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일상 2024년 1월
"뭐, 내가 하고 싶어서 했냐?
위에서 시키는데 그럼 날더러 어쩌라는 거야?
애들 대학 가려면 한참 남았는데,
어떻게 뭐 그냥 때려치워?"
소주를 입에 털어 넣으며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순전한 나의 상상이다.
물청소하는 경찰들을 보며,
어린 순경에서 간부로 보이는 사람들까지,
열심히 피습된 현장을 물청소하는 모습을 보며,
만약 저들에게 저 '사건'이 '트라우마', 정신적 상처를 남긴다면,
만약 그렇다면, 저들은 어떤 식으로 저 상처를 해소하려 할까..라는 생각 끝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듯한 그런 상황이 떠올랐다.
위에서 시키는데 어떡하란 말인가?라는 말과
너무나 이해되는 어쩔 수 없는 '생계'가 걸린 '직장인'으로서의 상황들...
이런 상황을 상상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픈 일이다.
그리고,
저렇게 직접 현장을 물청소하는 경찰들의 삶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가 처한 이 모든 현실이 야속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시대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학자는,
한나 아렌트와 그녀가 말한 악의 평범성이다.
나치의 학살에 가담했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목도한 아랜트와,
그 과정을 담은 그녀의 책.
그 이야기에 대해 철학자 박구용은,
인간이 '생각'을 하지 않을 때 '잔인'해 진다고 말한다.
돌이켜 보면 늘 같은 모습이었다.
광주에서 학살을 하던 군인도,
남영동에서 학생들을 고문하던 경찰도
모두 인간이었다.
나치도,
잔악했던 일재 고등경찰들도
모두 사람이었다.
나라를 위해 민족을 위해 또는 밥줄을 위해 그들은 상부의 지시대로,
사람을 죽이고 고문했다.
그들 모두 우리와 똑같은 사람, 말을 하는 인간이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수많은 아이히만을 본다.
어쩌면 나도 저 자리에 있었다면,
시키는 대로, 저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잘리지 않기 위해 먹고살기 위해...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는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전쟁을 이어가고
한국의 윤석열과 김건희 그리고 그 주변의 공범들도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내란을 이어간다.
내란이 일상이 되는 암울한 이 시련이 언제 끝날까...
1년 전인 1월 2일 이재명 대표의 피습과 경찰을 물청소하는 모습을 그리고 1년이 흘렀다.
1년이 지난 지금.
이재명 하나가 아닌, 대한민국이 피습을 당했고,
여전히 경찰과 권력의 하수인들을 자신들의 잘못을 지우기 위한 '물청소'를 준비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zD4K_il_u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