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소년이 온다. (12)
분명 의문문이었지만, 물음표가 없었다.
불편한 자리를 피하기 위해 사장은 나타나지 않은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은숙을 묘사하며, 작가는 물음표를 달지 않았다. '사장은 왜 없는걸까.' 이렇게... '사장은 왜 없는걸까?' 가 아니었다.
물음표가 달리는 순간, 주인공의 질문에는 생기가 묻어난다.
의문문으로 맺기 위해 말꼬리를 올릴 수 있는 '힘'이 있어 보이게 된다.
그런데 물음표가 없으면, 사장은 나타나지 않은 것일까. 답을 알 수 없는 자문의 느낌이 된다.
나 때문인가 아닌가라는 혼돈의 자책 속에 무엇을 판단할 수 없을 때 생기는 그 물음,
그 물음은 답을 찾기보다 마주 선 벽에 대해 그저 물을 뿐인 물음이다.
고개 숙여 발 앞꿈치를 내려다 볼떄처럼...
물음표가 달리는 순간 풍기는 답에 대한 호기심, 답에 대한 기대 같은 것은,
물음표가 사라짐과 동시에 독백으로 남는다.
사장이 그 자리에서 그래 맞아 내가 그래서 안 간 거야라고 답을 준다고 해도,
정말 그 이유 때문일까라고 묻게 되는...
피상적이 답이 드러나지 않는 질문과 마주 선 것은,
존재에 대한,
사건에 대한,
결과에 대한,
방향에 대한,
미래에 대한,
근원적으로 풀리지 않는 문제와 마주 선 상황이다.
철학자 박구용의 말처럼 그런 순간 '생각'이 시작된다.
계산이 되지 않는 순간. 그리고 그 순간 '생각'이 시작된다.
거대한 질문과 마주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진 않는다.
충분히 피해 갈 수도 있다.
몰라서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운이 나쁘다고 말할 것이고, 누군가는 말없이 위로할 것이다.
분수대에서 어떻게 물이 나옵니까라고 절망에 차서 항의하던 주인공이었기에,
물음표 없는 질문을 맞은 뺨을 쓰다듬으며 던졌을 것이다.
분수대에서 물이 나오는 것 정도,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 정도는 무감각한 사람이었다면,
물음표완 상관없이 질문을 던질 이유도 없이, 뺨도 맞지 않았을지 모른다..
세심하다는 표현으로 부족한 섬세한 사람. 작가.
세상에서 가장 약한 것 존재들이 느끼는 고통까지 느끼고 담아내는 작가는 그렇게 물음표도 달지 않았다.
이렇게 빠르고, 이렇게 아름답고, 이렇게 잔인한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가장 잔인하게, 죽어가는 가장 여린 존재들을 위해,
작가는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 같다.
독자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잠시 멈추어 서서 생각하고 추측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물음표가 없는 자리에서...
아... 어떻게 살 것인가...
https://www.youtube.com/watch?v=AJfvq8fVRX4&list=RDuxnpvSNs4kg&index=4
https://www.youtube.com/watch?v=uxnpvSNs4kg&list=RDuxnpvSNs4kg&start_radio=1