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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적 공포 쿠사마, 한걸음만 더 안될까?

위대한 일상 2023년 6월 29일

쿠사마,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뷔통의 영향력 덕분이긴 하지만,

정신병원에서 작업하는 그녀의 물방울들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현상을 보면,

또 그 세계에 열광하는 우리를 보면,

그냥 인간은 모두 정신병자가 아닐까? 란 생각이 들곤 한다.

하루끼의 소설 '상실의 시대'의 주인공 와타나베는 말한다.


"나오코나 기즈키, 레이코 여사가 어딘지 비뚤어져 있다곤 도저히 생각되지 않거든.  

어딘가 비뚤어졌다고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 힘차게 바깥세상을 활보하고 있어."

극 중에서 나오코와 레이코 여사는 정신병원에 있었다.

레이코 여사는 말한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에요"


그녀의 말과 함께 와타나베의 말을 다시 생각해 보면,

자신이 아픈 것을 알고 있는 정신병원의 환자와

자신이 아픈 것을 모르는 병원밖의 환자들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쿠사마는 정신병원 앞에 산다. 그리고 병원에 들어가서 작업을 한다.

정신병원의 코사마의 작업에 병원밖의 대중이 호응하는 것을 볼 때마다,

하루끼의 '상실의 시대'가 떠오른 것은 그 때문이었다.


난 쿠사마의 작업을 볼 때마다 어떤 공포가 느껴졌다.

광활한 그녀의 설치작업에서조차 물방울들이 가득 찬 공간에 폐쇄된 그녀의 삶이 느껴졌다.

벗어날 수 없는,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일본적 공포, 오타쿠적 공포,

다케시, 무라카미 다케시의 괴기스러움에도 그런 공포가 느껴졌었다.

일본인들의 핏줄에 흐르는 어떤 '상처'의 트라우마 일까...

다케시의 작업엔 원자폭발에 대한 이미지가 등장한다.


https://m.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301291158001



그래서 쿠사마의 작업을 보면서 욕심 같은 '바람'이 있었다.

그녀의 그 현란한 물방울 '추상'작업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줄 순 없을까?

원자력, 아니 후쿠시마의 문제는 정말 심각하고 시급한데,

그 물방울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물방울들이 전 세계로 퍼져나갈 텐데...

예술이 잠깐 도와주면 안 될까...

한걸음만 더 안 될까?




#thegreatdays2023 le 29 juin #japanese_horror #일본적공포 #Fukushima #kusama #YayoiKusama #manchester #uk A visitor walks through a part of #japanese_artist #yayoi_kusama ’s installation You, Me and The #balloons during a preview before the 

@mi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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