+놀이연구소 대표)  

        

그림책으로 한글 깨친다고요?

     

  “나랏말싸미이 중국과 달라서~”로 시작되는 훈민정음해례본에 따르면 “어리석은 사람은 일주일이면 깨우치고, 똑똑한 사람은 반나절이면 깨우친다.”라고 적고 있다. 기본 글자 1,000자를 외워도 모르는 글자가 나오는 한자와 달리 24자만 외우면 이 세상에 표현하지 못하는 말이 없다는 한글은 요술 글자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한글 깨치기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저 기호만 외워서 되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한글을 깨친다는 의미는 한글의 글자를 읽을 수 있고, 그 글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그 의미를 파악하고, 자신의 원하는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깍두기 노트(10칸 노트)를 활용해서 가로에는 자음을 세로에는 모음을 써서 계속 외우게 할 수는 없다. 그럼 금방 질려서 아이들이 한글의 ㄱ자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나 버릴 테니 말이다.

한글을 좀 더 쉽고, 즐겁게 깨우치기 위해서는 그림책을 읽고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친해지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한글과 친해지고 그림책에 쓰인 한글 글자를 읽게 된다.          

똑똑똑! 저도 이거 알고 싶다고요!

현장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언제부터 한글을 가르쳐야 하느냐이다. 세종대왕이 언급했듯이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일주일이면 한글을 깨칠 수 있으려면 비법이 있다. 먼저 아이가 글자에 호기심을 가졌는지(학습 동기), 글자 하나에 음이 하나가 난다는 사실을 어렴풋하게라도 알아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수 있는 신호가 온 것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한글에 집중해서 그림책을 읽고 깍두기 노트를 활용해 한글 쓰기를 시작하면 된다. 그럼 쉽게 한글을 깨치게 된다. 물론 그 이후에도 많은 넘어야 할 산이 있지만 말이다.

아이의 글자에 대한 호기심이 싹트기 시작하는 시점은 글과 그림을 구분하는 시점에서 시작한다. 유아의 경우에 엄마가 그림책을 읽어주면 텍스트는 귀로 듣고 눈은 그림을 본다. 텍스트를 읽어주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사물이나 사람, 상황을 그림을 통해 살펴보면서 무슨 뜻인지 이해하게 된다. 특히 유아나 저학년의 경우에 텍스트보다는 그림에서 정보를 더 많이 획득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리고 그림을 보면서 그림 읽기를 하면 된다. 그림책을 보면서 그림책의 표지부터, 제목, 지은이를 읽어주고 표지에 나온 그림을 읽어줍니다.     


언제 글자를 짚어가며 읽어줘도 되나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어머니 중에는 한 글자씩 짚어가며 읽어주시는 분도 계시다. 그런데 한글 글자 모양에 대한 인지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그전에 풍부한 낱말 밭을 알고 있는 것이 더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책이나 동시를 읽어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귀 읽기(듣기)를 통해 많은 글자를 뇌 속의 은행에 보관하게 된다. 글자의 기호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글자를 음독(읽게 되면) 그 글자의 뜻을 알고 있으면 더 잘 글자를 기억하게 된다.     

* 그림책으로 한글 깨치기 시리즈는 30차시 정도를 예상한다. 그림책 한 권으로 읽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림책으로 글자 익히는 놀이법, 그리고 더불어 더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구성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글아, 반갑다   :  글자 밭을 만들어요.     

  1) 책 소개                                            



책 제목 : 생각하는 ㄱㄴㄷ 

지은이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린이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기획 : 이지원  

출판사 : 논장(2005)

장르 : 지식정보 책

기타 :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












이 책을 쓴 작가님은 

 ‘BIB 황금사과상’, ‘볼로냐 라가치상’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한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작품입니다. 작가는 폴란드 태생이지만, 한국을 ‘창작의 조국’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그림 작가랍니다.

네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작가는 ‘아이들에게 매일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서 느끼게 해 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지요. 여러 단어가 모여 하나의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글이 되듯이 작은 것들이 모여 무엇인가를 이룬다고 생각해요”라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평범한 것들에 깃든 쓸모와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작품에 담아내는 이 작가의 다른 책으로 <발가락>, <문제가 생겼어요>, <두 사람>, <반이나 차가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마음의 집>, <작은 발견> 등 있습니다.      



이 책을 소개해요

 이 책은 한글 자음을 공부하기 좋은 책입니다. 특히 한글 자음을 소개하는 데 있어서 아름다운 그림 속에 자음을 감춰 두고, 어린 독자가 수수께끼처럼 글자들을 찾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림을 보면서 자유롭게, 재미있게 한글 자음을 익힐 수 있어요. 

 이 책은 왼쪽 면에는 자음을 그 자음이 들어가는 단어로 된 문장으로 소개하고, 오른쪽에는 그 자음이 들어간 단어도 9개씩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한 책입니다. ㄱ부터 ㅎ까지 글자 모양을 그림에서 찾아가며 한글도 깨치고, 그림을 통해 연상되는 단어도 떠올릴 수 있어서 글자를 모르는 어린이들도 그림을 통해 단어와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글자 모양을 연상하면서 몸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어린이들과 책을 읽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표지부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글자와 사물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흥미를 더합니다. 면지에는 훈민정음의 해례본 일부를 그림글자로 표현하고 있어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줍니다. 또한 본문에서는 그림으로 자음들을 표현하면서도 독자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독자에게 대답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특히 자음을 사물이나 사람, 동물과 적절하게 형상화해서 문자를 이미지로 강렬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글자의 형태를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주었지요. 문자의 이미지화는 아이들이 한글 깨치기를 할 때 다양한 활동과 연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글자를 쓰고, 그림으로 시각화한다거나 스티커로 글자를 써 보게 한다거나 몸으로 표현한다거나 신선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자음을 익힐 수 있게 합니다.

이 그림책은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서도 일부만 소개되어 있어서 한 권을 자세히 읽으면서 감상하면 좋겠습니다. 


활동 목표 

1. 한글의 자음의 음가와 모양을 익힌다.

2. 특정 자음이 들어간 단어를 연상하여 말할 수 있다.

3. 자음을 쓸 수 있다.     


준비물

활동 2> 그림책, 글자판(4절 크기), 자음 카드, 접착 메모지, 연필, 지우개, 

활동 3> 스케치북, 색 필기도구(색연필, 색 사인펜 등)     


마음 열기

- 작가 소개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에 대한 소개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작가에 대한 소개일 경우는 폴란드 사람이 한국을 좋아해서 여러 번 책을 내고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과 재미있는 그림책을 소개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하고 싶다면 작가 소개보다는 동요나 끝말잇기로 시작하는 것도 좋겠지요. 아이들은 끝말잇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본 활동

활동 1> 그림책 감상

표지와 면지를 탐색하기.

제목을 읽어주고, 표지를 살펴보면서 글자들을 읽어봅니다. 지금 읽은 글자를 뭐라고 부르는지 물어보거나 한글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깜짝 퀴즈로 물어봅니다. 아이들의 대답을 듣고, 세종대왕과 한글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면지를 보여줍니다. 면지는 훈민정음해례본을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으므로 아동의 흥미를 유발합니다. 해례본을 자세히 읽으면서 알고 있는 자음을 읽어봅니다. 


2. 본지 읽기

오른쪽 페이지는 가리고 왼쪽 페이지의 그림을 보면서 어떤 자음 글자가 숨어있는지 그림을 먼저 봅니다. 그리고 팔을 뻗어 집게손가락을 올리고 그 자음을 공중에 크게 따라 써 봅니다. 이제 왼쪽 페이지에 작가가 제시하는 낱말들을 그림을 보며 같이 읽어봅니다. 이 외에 생각나는 첫 글자에 ‘ㄱ’이 들어간 낱말을 어린이들이 말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그림책을 읽어나갑니다. 물론 아이 중에는 음가를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선생님께서 음가를 정확하게 발음해주셔야 합니다. 

그림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에 등장했던 자음들을 모두 칠판에 적어 둡니다.     



활동 2> 글자 놀이 “만세” 왕        

4명으로 꾸린 모둠원은 글자판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단어를 적을 개별 메모지를 참여자에게 넉넉히 나눠 갖습니다. 카드는 낱장으로 카드 놓일 위치에 섞어 올려놓습니다.                    

2.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하고 자음 카드 중 하나를 골라 큰 소리로 읽습니다. 

3. 술래가 반환점까지 빠른 걸음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동안, 그 자음이 들어가는 낱말을 메모지에 적어 자신의 칸에 붙입니다. 장소가 넓지 않을 때는 1분 모래시계를 준비해서 활동해도 됩니다. 쓰기에 속도가 붙으면 두 낱말을 쓰게 해도 좋습니다.

4. 술래가 도착하여 ‘만세’를 외치면, 모두 함께 손을 위로 올립니다.

5. 각자의 단어를 릴레이식으로 말해 본다. 이때 “리리라 자로 끝나는 말”의 동요 리듬에 맞춰 말한다. 예를 들어 “기역, 기역이 들어가는 말~ 고기, 개미, 공, 구두, 구슬~” 돌아가면서 자신이 쓴 단어를 음에 맞춰 부르면 됩니다.

6. 술래가 “만세”를 외칠 때까지 낱말을 적지 못하거나 늦게 한 어린이가 다음 술래가 됩니다.     

활동 3> 작가 따라 하기

스케치북에 자신의 이름과 자음을 적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처럼 이름과 자음을 예쁘게 꾸며봅니다. 

또는 자음 카드를 이용해서 카드를 고른 후 다음을 스케치북에 씁니다.

그 자음이 들어가는 낱말을 떠올려 자음 안에 그림을 그립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이야기---                                                 

책 제목 : 표정으로 배우는 ㄱㄴㄷ 

글, 그림 : 솔트 앤 페퍼

출판사 : 소금과 후추(2017)

장르 : 지식정보 책

기타 : 










『표정으로 배우는 ㄱㄴㄷ』은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을 자음으로 표현했기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책의 구성도 왼쪽 페이지에 자음 하나와 그 자음이 들어간 의성어와 의태어로 시작하는 짧은 문장을 제시하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얼굴 속에 왼쪽의 자음이 눈이 되고 입이 되어 의성어와 의태어의 느낌을 고스란히 표현합니다. ㄱ은 깔깔, ㄴ은 냠냠, ㄷ은 드르렁 등 재미있고 리듬감 있는 흉내말과 연상되는 표정이 아이들의 흥미를 끌 것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